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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갤러리 6 - 한국고건축박물관
작은갤러리 6 - 한국고건축박물관
  • 이여원 기자
  • 승인 2016.07.29
  • 호수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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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이 빚어내는 고건축물, 그 멋에 반하다
▲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과 그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고건축박물관은 건물 자체가 전통건축으로 각각 지붕의 형태가 다르다.
자연과 하나 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했던 우리의 전통 건축물. 우리나라 고건축물은 '공기와 바람의 움직임까지 읽어낸 자연과 인간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조화 그 자체'임을 깨닫게 하는 박물관이 있다.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고건축박물관을 찾아 충남 예산으로 향했다.

중요무형문화재 74호 대목장 전흥수

전흥수 대목장은 1998년 고향인 충남 예산에 한국고건축박물관을 열었다. 전 재산을 들여 지은 박물관에는 후손이 우리 건축의 가치와 의미를 이해하고 잘 보존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담겼다.

중요무형문화재 74호 대목장인 그는 "한국 고건축물들은 우리 민족정신이 담긴 생활공간이다. 기둥 하나, 보 하나를 얹더라도 선조들의 생각과 손길이 배어있다"고 말한다. 그것을 알고 익히기 위해서는 현존하는 고건축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것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고건축이 어떤 의미를 가지며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새삼 깨닫는다"는 그는 "한국 고건축의 의미와 가치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느끼게 하고픈 마음으로 고건축박물관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전한 바 있다. 한국고건축박물관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건축의 아름다움과 건축에 담겨진 뜻 깊은 의미를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인 것이다.

곡선과 포(包)에 담긴 아름다움

고건축박물관은 건물 자체가 전통건축의 모습이다. 박물관 입구, 정면으로 보이는 곳이 제1전시관, 팔각정 건물은 제2전시관이다. 지붕의 형태가 각각 다른 두 전시관 건물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제1전시관의 팔작지붕은 양측 지붕면 위에 삼각형의 합각이 있고, 그 위에 맞배지붕을 올려놓은 것 같은 복합형 지붕형식이다. 팔각정의 제2전시관은 팔모지붕이다. 하나의 꼭짓점에서 지붕골이 만나는 형태의 지붕으로 팔각뿔 형태이기 때문에 '팔모지붕'이라 부른다.

각 전시관마다 우리나라 고건축물 중 국보와 보물을 정밀하게 모형·축소해 그 형태나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1/5이나 1/10 크기로 직접 축소·제작한 모형이지만, 자재와 건축 기법이 실제 건물과 똑같고 제작 기간과 비용도 못지않게 들었다.

모든 건축물들이 기와, 흙벽, 단청 없이 목조 얼개로만 전시돼 있어, 고건축물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다. 단청과 기와가 없으니 오히려 완벽하게 느낄 수 있는 국보건축물의 아름다움, 내부모습을 감상하다보면 절로 감탄이 나온다.

제1전시관, 박물관의 대표적 전시실로 국보 1호인 숭례문을 비롯, 봉정사 대웅전. 덕수궁 중화전, 부석사 무량수전, 우리나라 유일의 3층 석탑이지만 내부는 통 층으로 되어있는 미륵사 대웅전 등 20여점의 대작들이 전시돼 있다. 처마의 곡선과 포(包)에 담긴 아름다움이 극치를 보여주는 건축물들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처마 끝의 하중을 받치기 위해 기둥머리에 댄 나무 부재 포(包). 처마의 곡선미가 살아있는 현존하는 한국 유일의 목조 다층탑, 법주사 팔상전이다. 내부가 통 층으로 되어 있어 웅장함을 준다. 화엄사 최고의 자랑거리라 할 수 있다.

한국고건축박물관 김명희 학예연구사는 "공포의 중요성과 역할은 따로 있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나라 살림집을 제외한 대부분의 건물들은 공포를 사용했다. 공포가 하는 역할은 기둥하고 처마 사이에 놓여 있으면서 처마를 길게 낼 때, 주상에서 받치는 것보다 밖으로 나와서 받칠 때에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현존하는 고려시대 건축물 중 특이하게 백제시대의 곡선을 보이는 목조건축, 수덕사 대웅전이다. 고려시대 건축물답게 기둥상부에만 공포가 놓여 있는 주심포 양식을 하고 있다.

수덕사 대웅전의 또 다른 특징은 배흘림기둥이다. 배흘림기둥은 기둥뿌리부터 3분의 1 지점에서 직경이 가장 크고, 위와 아래로 갈수록 직경을 줄여가면서 만든 기둥이다.

제1전시관에서 대표적 전시물인 국보1호 숭례문. 수도의 성문으로 당당한 면모를 지닌 조선초기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숭례문이 중요한 것은 조선 초기, 태조 7년에 지어진 것이니까 다포식으로는 가장 앞선 시기일 것이다"는 게 김명희 학예연구사의 설명이다.

초기의 공포들을 보면 직선적이고 강직한 모습으로 아주 간결하게 표현되어 있는데, 숭례문이 그렇다. 또 기둥과 기둥 사이에도 공포를 배치한 다포양식이다.

2008년 숭례문 화재 후, 3년 여에 걸친 숭례문 복원작업에서 이 숭례문 모형이 복원을 위한 자료로 사용되기도 했다.
▲ 김명희 학예연구사가 이음과 맞춤에 의해 결구되는 가구식 구조의 아름다움을 설명하고 있다.
활짝 피어난 목조 꽃밭

제2전시관에는 주로 사찰 건축물로, 중국과 북한 소재 건축물도 전시돼 있다.

'불광사 대전', 중국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목조 건축물인데, 당나라 때 건물이다. 당대 중요한 화엄종 사찰의 하나로 귀포 짜임에 있어서는 처음 시도된 하앙식이다. 하앙형식은 하앙이라고 부르는 도리 바로 밑에 있는 살미 부재가 서까래와 같은 경사를 가지고 처마도리와 주도리를 지렛대 형식으로 받치고 있는 공포형식이다.

북한에 소재하고 있는 '정양사 약사전'. 육각형 지붕의 내부는 하나의 대들보도 건너대지 않았다. 천정꼭대기까지 13포나 되게 화려한 두공을 짜올려 천정을 대신했다. 내부 자체가 활짝 피어난 목조 꽃밭이다.

두 곳의 전시관을 나와 '목우당'으로 향했다. 지붕 끝이 살짝 올라간 목우당의 자태, 조선시대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창호를 자세히 보면 모양이 다르게 깎여 있다. 이런 것을 우리가 '투밀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볼록하게 만든 것은 일반 살림집에서 쓸 수 없다" 김명희 학예연구사가 띠살문에 대해 설명한다.

처마 쪽에 거는 기와 끝에 드림새를 붙여 마감이 깔끔하도록 한 막새기와. 막새기와의 드림새 문양도 시대마다 특색이 있어 기와 연대판별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한국고건축박물관에 전시돼 생생하게 그 자태를 뽐내고 있는 우리 고건축물들.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이 이렇게 지극할 수 있을까. 다시 가보고 싶은 곳으로 손꼽아 놨다.
▲ 우리나라 유일의 삼층법당인 김제 금산사 미륵전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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