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좋은 일이 있을 때는 감사의 기도를, 안타까운 일이 생겼을 때는 참회의 기도를 올리며 나를 살펴준다.
여태껏 기도비 한 번 올리지 못했지만 어머니의 기도는 무료이며, 무조건적이고 무시·무처이다.

행여 나에게 좋지 못한 일이 생길 때면 되려 당신의 기도가 더 정성스럽지 않았음을 탓한다. 감사하고 부끄럽다. 어지간히 키웠으면 '이제 네 기도는 네가 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어머니의 기도는 멈춤이 없다.

나에게 묻는다. 어머니의 기도를 하는 사람이 될 수 있겠냐고. 송대의 풍경소리가 바람결에 날린다. 그리고 진리를 향한 나의 기도에 경종이 되어준다.

※ 송대는 중앙총부 북쪽 소나무숲에 지은 건물로 교단 기관지인 〈원광(圓光)〉이 창간된 곳이다.

 
강연지 교무는 캠브리지 스쿨 오브 아트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저서로 〈A Journey To Me〉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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