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공부

▲ 이상선 교무/안양교당
창고 안에 곡물발효식초를 꺼내들고 여러 생각이 났다. 만날 주인을 기다린다는 것이 제법 많은 시간이 흘렀다. 내가 한참을 아껴두었구나. 처음 본 것이라 귀한 것이기에 그랬다. 시험에 합격하고 발령받았노라 애기하러 온 청년이 건네준 것이라 더욱 그러했다. 탄탄하게 준비된 실력으로 혁혁한 활동하러 떠나는 그의 뒷모습은 자랑스러웠다.

그런 청년이 직장에서 자리가 안정되기까지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교법 그대로 익혀진 심법으로 차분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을 지켜본 상사들이 알아보고 제자리를 찾아주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청년의 마음 사용이 돋보였다는 상사의 이야기. 청년은 어려서부터 단련된 일상의 삶 기저에 원불교를 열어준 소태산 대종사의 훈련법이 있었다고 했단다. 우리가 여러 가지 업무를 기쁘고 행복하게 할 수 있음 또한 상당한 훈련으로 익혀온 결과이다. 물 흐르듯 걸림 없이 살 수 있는 지혜도 거기 있었다. 전망품 26장 말씀 속에는 이 시대를 행복하게 성공적으로 살아갈 해법이 있다. '훈련'이 그것이다.

훈련은 적공이요, 불공이요, 봉공으로 나타나 보은의 덕행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훈련을 재개념화 해본다. 왜 훈련이어야 하는가를 생각해본다. 훈련으로써 정신의 세력을 확장해야 하기 때문이고, 훈련하는 것이 바로 마음혁명을 하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소태산은 정기로 상시로 훈련할 것을 제안했다. 그래야 일분 일각도 공부를 떠나지 않을 수 있으니까. 공부인에게 정기로 법의 훈련을 받게 하기 위하여 정기훈련 11과목과 공부인에게 상시로 수행을 훈련시키기 위하여 상시응용주의사항 6조와 교당내왕시주의사항 6조를 공부하자고 한 것이다. 훈련이 동정일여의 방법이며 삼학병진 방법이다. 훈련하게 된 결과는 진리의 눈을 뜰 수 있게 된다는 것이고, 다른 사람의 눈도 열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그 일 하겠다고 원불교가 세상에 출현한 것이다.

소태산은 7세 시부터 의심이 생겼다. 우주의 자연현상에 대한 의심과 "어머니 아버지는 어떤 사이인가? 사람은 다 이렇게 사는가? 할아버지도 이렇게 살으셨는가? 마을 사람들도 이렇게 사는가?"하고 의심을 품었다. 이렇듯 우주의 이치와 인간의 삶에 큰 의심을 품고 오랜 고행 끝에 결국에는 26세에 대각을 이루어 일원주의와 대세계주의를 제창했다.

정산종사는 10세 시에 서당 다니면서 성현이나 영웅 달사들의 생활을 들으시고 "나도 그렇게 살아야겠다"하고 18세에 소태산을 뵙게 되어 꾸준한 훈련을 통해 일원대도를 계승하였다.

대산종사는 "그러니 너희들도 열심히 훈련 받아라. 잘 될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하니 어릴 때부터 잘하여야 한다. 마음에 혁명이 일어나면 그때부터는 새 사람이다. 따라서 훈련을 시키는 목적이 여기 있다. 훈련을 통해 마음에 혁명이 일어나 거듭나는 사람이라야 위대한 인물이 된다. 쇠는 풀무에서 단련되어 나와야 정철(精鐵)이 되고, 사람은 대훈련의 용광로에서 단련되어 나와야 참된 인격을 이룬다"고 했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