숙박시설 넘어 청소년 수련장으로

▲ 익산유스호스텔은 저렴한 유스룸과 고급화된 호텔룸의 투 트랙 전략으로 경영위기를 극복했다. 숙박시설을 넘어 청소년 수련시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에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라는 서정주 시인의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를 저절로 읊조리게 되는 계절이다. 여기저기서 연꽃 향이 그윽하니 당연한 일이다. 백련이고 홍련이고 때를 맞춰 피는 꽃은 시인의 바람처럼 우리들의 설렘을 연꽃바다로 안내한다.

연꽃을 만나러 가는 설렘으로 원광대학교 식물원 옆에 있는 익산유스호스텔로 향했다. 원기96년(2012)에 개원한 익산유스호스텔은 중앙총부를 비롯한 원광학원과 원광대학교병원 등을 배후로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청소년이나 일반시민들의 이용도 높지만 교정원이나 중앙교구 등에서도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독일에서 시작된 유스호스텔 운동은 20세기 초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했던 반더 포겔(Wander Vogel:철새의 이동)이라는 교육에서 비롯됐다. 리하르트 쉬르만(Richard Schirmann)이라는 교사가 창안한 유스호스텔은 학생들이 안전하면서도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건전한 숙박시설을 고민하면서 만들어졌다. 이런 정신을 이어받은 익산유스호스텔은 익산시의 유일한 청소년 숙박시설로 초기 설계부터 특별한 전략으로 건축을 시작했다.

투 트랙(twoㅡtrack) 전략 주효

저렴한 가격과 안전하고 편안한 숙박시설을 목표로 하는 유스호스텔이지만 이곳은 3층에 호텔 기능을 추가해 투 트랙 전략으로 숙박객들을 맞고 있다. 자연권이 아닌 도심권에 위치한 익산유스호스텔은 원광대학교 수목원,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공주·부여·익산의 백제문화권과 전주한옥마을, 군산근대문화유산 등을 숙박하며 둘러 볼 수 있다. 사실 공주사대부고 해병대캠프 사고, 세월호 참사, 메르스 여파로 3년 연속 청소년 단체 숙박활동이 제한되면서 그 파장을 온전히 감내해야 했다. 여느 청소년 수련시설과 마찬가지로 경영절벽의 세월을 겪으면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투 트랙 전략 때문이다. 유스룸의 적자가 커졌지만 호텔(무궁화 4개)룸에서 그만큼 보완하면서 유스호스텔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익산유스호스텔 서종명 대표(교무)는 "우리 유스호스텔은 설계단계부터 익산시와 협의해 호텔층을 따로 설계했다"며 "익산시에 호텔이 없어서 관광객이나 외지인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아 그 대안으로 유스호스텔에 호텔층을 넣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다른 지역 자연권이나 도심권 유스호스텔에서 우리를 벤치마킹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호텔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은 익산산업단지 외국인 바이어와 공무원, 원광대학교, 원광대병원 등 외부 손님들이 많다"고 밝혔다. 삼동청소년회 산하 기관장을 20년간 역임한 서 대표는 청소년 전문가답게 경영도 단연 돋보였다.

익산유스호스텔은 익산시 마한로 11번지 일원에 부지면적 72,002㎡, 건축면적 41,226㎡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호텔룸 15실, 유스룸 26실을 갖춰 250여 명을 수용할 수 있고, 부대시설로는 대강당, 세미나실, 회의실, 야외공연장, 식당, 카페 다온 등을 갖추고 있다.

유스호스텔 넘어 수련시설로 확장

익산유스호스텔은 호텔룸 말고도 청소년 프로그램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여타 유스호스텔은 숙박업만 하는 곳이 대부분인데 반해 이곳은 '다이나믹 예절캠프(인증 제1934호)'를 비롯해 청소년수련활동인증위원회에서 인증한 23개의 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다. 교단 청소년시설 중에 가장 많은 인증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숙박업에만 구애받지 않고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것은 삼동청소년회의 이념과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청소년교화에 어떻게 도움을 줄까'라는 화두로 중앙교구와 교립학교 등과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홍도천 교무는 "국고나 전라북도의 지원 사업을 하게 되면 제일 먼저 중앙교구나 다른 교구 청소년교화를 생각한다"며 "프로그램에 교구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과 참여 기회를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홍 교무는 교구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청소년교화 활동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 서종명 익산유스호스텔 대표(오른쪽 두번째)와 직원들이 로비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익산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개소

