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동안 선 공부에 정성 다하니
매일매일 선하는 즐거움에 빠지다
상시일기 기재, 기질변화에 효과적

▲ 이홍원 교도/문화교당
9인 선진 중 팔산 김광선 종사는 열반 전 가족들에게 "앞으로 후손 대대로 대종사의 법이 천추에 걸쳐 전해지도록 하라"고 말씀했다. 그래서 나는 여러분에게 원불교를 만나서 얻게 된 두 가지 기쁨을 전하고자 한다.

첫째, 좌선하는 즐거움이다. 나는 문화교당에 다닌 지 20년이 넘었다. 어느 날 문득 "나도 좌선을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일어났다. 그러던 차에 최경도 교무님이 문화교당에 부임해 교당 2층에 '선방'을 개설했다. 교무님은 "와선법 60시간, 입선법 60시간, 행선법 60시간을 합해 180시간 정해진 과정을 수련하면 선의 기초가 잡혀 좌선을 효과적으로 잘할 수 있다"고 가르침을 주었다. 나는 마음을 비우고 교무님의 말을 그대로 따르기로 결심했다. '나도 좌선을 잘할 수 있다'는 일념으로 정성을 다해 10개월 동안 3단계 과정을 열심히 연습했다. 그 후 나는 3년째 좌선을 거르지 않으며 매일 좌선하는 즐거움에 빠져 있다.

둘째, 상시일기를 통해 교법을 체질화해 얻은 힘으로 나를 변화시킨 일이다. 문화교당은 4년 전부터 '마음공부대학'을 매년 1학기와 2학기로 나누어 진행해 왔다. 나는 3년간 빠지지 않고 참석했으며 어떤 날은 교무님과 둘이서 공부하기도 했다. 이것은 나의 공부길에 큰 길라잡이가 됐다.

올해 1학기에는 이론 위주의 '마음공부대학' 후속 프로그램으로 '마음공부캠프'를 진행했다. '주도적으로 나를 변화시키기'라는 주제로 12주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교무님은 일주일 단위의 (주간)상시일기를 제작해 나눠 주며,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 중 딱 한 가지만 정하라는 미션을 줬다. 나는 교무님에게 지도받은 후 4년 동안 빠짐없이 상시일기를 기재하고 있다. 거기에는 교무님이 늘 강조했던 가르침이 있었다. 마음공부를 하는지 안 하는지는 상시일기를 기재하고 안 하는 것을 보면 표시가 난다고한 말이다.

원광여자중학교 교사인 나는 상시일기 체크를 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과의 관계를 개선시키기로 마음먹었다. 학생들과의 좋은 관계 형성을 위해 '하자'는 조목 중 '칭찬하기'를 유무념으로 정하고 가정에서는 가족들에게,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적용했다. 효과는 성공적이었다.

나는 학교에서 사춘기에 접어든 2학년 여학생들에게 영어를 지도하고 있다. 학생들은 영어가 중요한 줄은 알지만 대체적으로 재미없어 하고, 하기 싫어한다. 교직 20여 년 동안 중2 학생들을 몇 차례 담당했지만 좋은 결과를 냈던 적은 많지 않다. 그 원인을 학생들에게 찾던 내가 이번 '수요 마음공부캠프' 기간 동안 교사인 나 자신에게 더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는 그동안 늦둥이 자식 같은 어린 학생들의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했고, 그들의 말에 더 귀 기울이지 않았으며, 그들의 눈높이에서 좀 더 공감하지 못했다. 미안하고 후회됐다.

나는 학년 초에 잘 형성된 아이들과의 좋은 관계를 학년 말까지 계속 유지하기 위해, 수업시간마다 '칭찬하기' (주간)상시일기를 교실에 가지고 다녔다. 그러다가 (주간)상시일기를 더 세분화하여 오전과 오후를 나눠 1교시~4교시, 점심시간 그리고 5교시~7교시로 구분하여 기재하기 시작했다. 이 공부 자료를 가지고 매주 수요일에 교당에 모여 4명이 끝까지 함께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을 떠올리며 비록 수업에 흥미 없어하고 교실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드는 학생을 대할지라도 우선 마음을 멈춘다. 마음공부를 한 후 생긴 버릇이라면 경계를 당해 잠깐 눈을 감고 심호흡을 3~4회 한다. 그 후, 학생을 바라보면 마음이 챙겨지고 '아! 또 경계구나!' 하고 알아차려진다. 놀라울 정도로 차분해진 마음으로 "○○○야, 그 행동은 너의 예쁜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고 칭찬하면, 학생이 미안해하며 "내 얼굴이 예쁘구나(하하)" 하면서 어느새 웃고 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아이와의 친밀감도 깨지지 않고, 수업에 협조적으로 참여하여 아이가 영어과목에도 점차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주간)상시일기를 매시간 지속적으로 기재하면서 얻은 소득이 있다. 수요 마음공부캠프의 궁극적 목표점은 '절대 칭찬하기'였기 때문에 잠깐 마음을 챙기지 못한 가족이나 학생들에게도 칭찬을 하면서, 마음챙김과 알아차림이 지속됐다는 점이다. '저 아이의 칭찬할 점은 무엇인가?' 하면서 칭찬거리를 찾는 쪽으로 나의 의식이 바뀌었다.

20년 이상 교당에 다녔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매월 상시일기를 빠짐없이 기록하고 있고, 좌선을 배워서 날마다 앉는 재미로 생활하며, 칭찬하기로 나를 변화시킨 '마음공부'를 통해 가족과 주위 인연들로부터 "당신이 변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을 때면 마음이 뿌듯하고 생활이 즐거우며 대종사의 정법을 만난 기쁨이 샘솟는다.

평소 마음공부를 어떻게 하고 있나요? 나는 교법을 실천하며 조금씩 변해가는 나를 보면서 정산종사의 말씀처럼 '마음공부 잘 하여서 새 세상의 주인'이 되고자 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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