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요구하는 품질을 맞춰야 합니다"
22년간 중공업·제철사업 발전에 기여
기술력과 신용으로 백만불 수출탑 수상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날, 22년간 한국중공업 발전에 기여해 온 (주)거림중공업 김종삼 대표(64·법명 종원 마산교당)를 만났다. 김해시 한림면 9900㎡의 넓은 부지에 자리한 그의 공장 4개동에서는 수출과 국내유수기업에 납품할 각종 기계 물품이 생산·제작되고 있었다.

"중공업, 제철, 산업기계, 화학, 대형유압시린더, 해양 PLANT 및 대형기계임가공, 특수가공을 하는 전문회사입니다. 제철소 등 생산라인에서 오래 사용해 마모되거나 고장난 철 부품을 새롭게 만들어 교체하고, 수리해서 사용하도록 합니다.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서 직원들이 연장근무를 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경제 사정이 어려워 구조조정과 임금삭감 등 많은 기업들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이때, 그의 회사는 일감이 많아 직원들에게 휴일 근무 수당을 더 주고 일을 부탁하는 입장이다. 여수에서 나고 자란 그는 20대에 부산으로 와 기계관련 직장에서 17년 동안 종사해 온 엔지니어이다. 이직을 위해 퇴사한 그는 지인의 권유로 창업을 결심했다.

"일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지만, 자본금을 구하기 위한 노력과 시도가 많았습니다. 당시에는 돈을 빌릴 때 보증인을 세워야 했는데 부탁할 곳이 없었습니다. 퇴직금을 보태고 부족한 부분은 형제들에게 부탁해 자금을 마련했지요."

그는 1993년 3명의 종업원과 소형 기계 부품 가공 업무를 시작했다. 이전회사에서 생산관리자로 실력을 인정받았던 그에게 얼마 되지 않아 많은 일이 들어왔다. 관련 업계에서 성실하게 살아온 그를 믿고 맡긴 것이다. 경제사정과 인력이 충분했던 시절, 그의 회사는 조금씩 발전을 이뤄갔다. 회사 규모에 비해 많은 물량을 확보했고, 그의 공장에서 기한 내에 만들지 못할 물품은 규모가 큰 회사에 다시 일을 맡기는 등 경영자로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해 안동공단으로 공장을 확대 이전한 그는 종업원 15명과 기계를 24시간 가동하며 납기기한을 맞추기에 힘썼다. 또한 회사발전을 위한 기계 설비도 새롭게 갖추는 등 기술개발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중량이 90톤 되는 플로어(FLOOR)타입 보링머신 기계를 구입하기 위해 1억을 대출받았습니다. IMF가 되자 이자와 원금을 함께 갚아야 하는 시기가 됐습니다. 기계 구입시보다 달러가 많이 올라 결과적으로 원금의 두 배 이상의 돈을 갚았습니다."

이때 많은 기업들이 대출금과 높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부도를 맞았지만, 그의 회사는 건재했다. 수입은 줄었지만 많은 물량으로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의 회사는 무엇이든 맡기면 실수없이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말을 듣고 있다. 되지 않는다고 포기한 것을 그는 새로운 시도와 방법을 연구해 제품화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그렇게 직원들과 쉬지 않고 노력한 결과, 그의 회사는 ISO 9001, ISO 14000, ABS, DNV, 이노비즈(INNO-VIZ) 등 관련업 인증을 많이 획득했다. 거래처도 한화테크윈(구 삼성테크윈), 효성중공업, 포스코 등을 비롯해 일본의 히다치(HITACH), 대양상사, 신호철강 등 다양하다. 기술력과 신용을 바탕으로 일하던 그는 2006년 무역의 날에 백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등 2011년부터 연매출 100억 원 이상을 달성해오고 있다. 신용평가등급도 중소기업이 받기 힘들다는 B 플러스, 부채비율은 170%의 우량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기업 경영 시 중요한 것은 고객이 요구한대로 품질을 맞춰야 하고, 납기 기일을 잘 지키는 것입니다. 혼자서는 사업을 못하니 직원을 가족처럼 대해야 합니다. 경제가 어렵지만 올해는 직원들 임금을 평균 3% 인상했습니다."

직장생활을 오래했던 그는 언제나 직원들의 입장을 먼저 배려했다. 경영자로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직원 월급을 늦게 준 것은 3번일 정도로 월급만은 제 날짜에 주려고 노력했다. 그는 직원이 결근하면 인생선배로서 상담을 하고 격려를 보낸다. 평소 하기 어려운 얘기는 회식 때 평등한 입장에서 회사발전에 대한 건의사항과 애로사항을 서로 나눈다. 이러다보니 47명의 직원들은 그의 뜻에 잘 따르고 적극 협조한다.

6년 전에 입교한 그는 부인 허진여 교도와 함께 지난해부터 마산교당 법회를 열심히 보고 있다. 마음공부를 하면서 이제는 잠깐 멈춰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직도 교리는 어렵지만, 설교와 단회를 통해 사람으로서 더욱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그다.

"좀 더 일찍 교단에 몸담았다면 여러 가지로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어려울 때마다 도움을 준 사람이 많았기에 베풀면서 살고 싶습니다. 교당에서 힘닿는 대로 공부하고 교도들과 좋은 인연을 맺고 교단발전에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