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없는 마음, 생명의 주인으로서 공부하라'

▲ 신준묵 교장이 우주의식과 우주마음으로의 전환에 대한 원리와 실전공부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소태산 대종사의 궁극적 깨달음인 법신불 일원상의 진리를 마음으로 깨닫고, 생활 속 실천을 위해 설립한 소태산의 마음학교. 교단 내에 이미 소태산마음학교가 있어 듣는 이에겐 자칫 헷갈릴 수 있으나, '소태산의 마음학교(이하 마음학교)'는 재가출가 교도들의 자발적 수행모임인 소태산수행공동체과 함께 온라인을 중심으로 4년째 활동 중이다.

마음학교는 '마음의 원리'와 '우주마음명상' 등 일원의 위력과 체성에 합하는 실질공부에 주력하고 있다.

수행원리, 먼저 마음을 바르게 알아야

마음학교 진묵 신준묵(법명 상도) 교장은 한때 전무출신으로서 교역생활에 임한바 있다. 안동교당 보좌교무로 근무시절 '교조정신의 부활을 위한 나의 제언'이란 일갈을 남기고 교역을 마감한 그는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을 거쳐 현재 소태산 정신을 재가의 삶속에서 실현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최근 〈두뇌 밖으로의 여행〉이란 저서를 출간한 신 교장은 〈아! 소태산〉 발간도 앞두고 있다. 그는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인문학적 언어로 소태산 정신을 담아내고 싶다"며 "오직 몸과 마음의 역학관계를 분석하면서 궁극적 진리성에 일치할 수 있는가를 탐구하고 실증해내는 것이 마음학교의 역할이다"고 인류사적 입장에서 소태산 사상을 풀어가야 함을 강조한다.

마음학교에서는 깨닫기 전 마음은 언제나 몸의 영향력 안에 갇히기 마련임을 환기시킨다. 깨달음의 원리는 곧 마음을 올바르게 아는 것이며, 마음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몸이 지닌 기능에 대해 눈을 떠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생존, 번식, 학습이라는 생물학적 진화 시스템에서의 무의식적 토대를 알아차리고 깨닫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왜냐하면 집착으로 인한 무명은 그 몸의 영향력 안에 갇혀 있는 생물학적 자아가 빚어내는 어둠의 산물로 보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집착의 뿌리를 통찰하고 각자의 마음을 억압하고 지배하는 의식구조를 스스로 찾아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신 교장은 "깨달음의 실천원리와 마음공부 이론은 그리 어렵지 않다"며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파장과 파동을 알아차리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금 생멸하는 일체 과정을 각성할 때 그로부터 깨어난다는 것이다. 즉 그 파장과 파동에 묶이지 않음으로써 자유로와지며 두뇌 밖에서 깨어있는 나, 참 나를 인지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 소태산수행공동체 회원들이 하동힐링생태농원에서 일원상의 진리와 소태산 구도과정에 대해 훈련하고 있다.

실전 마음공부 기초다지기

마음학교의 '실전 마음공부를 위한 기초다지기'는 지속적인 알아차림과 집착으로부터의 해방을 가능케 한다. 그 과정은 10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마음공부란 삶의 전 과정을 통해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유기적인 일체의 원리'를 깨달아가는 과정이며 이를 통해 아는 만큼 자신의 삶으로 녹여내는 작업이다.

둘째, 마음공부 텍스트는 삶 그 자체이다. 삶은 '몸-마음-관계-환경'이라는 존재요소들의 유기적 체계와 그 관계 속에 놓여있다. 그 존재의 상황과 흐름을 깨어있는 의식으로 마주하고 그에 따라 적응해나가는 것이 마음공부의 핵심이다.

셋째, 마음공부는 관계를 자신을 비춰주는 존재의 빛으로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시작된다.

넷째, 마음에서 일어나는 파장과 파동에 휩쓸릴 필요는 없다. 그 흐름 안에서 고통 받을 필요도 없다. 고통은 집착을 통해 일어나며 집착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파장과 파동을 통해서 밖으로 드러난다. 또한 파장과 파동은 그 어떤 대상과 부딪칠 때 일어난다. 그러므로 저항하지 말고 관찰자로서 그 흐름을 통찰할 때 파장과 파동은 스스로 사라진다. 그 경험이 다른 이들과 공유를 통해 전이되는 것이 바로 사랑과 자비의 마음이다.

다섯째, 마음공부에도 도구가 필요하다. 집중과 관찰은 마음을 늘 깨어있게 한다. 깨어있음은 관찰자, 즉 우주의식으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말한다.

여섯째, 깨어있는 마음은 열린 마음으로 전환된다. 열린 마음이란 '타자의 있는 그대로'를 편견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일곱째, 마음공부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늘 어느 때 어디서든지 관찰자로서 존재할 수 있다면 가능한 일이다.

여덟째, 내가 존재 그 자체로서 깨어있는 한 나의 모든 언어는 존재언어로 전환된다. 깨어있는 의식 속에서 드러나는 존재언어는 살아있는 언어이며 살려내는 언어다. 마음공부는 지배와 의존적 관계에 묶여있는 종교언어의 틀을 과감히 벗어던지는 용기와 그 자율적 의지를 통해 영적 성장을 생활 속에서 실천해나가는 일이다.

아홉째, 생각의 틀에 자신을 가두지마라. 생각의 틀을 만들어내는 것도 마음이며 생각의 틀 안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도 마음이다. 몸의 중력장 안에 갇혀있는 마음이 생각의 틀을 양산한다. 그 너머에서 존재의 빛으로 스스로를 밝히며 독존하는 모든 인식의 근원이 되는 마음! 그것이 마음의 본래성이다. 따라서 마음은 무한한 가능성이자 창조의 원천이다. 이를 생활 속에서 발견해나가는 일, 그것을 실전 마음공부라 한다.

열째, 마음은 경계가 없다. 마음에 한계를 짓는 것이야말로 진정 어리석은 짓이다. 누구나 똑 같이 갓이 없는 우주의식을 지니고 있지만 그를 진정으로 발견하는 이는 참으로 드물다. 마음공부는 생명의 주인으로서 자신을 매 순간 창조해나가는 일이다.

신 교장은 수행의 패더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2014년 3월, 일대 수행적공의 결사체로서 도반들과 소태산수행공동체를 결성하게 됐다"며 "일체 조직과 건물을 만들지 않고 재가출가, 비교도의 차별 없이 평등한 동지애로 신앙수행에 전념하는 운동체를 꿈꾸고 있다"고 마음학교의 지속가능성을 일체 권위에 초연하고 목숨 걸고 수행하는 소태산 정신에 있음을 설명했다.www.sotaesan.com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