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광덕 교무/통영교당
요즘 교무 한 분이 근무하고 있는 교당이 많다. 경남교구의 예를 본다면 43개 교당 중에 31개 교당이 교무 한분이 근무를 한다. 교당은 기본적인 업무가 있다. 설교를 해야 하고, 순교를 해야 하고, 의식을 해야한다. 그리고 행정적인 업무가 있으며 식사와 청소 등 일상적인 업무가 있다. 분야가 너무 많아서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하려면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일들도 발생하게 된다.

'혼자' 라는 말은 외롭다는 말과 통한다. 저녁에 무슨 소리가 나면 긴장을 한다. 누군가 함께 있으면 두려움이 반감되겠지만 혼자는 긴장이 쉬 풀리지를 않는다. 밤을 꼬박 세웠다는 분들도 가끔 본다.

우리 교단은 교당 중심으로 모든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 교화 통계도 교당별로 뽑고, 교당별로 계획도 세우고, 회계도 교당별 독립체산제를 하고 있다. 교도 수도 많고 기본 재산이 많은 교당은 어떨지 몰라도 교도 수 2~30명되는 교당은 그 운영이 쉽지 않다. 똑같은 교육과정을 거쳤고 한 교단에서 근무하는데 함께 걱정하고 의논해서 문제를 풀어 가면 스트레스가 덜 쌓이겠지만 어려운 교당을 맡겨놓고 모든 책임을 혼자서 지라고 한다면 폭폭할 일이다.

교단은 2세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의 시스템을 점검해 아쉬운 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더욱 살려 나가야 하리라 생각한다. 1세기는 교당 중심의 행정을 했다면 2세기는 지구(地區)중심 행정을 하면 어떨까를 생각해 본다. 교당 중심은 자원의 활용에 있어서 효율성이 떨어지고 각 교당 간에 독립성이 강해 협조를 얻기 어려우며 교당 이기주의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현재 지구는 정착이 되지 못하고 그 역할 또한 나름대로 해석을 하고 있다. 교구와 교당의 중간인 것 같으면서도 특별한 역할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지역의 중심으로 함께 교화하는 허브가 되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경남교구는 금년부터 지구와 교화단을 일원화 했다. 즉 저단 한단이 한 지구가 되어 총 6개 지구가 경남교구를 이룬다. 교구는 매월 항단회를 개최한다. 교구장이 항단장이며 지구장인 저단장이 항단원이니 회의를 하게 되면 저단장 회의와 지구장 회의가 함께 돼 공부와 사업을 의논한다. 지구의 대소사를 매월 항단장인 교구장께 보고를 하고 교구의 중요사항을 이때 같이 논의를 한다. 매월 단회를 하면서 모두 정기일기를 발표하고 문답감정을 하니 공부하는 것을 서로 알게 되고 취사를 보완하게 되며 단원 간 하나가 됨을 느낀다.

경남교구는 매년 지구별 탁구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교구에서 지구 대항을 하니 지구는 지구 내에 선수 선발전을 하고 지구 교무들이 모여 의논을 하게 된다. 또 이번에는 원경문화제를 하는데 지구별로 전시와 공연을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지구가 하나가 될 것이고 지구가 하나가 되면 서로 격려하고 공감하며 배려하는 지구가 되지 않겠는가.

교무 혼자가 아니라 10여명의 교무가 지구 중심으로 함께 교화를 하니 외롭지 않고 불공평함이 덜하고 사소한 문제도 의논을 하니 원불교 정신에 맞을 것 같다. 지구는 지역별 교당연합체이며 교당 10여개를 기준으로 구성해 지역교화를 하는 기구인데 이제는 지구를 검토해 교화단과 행정이 통합된 중간 기구로 발전을 시켜야 한다.

대종사님께서 이단치교를 말씀하신 본의를 생각하면 교화단과 행정이 일원화 되어야 하고 공부와 사업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상하가 늘 문답 감정을 하고 대소사 간 공의를 수렴하는 기구가 돼야 할 것이다.

개인적인 일이라도 상의를 하면 공이 되고 비록 공사일지라도 개인이 혼자서 단독으로 처리하면 사사가 된다고 했다. 교당 일을 교무 혼자서 결정하지 말고 지구에서 함께 의논하는 것이 여러 가지 면에서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요즘은 전문화 시대다. 혼자서 모든 분야를 다 잘하기는 어렵다. 자기 취향에 맞는 한 분야씩을 깊이있게 공부하고 특성을 살려 교화를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선에 취미가 있어 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은 교무도 있고, 청소년 중심으로 교화해 보고 싶은 교무도 있고, 마음공부 통해 교화를 해보고 싶은 교무도 있다. 모든 교당이 종합프로그램을 운영하라고 하면 특성이 없고 어느 교당에서도 전문화 시키지 못하며 지속시키기가 쉽지 않다. 또한 청소년 교화를 부교무에게 하라고 한다면 부교무가 없는 교당은 청소년 교화를 포기하기도 한다. 그러데 지구가 하나가 돼 교화를 한다면 부교무가 있는 교당으로 청소년을 밀어주고, 어느 교당은 선 프로그램을 개설해 그곳으로 집중을 해 준다면 특성화 프로그램이 운영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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