청소년 정책의 변화는 시대에 따라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학교 부적응이나 다문화정책, 방과후 학습, 인성교육에서 이제는 진로직업체험으로 방향을 틀었다. 올해부터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가 운용되면서 직업교육은 교육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익산유스호스텔은 익산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맘JOB고 꿈JOB고'를 지난 4월에 수탁해 개소했다. 교단 내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수탁은 처음으로 초등, 중등, 고등, 대학교 과정을 운용 중이다.

진로인성교육 '마음 톡Ⅰ·Ⅱ', 학교 안 진로체험 '드림 톡 Ⅰ', 학교 안 진로체험 '드림 톡 Ⅱ', 꿈트리 진로캠프 등 5개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운용하며 학교와 현장 등 다양한 직업군을 찾아가고 있다. 초등학교는 교과 연계형 진로교육을, 중학교는 진로탐색을 중심으로 진로교육을, 고등학교는 진로설계 중심으로 학생들을 교육한다. 익산유스호스텔 바로 옆에 위치한 삼동청소년회 산하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의 자원을 활용해 '아나운서, 영화감독체험, 영상편집' 등 진로직업체험을 선보이며 직업교육에 두각을 나타냈다. 정두별 교육수련팀장은 "현재는 30여개의 직업군을 발굴해 진로체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강사, 보조강사가 2인1조로 직업을 소개하며 학생들의 미래진로 선택을 돕고 있다. 가장 인기가 있는 직업군은 방송댄스, 셰프, 바리스타, 캘리그라피를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채로운 직업군 중에 원불교 성직자 과정 개설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적·물적 자원 활용해 시너지

'예절인(IN/人)'은 삼동청소년회와 원창학원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학생들의 인성체험 교육을 목표로 알아차림 과정을 공동으로 준비했고, 익산유스호스텔에서 하룻밤을 묵으면서 예(禮)의 정신과 가치, 공동체와 예절을 알게 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진행될 '예절인(IN/人)' 프로그램은 지역에 위치한 원창학원 5개 학교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교단과 지역사회, 그리고 청소년들을 위한 배려로 보여 진다.

익산시는 지난해 '2015 백제 역사 유적지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로 한층 들떠 있었다. 하지만 후속 연계작업이 늦어지면서 익산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생각처럼 늘지 않아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이에 익산유스호스텔은 '2015 백제 역사 유적지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관광객 유치의 호기로 알고, '백제권 현장학습(충청, 전라권)'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권역별로는 공주 부여권은 무령왕릉, 공산성, 백제문화재현단지, 부소산성, 정림사지, 궁남지, 백제군사박물관이다. 금강문화권은 국립생태원(서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신성리갈대밭, 한산모시전수관, 서동요세트장이다. 전북내륙권은 전주한옥마을, 진안 마이산, 임실치즈테마파크이고, 익산 백제문화권은 미륵사지, 왕궁리유적, 보석박물관을 둘러보도록 했다. 백제권 현장학습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학생관광객이 늘면서 익산유스호스텔도 신바람이 났다.
▲ 3층 호텔룸은 외국인 바이어들이 많이 이용한다.
직원 역량 강화로 활력 도모

익산유스호스텔에 근무하는 서 대표 이하 직원들은 응급처치 수료과정을 모두 이수했다. 숙박, 수련활동보다 안전을 최우선하기 때문이다. 또한 교사나 간호사, 청소년지도사들이 취득할 수 있는 안전지도사를 직원 중 절반이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을 정도로 청소년들의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다. 서 대표는 "직원 교육은 연초에 연수와 함께 실시하고 있고, 프로그램 개발도 겸하고 있다"며 "개인이 원하는 외부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장려해 다녀오도록 하고 있고, 유스호스텔에 꼭 필요한 프로그램은 함께 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 교육과 훈련 차원에서 모든 직원들을 홍보활동에 투입하고 있다고 밝힌 서 대표는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이 현장을 알아야 하고, 학생과 고객 유치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경험하면서 주인의식도 생겨난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0%정도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 서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역뿐 아니라 전국에서 명품 유스호스텔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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