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세윤 편집국장
성주성지 부근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에 사드(THAAD) 배치가 유력시 되면서 교단의 대응이 한층 바빠지고 있다. 7일에는 용산 국방부 정문에서, 12일에는 출가교역자 400여 명과 재가교도 200여 명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원불교 평화 명상기도회'를 개최해 종교적인 저항을 시작했다.

사드가 개벽의 일꾼이다. 뜬금없는 이야기 같지만 이제 교단은 사드로 인해 민족의 평화통일 운동에 상두소리가 돼야 한다.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의 4가지 키워드는 '소태산, 개벽, 적공, 천도'였다. 이 4가지 중 개벽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은 없었다고 본다. 원불교가 개벽의 종교라고 말하지만 도대체 '개벽'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이 쉽지 않다. 우리가 원하고, 세상이 원하는 한 판 바뀐 세상. 아마 그것은 '민족의 평화통일'일 것이다.

사드는 분명히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여러 정황으로 드러난 사실은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라고. 그리고 한반도에서 남북 간 대화와 교류가 단절되면 결국 강대국들의 외교력에 휘말리고 만다는 것을. 미국은 이미 2010년 대외정책의 핵심을 아시아로의 회귀 혹은 아시아 재 균형이라고 천명했었다. 여기에는 G2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고 봉쇄하기 위한 조치로, 그 중 한국의 사드 배치가 포함됐다고 보인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지정학적 위치에 놓인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지리적으로 중국과 매우 가깝다. 경제지표나 관광지표를 보더라도 미국보다도 물적 인적 교류가 훨씬 많다. 사드는 이런 관계를 의식한 미국의 외교 군사적인 행위로 분석된다.

사드 성주성지 배치 반대운동은 이제 시작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비폭력 저항운동이지만 사드 배치 반대운동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어쩌면 우리에게 민족의 화해와 협력, 대화와 교류에 앞장서라는 무언의 명령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원불교 개벽의 키워드를 '남북한 평화통일'로 잡고, 이 거대한 담론을 실천할 구체적인 일들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절벽을 맞댄 것 같은 남북관계지만 독일의 시민운동처럼 소수라도 광화문에서 매일 통일 기도운동을 진행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원불교100년 성업을 위해 10년간 기도한 저력이 있다. 이 힘을 모아 남북한 지도자를 위한 기도, 북한과 휴전·정전협정을 종전·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기도를, 북한의 핵실험 포기를 위한 기도를, 대결과 상극의 관계에서 교류와 협력의 기도를 우리가 시작해 보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