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 교화로 행복한 신앙공동체

▲ 매주 열리는 일요법회에서 정천경 교무의 설교는 교도들에게 웃음과 교훈을 함께 주어 인기가 높다.
임피교당을 찾아가는 길. 익산에서 15분 남짓 거리다. 하지만 임피면은 군산시에 속해있다. 원불교 익산성지와 가까우면서도 군산에 속해 있으니 지리적 이점이 많은 곳이다. 임피교당은 이러한 지리적 환경과 농촌교화를 위해 교당, 보은의집, 재가요양시설, 지역아동센터 등을 세워 '토탈교화시스템'을 갖춘 곳으로 철저한 지역교화에 나서고 있다.

웃음이 넘치는 일요법회

"하하하~", "꺄르르~", "키득키득~"

일요법회 시간, 교도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죽음과 착심, 설교 주제가 가볍지만은 않은데 '돈을 입에 물고 죽었다는 어느 구두쇠 이야기'를 입담좋게 풀어내는 정천경 교무의 언변에 웃지 않을 교도가 없다. 결국 우리네 삶에서 가져가야 할 것은 돈과 명예가 아니라 서원과 적공이라는 설교내용에 교도들은 가만히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본다.

교당을 가득 메운 교도들을 웃게도 울게도 만든 그의 설교에는 그동안 겪어온 인생의 희로애락 경륜이 깊이 묻어난다. 교도들도 어르신부터 젊은 세대, 엄마를 따라온 아이들까지 다양하다. 모두 지역 토탈교화 속에서 인연 맺어진 교도들이다.

중간 성가부르기 시간에 정은경 정토(강해윤 교무)의 피아노 반주와 함께 전은실(정천경 교무) 정토의 정성이 묻어나는 선창과 지휘로 법회 분위기를 한껏 고양시켰다.
▲ 임피교당 정천경 교무.
토탈 교화의 시작

임피교당은 대산종사의 유시를 받들어 영산성지와 총부 부근에 면면이 교당을 세우라는 종명을 받들고 고 오철환 교도회장의 염원과 대야교당 한귀석 회장, 창타원 고귀연 주무의 지극한 발원으로 임피면 읍내리에 40만원 전세 방 한칸에서 시작했다. 당시 대야교당 김인경 교무의 출장법회를 시작으로 원기69년 현재 이 곳을 매입했다. 이후 대야와 임피 교도들이 힘을 합해 불구와 집기 등을 구입하고 원기70년 오덕관 교무 부임과 더불어 그 해 5월3일 신설 봉불식을 했다.

현재는 보은의집, 보은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 보은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며 직원 및 시설을 이용하는 모든 어르신 및 어린이를 대상으로 교화의 장을 넓히고 있다.

정천경 교무는 "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와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임피지역에 원불교 인식을 넓혀가고 있다"며 "특히 젊은층에 속하는 직원 교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층 기반이 약한 농촌지역에서 100여 명이 넘는 젊은층의 직원들을 먼저 교화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토탈교화의 장기적 측면을 내다봤을 때 급선무가 아닐 수 없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현재 보은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 43명의 요양보호사들과 보은의집 82명의 사회복지사들이 임직하고 있다.

보은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는 주간보호센터, 노인돌봄서비스, 노인장기요양보험, 재가노인서비스, 장애인목욕, 노인일자리 등 임피지역에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한다. 특히 보은의집은 장기요양기관으로서 4월22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주관으로 진행된 제6회 시설급여 장기요양기관 평가대회에서 '최우수(A등급)기관'으로 선정돼 올해로 4회 연속 최고평가를 받았다.

이와 같은 평가는 정 교무의 남다른 직원교화 열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현재 보은의집 직원들을 대상으로 3개 교화단을 구성하고 한달에 한 번씩 반드시 단모임을 하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또 분기별로 한번씩은 단합을 위해 야유회를 갈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기존의 토요일 법회를 보았던 관례도 직원들이 쉬어야 하는 일요일 법회로 옮기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그는 "직장에서는 직원들을 위해 모든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며 "그러나 직원들에게 이것만은 절대 양보하지 못하는 게 있다. 한 달에 두 번 이상 일요법회에 출석하는 것과 법위단계별 훈련에 참석하게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물론 이 같은 교화 방향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직원들의 정성스런 합장인사와 어르신을 내 부모처럼 섬기는 마음자세는 곧 다양한 성과를 가져왔다.
▲ 임피교당은 토탈교화의 내실화를 위해 일반 교도들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6개 교화단 정착에 힘써 왔다.
이어지는 교당 내실화

이와같은 직원 관리와 교화는 교당 내실화로 이어져갔다.

먼저 보은의집 직원들로 구성된 여성회가 지난해 10월 발족식을 가졌다. 현재 11명으로 구성된 여성회는 김은성 회장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발족식을 가진 이후 자원봉사와 지구바자회 주관, 교도소 교리공부 등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며 "앞으로는 임피지역의 다문화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글교실도 펼칠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남자교도 중심의 금강단과 원로교도들 중심의 보은단, 재가센터 직원 중심의 봉공단과 보은의집 직원들로 구성된 천지단·부모단·동포단·법률단 등 6개 교화단을 꾸려 활동하며, 매 월초기도도 오전에 원로교도들만 해왔던 것을 오후 보은의집 직원들이 퇴근할 무렵으로 옮겨 함께하고 있다.

처음 시행할 당시에는 운영이 쉽지 않았으나 지난해부터는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토탈교화 내실화를 기할 수 있는 교당 중심의 교화단 체제가 확립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법회는 반드시 교당에서 한다는 정 교무의 확고한 교화원칙도 큰 한 몫을 했다.

정 교무는 "영성과 마음을 맑혀주는 법회를 편의위주로 기관에서 하게 된다면 십중팔구 실패로 이어진다"며 "직장은 직장으로 법회는 교당으로 나눠 행하는 것이 다년간 경험으로 볼 때 직장도 살고 교화도 사는 길이다"고 말했다. 기관에서 법회를 보게 될 때, 직원들이 받아들이는 입장은 법회를 본다는 사실보다는 또 하나의 업무로 받아들이기 쉽다는 뜻이다.
▲ 임피교당은 교당을 중심으로 보은의집, 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 지역아동센터 등 토탈교화의 사례를 보여준다.
행복한 신앙공동체

임피교당 대각전 벽면에 걸린 '원불교 임피교당 운영 철학'이 유난히 눈에 띈다.

'맑고 밝고 훈훈함이 넘치는 행복한 신앙공동체'란 비전을 걸고, 민주성·투명성·효율성·일관성·개방성의 운영원칙, 그리고 미션으로 제시한 '속깊은 마음공부로 자신성업봉찬과 교화대불공', '기쁨과 보람과 유익이 함께하는 교화단 활동 정착', '교화·교육·자선을 겸한 토탈교화의 내실화'에서 현재 정착되어가는 임피교당의 토탈교화가 선명하게 빛을 발했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