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시성 교도/금정교당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는 교단의 위상은 물론 저력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준 행사였다. 충분한 준비와 철저한 계획에서 이루어낸 결실이었다.

그동안 대종사 탄생 백주년을 비롯한 행사들은 총부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번 행사는 서울 시대를 선언하면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개최된 행사이기에 그 의미는 더욱 값진 것이다. 과연 해낼 수 있을까? 교단의 능력으로 가능할까? 모두들 반신반의 했다. 혹여나 지나친 욕심은 아닐까? 대내외적으로 망신은 당하지 않을까? 무리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모두들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근심 걱정을 했다. 지금까지 이 만큼 대규모의 행사를 해 본 경험도 경륜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될 것이다. 우리는 할 수 있을 것이다. 법신불 사은님이 도와줄 것이다. 막연한 기대가 전부였다.

100년성업회 측에 문의했다. 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울 수 있느냐고. 잘될 것이라는 답변 이였다. 얼마나 고충이 심하면 그런 평범한 표현을 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렇게 있을 게 아니라 누군가 앞장서 분위기를 띄워야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부산울산교구가 먼저 불쏘시게 역할을 하자고 제의를 하고 준비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신년하례식 때 본인이 준비위원장 임명장을 교구장으로부터 받았다. 현재 출석교도를 감안하여 3000명 이상 동참하겠다고 소신 발표를 했다. 상당히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새로운 시작이라는 각오로 5개 분과(기획운영, 재정지원, 교통안내, 홍보의전, 의료지원분과)로 구성하고 재가 중심으로 분과장을 선임했다. 교구 교무는 행정지원을 요청했고, 지구사무장 교무들은 분과별로 편성하고 각 단체장도 준비위원으로 조직하였다. 준비 위원회 조직표와 세부계획안을 교구장님께 상세히 보고 드리고 날짜를 지정하여 회의를 가졌다.

회의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수렴되어 당초보다 훨씬 규모가 확대되어 부산시내 중심으로 원불교 백주년 기념대회의 홍보와 더불어 원불교 부산울산교구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언론사(부산일보, 국제신문) 전면광고(교구 내 교당 및 기관, 단체)와 서면 로타리, 미남 로타리에 LED 전광판에 한 달간 광고와 지하철 홍보판 광고 등 곳곳에 교단을 홍보했다. 비용은 순수한 재정후원금으로 충당하였고 남은 후원금은 교화 지원금으로 활용하도록 교구에 넘겨주었다.

회의가 거듭될수록 동참 인원수는 점점 늘어났고, 4월14일 참가인원이 3267명으로 집계됐다. 대회 후 참가인원 최종 집계는 총 3472명이다. 당초 목표보다 훨씬 초과 달성됐다. 재정후원금도 초과하여 6천5백만 원으로 집계됐다. 짧은 기간이지만 아주 조직적이고 현실성 있게 차근차근 진행됐다. 묵묵히 지켜보면서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총재(교구장)님과 재정지원에 앞장서 후원금 마련에 적극 동참하여 발로 뛰고 독려해준 교의회 의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재가 출가교도 모두 한마음으로 일심 합력했다.

언제나 행사나 회의 시 구호제창을 했다. '백년성업 내가 먼저 은혜세상 내가 먼저 / 백년성업 우리 함께 은혜세상 우리 함께 / 원불교 백주년 기념대회 우리 함께 우리 함께 야!'

또한, 대회 성공을 위한 교도들의 마음 자세도 분명히 밝혔다.

'첫째. 우리 교도님 평생 마지막으로 참여하는 원불교 대행사임을 인식해야 한다. 둘째. 원불교 위상과 저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셋째. 지금 교화의 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넷째. 부산 울산교구가 대회 분위기를 일으키고 전국으로 확산해야 한다. 다섯째. 전 교도가 진급하고 마음공부를 깊이 하는 계기가 되어야한다.'

특히 준비 위원회에서 특수 제작한 붉은 기념 타월은 본 대회 시 경산종법사 입장 때 부산울산교구 교도들이 존경의 표시로 동시에 펼쳐 감동을 줬다.

이제는 뒤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이 잘 됐고 잘못된 것은 무엇인지? 성업회가 추진하면서 난항을 겪는 시기에 문제점은 없었는지? 무리하게 진행한 것은 없었는지? 조직구성에는 제대로 안배가 잘됐는지? 구호에만 그친 것은 없었는지? 경비는 유효 적절 하였는지? 등 분야별점검과 반성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이번 기회가 동기부여의 절호의 찬스다. 큰일을 하려면 반드시 계기가 있어야하고 그 바탕위에 우리가 갈망하는 교화 대불공의 기운을 모아야 한다. 백년의 노하우는 미래를 어떻게 접목하여 앞으로의 백년을 이끌어 갈 것인지는 우리 모두의 화두다. 이소성대의 정신으로 지금부터 새 마음으로 차분히 실천해가는 교도와 교단이 되길 간절히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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