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의 힘

▲ 김산 교도/대전교당
짧은 봄 동안 무던히도 아파했던 대전문화계도 상처를 들어낸 후 새살이 돋고 있다. 문화계의 많은 자성, 청년문화계의 참여를 통한 역동성이 눈에 띄게 돋보인다. 그중 역동성에서 단연 돋보이는 팀이 '손수레'이다

대전 유성에 거점을 두고 도시농부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청년문화운동가들이다. 빈 땅을 찾아 농사를 짓고 빈 옥상을 찾아 양봉을 하고 농사의 가지 수만큼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들이 어울려 도시의 녹색문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늘 그렇듯 손수레팀도 "돈이 되냐!" 기성세대에게서 끊임없이 핀잔을 받는다. 결론은 너무도 당연하다. 돈은 안 된다. "돈 되는 일을 찾아!" 너무도 당연한 듯한 걱정들이 난무하다. 안다. 청년들도 너무도 당연한 너무도 명백한 경제논리를 안다. 아니 가난하기에 피부에 와 닿는 현실을 누구보다 개인적 일로 잘 안다. 그런데도 한다.

문화는 열 길, 천 길 가지수를 가지고 있다. 늘 다수는 가난했다. 그래도 인류문명사에 언제나 존재해 오며 인류를 풍성하게 해 왔다. 손수레뿐만 아니다. 지금은 대전을 떠난 수많은 문화기획팀, 예술가, 전업작가들조차 경제적 문제를 떠나 문화예술을 버리지 않았던 이유이다.

그것을 본능이라고 한다. 그리고 인간이기에 인간다워야 하기에 문화, 예술은 생존이라는 거친 삶에서 우선 배제되는 것 같지만 사실 산업이고 생활이고 이웃이라는 공동체의 연결점이다. 그곳에 청년들이 있다. 손수레뿐 아니다. 거리미술을 하는 세시아지트 그리고 대전문화협동조합, 아마추어만화가모임 디쿠 등등 그리고 경제, 예술, 정치, 문화의 이름으로 활동하는 참 많은 청년들이 있다. 그것은 시대 누군가의 의무이기에 그들이 한다. 그래서 그들은 가난하다. 그렇지만 불행하다는 뜻은 아니다. 아니 어쩜 다수의 행복을 만드는 생산자이기도 하다.

7월 장마로, 무더위로 국가재난처의 경고음이 핸드폰을 요란하게 울리지만 지금 이순간도 그들은 거리에 있다. 사람들을 모인 거리 어딘가 뛰어 다니는 그들이 있다. 노래를 부르는 이도 무거운 장비들을 옮기는 이도 전단지를 나눠 주며 미소 짓는 이도 있다.

그리고 7월의 대전은 무더위가 아니라 사람의 체온으로 따뜻하다. 청년들, 나아가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의 자생적 혹 관료적이라도 괜찮다. 있으면 좋고 많으면 풍성하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 박월훈. 대전 도시재생본부장이다. 도시의 문화거점을 만들려고 동분서주 했다. 대전역을 중심으로 구 중앙동사무소-구 충남도청-성산교회를 잇는 문화벨트를 형성하고 향후 지역문화 힘의 동력을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젠트리피케이션을 걱정해 이를 해결할 대안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비록 7월 대전시인사에서 대전시의회 사무처장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그가 꿈꾸며 땀 흘렸던, 청년들을 중심으로 하는 도시문화 융성은 지속적으로 이어지리라 본다. 아니 그동안 청년들, 문화계 인사들과 공감하며 함께 만들고자 했던 도시의 꿈은 의회의 지원으로 더 적극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디딤이다. 문화가 떠난 공간을 다시 채우기가 얼마나 힘든 줄 안다. 그리고 두 배, 세 배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 그리고 아직 청년들이 있다. 그들에게 모일 아지터 하나, 활동 거점 하나, 후원할 기성세대 조금이면 싹은 있다. 이제 뿌리 내리려는 절박함을 단지 경제적문제가 아닌 도시생명의 건강함으로 보았으면 한다. 그럼 지역문화의 힘이 꽃핀다. 함께 살아가는 도시, 당신의 대전이 만들어 진다. 함께 공감하고 자랑스러운 내고장 내마을이 만들어 진다.

그리고 지나다 청년들에게 따뜻한 박수 부탁한다. 7월27일 대전청년들이 만드는 수요장에 진심어린 박수 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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