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지역으로 경북 성주(星州)를 공식화 했다. 이에 성주군민들의 분노와 반발이 질풍의 노도처럼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사드 예정지역을 언론을 통해 흘리면서, 성주는 언급조차 하고 있지 않다가 기습적으로 확정 발표했다. 성주군민들의 분노와 반발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성주는 일찍이 가야 문명을 꽃피운 유서 깊은 지역으로, 임진왜란 당시 의병활동이 활발했고 일제치하 유림 독립운동의 중심지인 충절의 고장이요, 선비의 고장이다. 안동 다음으로 양반이 많아 '소안동(小安東)'으로 불리던 곳으로 여러 성씨의 관향이 있는 성씨의 고향이기도 하다. 특히 성주는 물질문명의 산업화를 일찍이 거부한 고장이다. 그러니까 일제가 조선을 대륙을 유린할 병참기지로 삼기 위해 경부선 철도를 놓을 당시, 김천을 지나 성주를 거쳐 대구로 가야 직선거리인데, 성주 양반들의 강경한 반대로 왜관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도록 한 힘있는 고장이었다. 철로가 지나가지 않아 도시화가 늦어지고 인구가 유입되지 않아 '고을 주(州 )'자가 들어있는 지역으로서 유일하게 시(市)로 승격하지 않고 군(郡)으로 남아있는 그런 곳이다. 이후 특용작물인 참외 농사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져 농가 소득을 올리며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는 청정지역이다. 공기가 오염되지 않아 지금도 밤하늘에 유달리 별이 많이 보이는 별고을인 것이다.

이러한 성주지역에 최첨단 무기인 사드 시설이 들어오려 하니, 성주군민들이 어찌 가만히 있겠는가. 그것도 생업의 대부분이 농산물인 참외이다보니, 사드가 내뿜는 전자파와 사람이 먹는 참외가 어찌 접목이 되며, 조화가 되겠는가?

성주는 또한 어떤 고장인가. 후천개벽의 주세회상인 원불교의 성지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원불교 교조인 원각성존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를 보필하여 교법 제정을 주관한 수제자 정산 송규 종법사(1900∼1962)가 탄생하고 구도한 성지인 것이다. 앞으로 교단의 세계적인 종교로서의 성장과 더불어 수많은 인류가 찾아 순례할 성스런 땅이다. 원불교는 2003년 소태산 대종사의 탄생 성지인 전남 영광의 방사능 핵 폐기장 설치를 강경한 반대 투쟁으로 저지한 역사적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원불교환경연대·원불교인권위원회 등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는 지난 14일 사드 배치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성주성지는 물론 한반도 그 어디에도 사드를 배치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강경한 뜻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사드 배치로 인해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자 동북아의 화약고인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더욱 증강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단은 성주성지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박근혜 정부의 의도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되며, 적극적인 관심과 의지를 가지고 중앙총부와 대구경북교구는 물론 재가출가 전교도들이 동참하는 거교적인 운동을 통해 영산성지를 지킨 것처럼 성주성지를 지켜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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