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무덥고 긴 여름이었다. 폭염과 열대야가 한달 이상 이어지고, 가뭄이 지속되었다. 어느 덧 가을의 문턱인 9월에 접어 들었다.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9월을 맞이 하자. 9월은 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이 들어 있다. 교단적으로는 전무출신들이 총집결해서 회의를 하는 출가교화단 총단회가 있다.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에도 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있어 국민들이 방송을 보며 선수들을 응원하느라 견딜 수 있었다. 대한민국은 금메달 9개로 종합 8위를 기록하는 쾌거를 이뤘다. 참으로 장하다.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독일, 일본, 프랑스 등 세계 열강의 대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으니 말이다. 스포츠 강국이 된 그 저력으로 경제 대국이 되고 나아가 문화 대국이 되길 바란다.

폭염 가운데 국민들을 더욱 힘들게 한 것은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세 문제였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열대야에도 전기 요금이 무서워 에어컨도 마음 놓고 틀지 못하는 서민들의 마음은 실로 답답했다. 급기야 국민들의 눈치를 본 정치권에서 전기요금 20% 완화책을 들고 나왔지만, 땜질식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전력은 고수익을 남겨 직원들에게 고액연봉을 주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주주들에게 배당 잔치를 벌이고 있으면서 말이다. 서민들의 고혈을 빨아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 후진성을 만천하에 자랑하고 있다. 참으로 천인공노할 일이다.

연일 신문을 도배하는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의 비리 혐의 보도에도 아랑곳 않고 우수석을 감싸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배짱하며, 국민과 일체의 소통이 없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성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는 실로 가관이다. 성주군민들의 한달이 넘는 반대 시위에 성산포대가 아닌 제3의 장소도 가능하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국방부는 서둘러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 있는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이 행정구역상으로는 성주이지만, 사드가 바라보는 전방은 김천시인 만큼, 14만 김천시민이 극렬한 반대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더욱이 골프장 아랫 동네엔 원불교 성주성지가 소성리 주민들과 함께 공존하고 있다. 성주성지는 원불교 교조인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의 법통과 종통을 이은 정산 송규 종사가 탄생하고 구도한 성스런 땅이다. 원불교신문에 사드를 반대하는 기사와 사설이 나가자, 사회 신문과 언론 매체에서 골프장 인근에 원불교 성주성지가 있으며, 교단적 우려와 반대운동에 봉착하게 될것이라는 보도가 되기 시작했다. 성주군민 가운데 사드를 반대하는 강경파들도 성주군수의 '성산포대 외의 제3의 장소를 정부가 선택해 줄것'을 요청한 처사에 대해 주민소환을 주장하며 강력 비난을 하고 있다. 성주읍은 안되고, 초전면은 된다는 발상에 성주지역민간의 갈등이 증폭돼 사드문제는 해결 방안을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파악된다.

가을의 문턱인 9월을 맞아 폭염이 누그러지듯, 사드 문제도 '사드 보다는 평화'란 원불교 기도대로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추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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