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대정진기도 체험

▲ 허재원 교도/제주교구 청운회장
너무나 뚜렷한 기억으로 살아있다. 그러니까 11년 전 연말에 제주교구청운회 사무국장으로 중앙청운회 대의원총회에 참석을 했고, 일정을 마치고 방에 둘러앉아 편안한 대화를 이어가는 중에 김성곤 국회의원이 미국 교무님이 혼자 5,000일 기도를 시작한다는 말과 함께 우리도 "100주년을 맞이하기 위한 기도를 하자" 는 제안을 했다. 벌써 10년. 어느새 그 10년이라는 세월이 꿈같이 지나갔다.

원기91년, 처음 제주교구 릴레이기도는 매월10일 저녁8시에 제주·신제주·애월·서귀포·남원·성산교당을 순회하면서 교단100주년을 향한 대정진 순회기도를 올렸다. 30~50명이 참여했고 청운회·여성회·봉공회에서 각 3개월씩 기도식을 주관했다. 교도, 교무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원기92년부터는 교구 내 전 교당, 기관을 순회하면서 기도를 실시했다. 각 청운회원 가정에서는 매일 각자 기도를 실시하기로 다짐했다.

기억에 크게 자리잡은 기도식은 교단적으로 실시되었던 '100년 성업 대정진 기도 1,500일 회향식'이다. 원기95년 6월5일에 제주산천단 별빛누리공원에서 개최했는데 이날 전산 김주원 전 교정원장의 설법이 있었고, 우근민 제주도지사, 전국 각 교당 교무, 청운회원, 봉공회원, 여성회원 등 1,000여 명이 참여하여 성대하게 개최했다. 그날이 가장 생생한 기억이 됐다.

오랜 기간 함덕교당을 정성스럽게 일궈 온 한주성 교무님이 이제는 백발이 된 모습을 보면서 감동과 송구스러움에 눈물을 흘렸던 기억, 교도가 적은 교당의 릴레이 기도식에는 항상 교도들과 함께 먼길을 달려와 기운을 북돋아 주는 성산교당 최자은 교무님. 그리고 표선교당 릴레이기도에 참석한 어린이들의 장난스러운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릴레이기도를 통해 교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일들은 한경교당 릴레이기도 이후, 원기92년 10월에 청운회원 10여 명이 참여해 꽃댕강 울타리를 한경소규모요양원 40여m, 하귀재가복지센터에 15여m를 조성 지원했고, 원광요양원과 제주국제훈련원에도 꽃창포와 꽃댕강 식재 후 운동장 및 주변 잔디깎기 봉사활동을 전개한 일. 원기98년 안덕교당 릴레이기도 때에는 신설 교당으로서 대문이 없어서 바람이 불면 인근 쓰레기가 교당 마당으로 불려온다는 교무님 말씀을 들은 청운회원의 제안으로 원기99년 3월에는 안덕교당 대문달기 봉사활동을 전개했던 일. 대문달기와 함께 한승오 제주교당청운회장이 제공한 유실수(무화과, 단감, 매실)를 심고 해바라기 씨앗을 파종한 후 안덕교당 교화성장 기도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원기99년 9월에는 대정교당 환경정비 봉사활동도 전개했다. 활동내용은 교당건물 및 일원상 탑 페인트 도색, 교당 옆 목재테크 오일스텐 작업, 철망울타리에 줄장미 식재, 화단에 꽃 5종 100여본 식재, 야외수영장 도색 후 연못 만들기, 교당현관 옆 공터에 대형화분 만들어 배치하기, 대문 페인트 작업, 텃밭 만들기 등을 추진했다.

원기100년도 제주교구 릴레이기도는 8월 한달 동안 연인원 871명이 참여했고, 1천3백 여 만원의 기도성금을 100주년 기념성업회에 입금했다.

더욱 뜻이 깊었던 부분은 8월29일 3,412일째 전국 순회 릴레이기도를 정성만 제주교구장을 모시고 추자면 후포리 바닷가에서 일원상기를 게양하고 진행한 일이다. 추자면에서의 공식적인 원불교 첫 법회로 기록된다. 8월30일 아침 5시에는 추자면 해군호텔에서 100년성업 대정진 기도식을 진행했고, 추자요양원을 방문하여 떡과 과일(교구여성회)로 위로했다.

또한 안덕교당·한경교당 릴레이기도 때 제안됐던 안덕교당 일원탑에 원불교 로고를 설치해 지역 주민들에게 안덕교당을 보다 쉽게 알리고 접근할 수 있도록 했고, 한경교당은 안내판 3개소를 설치했다.

10년의 릴레이기도를 마감하고 올해부터 제주교구는 중앙청운회 권장사항인 청운 새삶실천 법회를 각 교당을 순회하며 월1회 개최하고 있다. 몇몇 교도들로부터 또 다른 릴레이기도를 계속 이어가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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