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권 교도/여의도교당
아마 세상에 사랑 한 번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젊은 시절 많은 사랑을 해 봤다. 왜 사람들은 사랑을 할까? 사랑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자기에게 무슨 이익이 있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한다는 그 자체에서 스스로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이 있는 곳에 기쁨이 있다. 기쁨이 있는 곳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이루어진다. 사람과 사람의 결합이 있는 곳에 또한 희열이 있다. 그런데 사랑에도 큰 사랑과 작은 사랑이 있다. 나는 천만 다행하게도 일원대도를 만난 후 비로소 이 큰 사랑에 눈을 떴다.

그 큰 사랑이란 내 한 몸, 내 한 가족을 뛰어넘어 일체생령을 사랑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과거의 나와 같이 힘들고 고단한 사람들을 정법으로 인도하여 함께 사랑의 기쁨을 나누자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일원대도로 연원한 바가 있다. 이제는 그 범위를 더 넓혀 맑고 밝고 훈훈한 아름다운 카페 '덕화만발'과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인을 상대로 사랑의 정열을 불사르고 있는 중이다.

이런 사랑은 나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사랑의 범위를 넓고 크게 잡으면 다 큰 사랑을 불태울 수 있다. 그런데 사랑의 열매를 거두지 못하면 그것은 이룰 수 없는 짝사랑에 불과하다. 그럼 사랑의 열매를 얻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서원을 세우는 것이다. 세상에는 고통 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 모든 사람들을 남김없이 정법회상으로 이끌겠다는 서원을 세우는 것이다.

둘째, 사랑의 대상을 찾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인간들의 수만큼 사랑의 종류가 있다. 사람은 각각 자신의 성격, 자신의 상상력에 맞는 사랑의 방식을 갖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대상을 찾지 못하면 상상의 사랑에 불과하다. 그리고 사랑은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마음에서 나오는 진실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대상을 찾아야 한다.

셋째, 사랑은 주는 것이다. 사랑에는 조건이 없다. 무조건 주는 것이다. 그러면 사랑이 싹트고 연심이 불타오른다. 연심을 억누르는 묘약은 없다. 목숨마저도 바칠 수 있어야 진정한 사랑이 싹터 오른다.

넷째, 사랑은 고백하는 것이다. 짝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대개 사람들이 사랑을 하고 싶어도 거절을 당할까봐 고백을 망설인다. 연정이 불타오르면 용감하게 사랑을 고백한다. 어쩌면 상대방도 나의 고백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용기가 없으면 평생 사랑 한 번 할 수 없다.

다섯째, 지초 다루듯이 공을 들이는 것이다. 사랑이 받아들여지면 마치 난초 다루듯이 조심조심 다뤄야 한다. 완전하게 사랑이 굳어질 때 까지 온갖 공을 들이는 것이다.

여섯째, 사랑은 구속이 아니다. 구속을 하면 누구나 괴로워하기 마련이다. 신심이 싹트고 공부심이 커지면 다 놓아 버려야 한다. 그 정도에 이르면 자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어떤가? 이렇게 하면 위대한 사랑을 불태울 수 있지 않을까? 그 불꽃의 크기에 따라 사랑의 크기도 결정된다. 한 사람을 사랑하면 하나의 사랑 밖에 얻을 수 없다. 한 나라를 사랑하면 한 나라에서 받들어 준다.세계를 사랑하면 전 세계에서 존경할 것이다. 그러나 일체생령을 사랑하면 온 생령이 부처나 보살로 받들어 모시지 않을까?

불보살은 어려움에 처한 중생을 구하기 위해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신다. 관자재보살, 대세지보살, 지장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만월보살, 미륵보살, 일광보살, 월광보살 등으로 말이다.

이처럼 여러 보살들은 곧 자신과 모든 존재를 성불시키고자 마음을 크게 일으키는 것이다. 그것을 발원이라고 한다. 그 마음을 일으켜 자신을 포함해 무명과 번뇌 속에서 고통 받는 중생들을 모두 제도하여 필경 부처를 이루게 하려는 간절한 열망으로 살아가는 우리! 바로 우리가 불보살이 아닌가?

〈열반경〉에 나오는 말이다. "만약 내가 중생의 악과 번뇌를 깨뜨려 줄 수만 있다면 아비지옥에 늘 있으면서 중생 때문에 무량겁에 걸쳐 고통을 받는다 해도 이를 고통으로 여기지 않고 달게 받을 것이다."

그리고 〈화엄경〉에는 "나는 널리 온갖 중생을 위해 어떠한 고통을 받더라도 그 헤아릴 길 없는 생사의 괴로운 바다로부터 벗어나게 하겠다. 나는 널리 저 중생을 위해 선근을 부지런히 닦을 것이며 삼악도에 떨어지지 않게 하겠다. 내가 설혹 지옥, 아귀, 축생과 같은 험난한 곳에 볼모로 잡혀간다 해도 온갖 악도의 중생들을 제도하여 해탈시키겠다." 또 〈지장보살본원경〉에는 "원컨대 성불하려는 것이 나의 목적이 아니라 지옥을 깨뜨리되 그 지옥이라는 이름마저 없애는 것이 나의 목적이니 한 중생이라도 지옥에 남아있다면 나는 성불할 수가 없다. 지옥의 모든 중생이 부처가 된 후에야 맨 나중에 내가 부처가 될 것이니 나의 서원은 끝이 없다"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불보살이 될 수 있다.

마음에 발원이 없고 중생을 정법회상으로 이끄는 마음이 없는 사람은 곧 살았으되 죽은 목숨이나 다름이 없다. 세상에 처음 나서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일은 최초의 발원을 크게 세우는 것이다. 성불제중의 원이 모든 발원 가운데 으뜸이다. 모든 원은 자신의 지어놓은 업으로 시작하는데 성불제중의 원은 모든 착을 놓고 오로지 만생령을 생각하는데서 온다. 우리 사랑을 하자. 이왕이면 뜨겁게 넓고 큰 사랑을 하자. 그것이 일체생령을 사랑하는 위대한 사랑의 연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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