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선학대학교 국제세미나
원불교, 활불이 궁극적 목적

▲ 영산선학대학교가 6일 워싱턴교당에서 제2회 국제 세미나를 열어 21세기 대중문화와 종교를 주제로 현지인 학자들과 토론을 펼쳤다.
영산선학대학교(총장 김주원)가 6일 미주동부교구 워싱턴교당에서 국제 세미나를 열었다. '21세기 대중문화와 종교'란 주제로 개최된 제2회 영산선학대학교 국제세미나는 과학이 발전하는 시대에 종교적 가르침이 현대인 고통과 갈등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중점 논의됐다.

기조강연을 맡은 Dr.John Borelli 교수(Georgetown University, 종교간 소통 총장특별 보좌관)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전쟁과 재난들은 종교적인 이념의 차이에서 오는 것들이 상당수이므로 종교간 진실한 대화와 화합이 절실한 시대다"며 "그러한 점에서 볼 때, 오늘 영산선학대학교가 주최하는 이 세미나는 매우 중요하며 종교의 화합을 통해서 서로를 알아가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단합을 이뤄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고 세미나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이날 국제 세미나에 영산선학대학교 학생으로 유일하게 참여한 박여주 예비교무는 '원불교, 한국종교의 새로운 움직임'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그는 "사과를 영어로 apple이라 하고 한국어로 사과라고 하듯이 우리는 같은 존재를 표현만 다르게 할 뿐이다"며 "이러한 이치에 바탕해 원불교는 종교연합운동(UR)을 전개하며 종교간 화합과 소통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불교 신앙적 특징에 대해 일원상 진리에 바탕해 모든 종교는 한 이치라는 부분을 설명한 것이다.

원불교 수행적 특징에 대해서 그는 "참 수행은 종교와 생활이 둘이 아니면서, 관념으로 머무르는 것이 아닌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며 "원불교는 단순한 명상이나 염불만 강조하지 않고 무시선무처선을 주장하며, 깨달음만을 추구하기보다 나와 사회, 국가에 실질적으로 유익을 주는 '활불(active buddha)'이 궁극적인 목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종교는 현대인들에게 삶에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하며, 앞으로의 미래 시대에는 종교간의 벽을 넘어 인류간에 서로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생활과 종교가 둘이 아닌 실천적인 종교로서 우리가 있는 이 세상을 조화롭고 평화로운 세상으로 만들어 가는데 원불교인들은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예비교무는 종교적 관심이 점점 사라져가는 이 시대에 원불교는 시대와 생활에 맞는 신앙, 수행 등으로 대중 문화와 사회에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불교 성직자인 Zenji Nio는 '산속의 종교에서 세속의 종교'란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원불교 교법의 시대화, 생활화, 사회화적 특징으로 적극적으로 사회참여하고 있는 현상들과는 달리 "불교는 뿌리는 깊지만 많은 불교신자들, 또는 종교인들은 신심을 잃고 종교를 멀리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종교가 구시대적이며 현재 문화와 너무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며 "특히 불교는 옛 가르침과 방식을 쉽게 풀어서 현대인들이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종교로 거듭나야 할 현실에 직면해있다"고 말했다. 불교가 옛 시대 문화를 기반으로 나타난 수행과 계율, 그리고 현시대를 반영하지 못하는 가르침의 한계가 오늘날 일반인들을 교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대인들은 대중문화와 기술적인 변화에 관심이 많고, 쉽고 간단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에 관심을 둔다"며 "불교 경전과 같이 보수적이고 이해하기 어려우며 실생활에 활용하기 쉽지 않는 것은 받아들이지 못해 외면되고 있다"고 불교가 외면되는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불교는 시대에 맞게 진보적인 생각을 가지고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며 "그것이 바로 종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교는 오직 마음수련과 경전공부에만 최고의 목적으로 취하기보다 현실생활에 응용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종교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며 "이것이 불교가 대중화 될 수 있고, 앞으로 미래 세상에 생활불교로 대중들에게 가까이 살 수 있는 길이다"고 말했다.

불교 성직자 Zenji Nio는 발표를 통해 불교가 생각과 달리 현 시대를 이끌어가는데 많은 문제에 봉착해 있으며, 탈종교화를 일으키는 또 하나의 이유였음을 시사했다.

한편, 질의시간을 이용해 Johnson 목사(George Washington Unversity)는 영산선학대학교 예비교무들이 전날 미국 소년원방문한 뜻깊은 이야기를 대중에게 전해 국제 세미나의 취지를 한껏 살렸다. 그는 "예비교무들이 소년원을 방문하자 소년원에 수용된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고 반겼다"며 "그들이 원불교 교리와 종교적 방향을 경청하면서 '우리도 알았으면 이런 상황이 처하지 않았을 텐데'라고 중얼거리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굉장히 놀라운 일이었으며, 정말 뜻깊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Johnson 목사는 끝으로 "원불교와 같이 사회적인 실행으로 종교가 더욱 더 대중에게 다가왔으면 좋겠다"고 말해 미래로 갈수록 종교의 시대화·대중화·생활화가 얼마나 큰 가치가 있는지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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