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교화 이야기

▲ 한화중 교무/하노이교당
올 여름에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한 나라가 베트남이라고 한다. 베트남은 한국과 다른 듯 많이 닮아있고, 닮은 듯 또한 다르다. 어느 틈에 나도 베트남을 닮아가고 있다. 인류애적인 거창한 사랑 이전에 살면서 닮아가고 정이 드는 부부처럼, 가족처럼….

요즈음 하루가 길다. 새벽 4시30분에 요가를 하고 싶다고 하여 5시로 시간을 조정 했다. 4시부터 시작되는 아침시간이 짧기만 하다. 오전8시에 출근을 하여 한국어를 가르치고, 저녁시간에는 중학생 국어 과외와 롯데백화점 하노이점의 매니저들에게 한국어 강의를 하고 나면 보통 8시쯤에 일정이 끝난다. 법인의 달을 맞이하여 법인기도까지 하고서야 바쁜 하루가 마무리된다.

혼자 살면서 뭐든지 꾸준히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기에 새벽부터 요가를 온다는 분이 오히려 감사하다. 지난해까지 혼자 한다는 것이 힘들다는 생각을 했었다. 때로는 밥이라도 함께 먹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총부에 교역자를 신청했지만 어디든지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 쉽지 않았다. 교역자를 주지 않는 것에 대한 원망과 혼자 하는 것이 지겹다는 생각이 깊어지던 어느 날 좌선을 마치고 '내가 대종사님과 스승님들을 모시지 않고 살았었구나'하는 자각을 하게 됐다. 그 후로는 혼자라는 생각이 자연 없어지게 됐다.

오전에 출근하는 곳은 '원광교육센터'이다. 지난해 말부터 추진해오던 사업이 올해 6월에 투자증명서와 사업자등록증이 나왔다. 베트남어로 Trung tam dao tao ngoai ngu VANG HAO QUANG (원광 외국어교육센터)이다. 1인 유한회사로 교무 1인이 대표자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3개월, 6개월, 1년 기간으로 여행비자 혹은 학생비자 NGO기관의 초청비자 등으로 거주했는데 이제 비자문제가 해결이 되었다. 하노이에 파견된 지 벌써 4년째를 맞이했다. 그동안 현지에 맞는 자립경제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여러 가지로 모색했으며, 교육센터 설립으로 방향을 정했다.

베트남에는 삼성, LG를 비롯한 많은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다. 한국산업인력공사에서 주관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EPS 한국어 능력시험과 한국국립국어연구소에서 주관하는 결혼이민자와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TOPIC시험 지원자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원광교육센터에서는 베트남 노동부 관련 기관 및 단체와 협력을 통한 EPS 한국어반을 추진 중에 있으며 9월부터 40여 명의 학생들이 올 예정이다.

또한 원광대학교와 협력하여 원광대 어학원 하노이분원을 설립,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노이 현지에서의 한국어교육 및 원광대 어학원으로 안내하는 계획을 가지고, 하노이의 인근 및 지방의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방문하여 추진하려고 한다.

또한 지역사회 참여를 위하여 한국인과 결혼한 베트남여성을 대상으로 한국어교육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자녀들을 위하여 한국의 다문화가정지원센터와 연계한 교류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베트남에 있는 한베 자녀에게는 한국 역사문화탐방을, 한국의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는 엄마 나라의 역사와 문화 언어를 배우는 연수프로그램 등의 교류를 통해 양국 간 경쟁력 있는 인재들로 자랄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원광교육센터를 통하여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지난번 〈원불교신문〉의 기획기사에서 '미국교화 탈피 아시아권 교화중점 육성'이라는 제목으로 국제부의 정책이 실렸었다.

'아시아의 젊은 호랑이 베트남'이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이곳 베트남의 발전 속도를 보며 한국의 발전과정이 오버랩 된다. 베트남뿐 아니라 이 아시아의 젊은이들이 차세대의 주역이 될 것이다.

지난해까지 동남아시아 교당들이 유럽교구나 중국교구에 나누어져 있다가 작년 말에 해외교구 재편에 따라 총부직할교구 동남아지구(네팔, 라오스, 베트남, 인도, 캄보디아, 태국)로 편재됐다. 지난해 4월에는 인근에 있는 동남아시아교무들이 자체적으로 모여 교역자들의 공동체를 위한 훈련을 실시하였고, 올해도 법인절을 마치고 22일부터 제2회 훈련을 실시하기로 하였다. 이 훈련을 통해 동남아지역의 긴밀한 네트워크와 교화공동체를 함께 만들고 희망을 만들어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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