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0-15 17:14 (화)
교당을 찾아서/ 전북교구 심원교당
교당을 찾아서/ 전북교구 심원교당
  • 이여원 기자
  • 승인 2016.07.22
  • 호수 18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복된 교당'의 주역, 신뢰로 하나 된 교도들
▲ 젊은 교도들이 주축이 되고, 원로교도들이 음양으로 지켜주고 밀어주는 심원교당은 서로를 향한 믿음과 신뢰로 저절로 되어지는 일이 많은 복된 교당이다.
고창으로 향하는 길, 소금기 품은 해풍이 여름 더위를 식혀 줄 것만 같다. 고창군 심원면 연화리. 새도로명 주소로는 심원로에 심원교당이 있다. 교당 입구, 그 오묘한 색감에 늘 마음 빼앗기곤 했던 보라색 수국이 소담하게 피어있다. 보라색 수국 꽃말이 '변하지 않는 진심'이라 했던가. 심원교당 교도들의 마음 또한 이렇듯 '변하지 않는 진심'으로 교당 안에 피어있을 터, 교당 안과 밖이 정갈하다.

지극한 일심, 일요법회

일요법회 시간, 이도진 교무가 먼저 공지를 한다. "오늘 원불교신문사에서 교당 취재 나왔는데, '모내기 때는 고양이 손도 빌린다'는 속담처럼 농번기인 요즘, 평소 모습 그대로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교도님들에게 미리 공지 안 했다"는 내용이다. 꾸밈없고 소탈하면서도, 정직하고 배려심 깊은 이 교무의 모습이 평소 모습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웃음으로 답하는 교도들의 모습에 이 교무를 향한 믿음과 신뢰가 담겨있다.

법회가 시작되고, 이 교무를 도와 손원경 교도부회장이 독경을 주례한다. 교도들의 독경 음곡이 법당을 가득 채운다. 이 교무도, 주례자도, 교도들도 한 호흡이다. 오랜 세월, 동고동락한 이들의 모습이 흐트러짐 없이 순조롭고 편안하고 지극하다. 한 호흡으로 전해지는 독경에 그 지극한 일심이 가득하다.

이어 법신불 전에 간절한 기원문이 올려진다. 교도 한 사람 한 사람, 각자의 상황과 서원에 따라 올려지는 기원문은 자세하고 구체적이다. 기원문 하나만으로도 교도들의 사정을 모두 헤아릴 수 있으니, 심원교당 교도들은 그야말로 '한 가족'이다. 이 교무의 간절한 기도 위력까지 더해지니, 저절로 되어지는 일이 많은 심원교당이다.

원불교의 울을 넘어

심원교당은 '대종사의 발길이 머물었던 곳은 다 교당이 있어야 한다'는 당시 좌산 종법사의 유시를 받들어 고창교당을 연원으로 원기85년 선교소 설립인가를 받았다. 이 교무가 초대 교무로 부임해, 원기86년 심원교당 신축 봉불식을 진행했다.

이 교무가 당시를 회상했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교당도 없고 900㎡ 부지만 있는 이곳에 부임인사를 받았다"는 이 교무는 "온 산하가 눈으로 덮여있는 이곳에 처음 부임해 오던 날, 정약용 선생의 '유배 갔던 심정'을 헤아릴 수 있었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 교무는 "'신심·공심·공부심으로 일관하려면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지 않겠느냐, 없는 곳에서 직접 일궈내는 보람을 느껴보는 것 또한 교단에 공헌하는 일이다'는 스승의 지도에 '내 영생 길을 열어줄 것이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스승인 정상훈 교무의 말을 상기했다.

당시 남들은 '최악의 여건'이라고 했던 심심골짝으로 부임 받아 교화터를 닦아오기까지 15년, 그 지난했던 세월 속에서 이 교무를 기억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가슴을 울린다. "아침 일찍 교당을 나서면서 발길 닿는 곳 어디라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일손을 보태며, 준비해 온 도시락을 나눠 식사를 함께 하는 교무님" 그렇게 이 교무는 원불교의 울을 넘어 '심원지역의 성직자'가 됐다. 강산이 변하고도 남을 15년 세월, 한결같은 정성심으로 일관한 이 교무의 기운이 그만큼 깊고 또 넉넉하고 여유롭다.

