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傾玉花風生腋 身輕已涉上淸境 明月爲燭兼爲友 白雲鋪席因作屛 竹籟松濤俱蕭凉 淸寒瑩骨心肝惺 惟許白雲明月爲二客 道人座上此爲勝

귀한 옥화 차 한 잔을 기울이니 겨드랑이에 바람이 일어 / 몸 가볍구나, 이미 하늘 맑은 곳에 올랐구나 / 밝은 달은 등불이면서 또한 나의 벗이로다 / 흰 구름이 자리 펴고 병풍도 치는 구나 (동다송 16)

대숲 소리 솔 물결 모두 다 맑고 서늘하니 / 맑고 찬 기운 뼈에 스며 마음을 깨워주네 / 흰 구름 밝은 달만 두 손님 되라 허락하니 / 도인의 자리에는 이것이면 훌륭하네 (동다송 17)

'우리 차 칭송(東茶頌)'-초의선사(草衣禪師 1786-1866 조선후기의 승려)

초의선사의 본명은 장의순(張意恂), 19살에 출가하여 전남 화순의 쌍봉사 금단스님에게 참선을 배웠다. 그 후 정약용에게 유학과 시문을 배우고 제주에서 귀양 살던 김정희와 평생 교류하였다. 불국사에서 크게 깨달아 대흥사의 일지암에서 40년 동안 수행했으며 저서로 '동다송', '다신전'이 전한다.

위 시는 차를 마시면서 시와 선이 하나 되는 기쁨이 암시된 작품이다. 정결 간명하여 세속을 초탈한 그의 시처럼 주석도 선사답게 안목이 깊다.

飮茶之法 客衆則喧 喧則雅趣索然 獨曰 神 二客曰 勝 三四曰 趣 五六曰 泛 七八曰 施也- (註釋)

차를 마시는 법에는 / 한 자리에 손님이 많으면 / 소란스러워 고상함을 찾을 수 없다 / 홀로 마시면 신(神)이요, 둘이 마시면 승(勝)이요 / 서넛은 취미요 / 대여섯은 덤덤할 뿐 / 칠팔 인은 그저 나누어 마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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