'전생의 인연지'에 온 것 같다는 이 교무는 '젊은 교도들이 주축이 되고, 원로교도들이 음양으로 지켜주고 밀어주는 심원교당'은 '복된 교당'이라고 말한다. 심원교당의 또 다른 주역은 바로 이 교무의 든든한 지원군, 교도들이다.
▲ 일요법회 시간, 법신불 전에 올려지는 기원문은 교도들의 각자 서원에 따라 자세하고 구체적이다.
2년 연속 최다입교 교당

실제로 심원교당은 농번기인 요즘도 법회 평균 교도출석수 50여 명을 웃돈다. 전북교구 최다입교 교당으로 2년 연속(원기99년, 원기100년)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지역교화 부문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 박도명 교도회장이 있다.

박 교도회장은 27년간의 농촌지도소 공직 생활을 접고 군의원에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원기92년 초대 교도회장이 된 그는 의정활동을 하면서 자랑스럽게 원불교 교도임을 밝혔고, 교당 일에 솔선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의정활동을 펼치면서도 일요법회 만큼은 한 번도 빠져본 적이 없는 그다. 지금까지도 법회 출석을 목숨처럼 지키는 그가 가장 우선시 하는 일은 지역민 교화다.

그는 이 교무를 도와 심원지역 28개 지역회관 및 마을에 신정 떡국 공양을 한다. 한 해, 가장 먼저 입교시킨 교도와 최다 입교연원 교도에게는 개인적으로 상금을 걸어 연말 시상을 하기도 한다. 교당 살림을 꼼꼼하게 챙기고 있는 그의 부인, 이진성 봉공회장의 내조도 그에게는 큰 힘이 된다.

교당에서 부교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부회장 손원경·강진원 교도부부, 교당의 '행동대장'이자 심원면 '호적대장'으로 서글서글한 성격과 추진력이 돋보이는 구성훈·최성화 교도부부 또한 '교도들과 한 마음이 되는 교당'을 만들어가기 위해 이 교무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는 교도들이다. 이들을 주축으로 '교당 올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는 원로 교도들까지, 모두가 '복된 교당'의 주역들이다.
▲ 제초작업 등 연화삼매지 성지정비에 구슬땀을 흘리는 교도들이 연화삼매지비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다.
연화삼매지 성지 정비 일천정성

심원교당 교도들이 이 교무와 함께 일천정성을 들이고 있는 일이 있다. 대종사 대각 1년 전, 한 겨울 3개월간 마지막 정진을 했던 '연화삼매지' 정비사업. 교도들은 성적지인 연화삼매지 수호에 남다른 애정과 노력을 쏟고 있다. 교도들 스스로 연화삼매지 수호자를 자처하며 누구라도 틈틈이 성적지 청소와 제초작업 등 주변 정비에 구슬땀을 흘린다.

지난해에는 특별사업으로 연화삼매지 주차장 기초공사를 완료해 여분의 버스주차도 가능하다. 터를 닦고 철쭉을 심는 등 주차장 정비에도 교도들은 두 맘 없이 울력을 했다.

법회 후 교도들과 함께 연화삼매지에 올랐다. 다소 가파르고 넓은 오르막 길은 초당터에 닿을 때까지 정갈하게 관리돼 있었다. 잘 정비된 주차장 돌담 위로 철쭉이 여린 잎을 피워내고 있었다. 교도들에게 연화삼매지는 대종사의 간절한 구도일념을 체 받는, 각자 마음 안에 들여 놓은 성지이다.

교당을 나서는 길, 법당 안에 울려 퍼졌던 교도들의 '심원송'이 진한 여운으로 남는다. 간절히 간절히 원하는 맘, 손길 닿는 곳, 발길 머무는 곳, 음성 메아리치는 곳, 마음 향하는 곳마다, 다함께 성불제중 인연이 되어지기를 바라는 교도들의 일심 정성. 그 지극함이 세상 어디라도 가 닿을 것만 같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