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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계문을 내 마음의 등불 삼아
61. 계문을 내 마음의 등불 삼아
  • 김준영 교무
  • 승인 2016.09.23
  • 호수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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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영 교무 / 벤쿠버교당
수행이 어려운 것 같지만 그 원리는 아주 단순합니다. 수행의 완성이라 할 수 있는 성불제중 조차도 대산종사님께서는 아주 단순하게 표준잡아 주셨죠. "성불이란 자신의 악습을 고치는 것이요, 제중이란 널리 생령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이 말씀을 표준삼으면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서도 성불제중을 실현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실질적 노력이죠. 실질적인 노력을 하려면 구체적인 표준이 있어야 합니다. 고쳐야 할 습관과 널리 생령을 이롭게 할 표준을 잊지 않고 경계를 당할 때마다 실행하고, 대조하며, 습관이 되고 삶의 방식이 되도록 까지 챙기고 훈련하는 거죠.

그 중에서 특히 '하지 말아야 할 일의 목록'이 바로 계문입니다. 삼십계문이라고 해서 입문부터 신앙과 수행의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주어지죠. 보통급, 특신급, 법마상전급이라는 법위등급에 따라 10계문씩이 주어집니다.

처음으로 입문하면 보통급으로서 남녀노소 유무식에 상관없이 10가지의 계문이 주어집니다. 아주 기본적인 악행을 방지하는 계문들로서 '연고 없는 살생, 도둑질, 간음, 연고없는 음주, 잡기, 악한 말, 연고없는 쟁투, 공금횡령, 연고없는 벗과의 금전거래, 연고없는 흡연' 등을 경계하는 거죠. 여기에서 '연고가 없다'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는 허용이 된다는 거죠. 그것은 원불교가 생활불교를 지향하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쩔 수 없는 상황들에 유연하게 대처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원불교 계문에서 모든 '연고 조항'은 그 계문의 본의를 잘 알아서 성심껏 실천하는 노력이 중요하죠.

이 후 공부에 진전이 있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에 이르게 되면 특신급 계문이 주어집니다. '공중사 단독처리, 타인의 과실 언급, 금은보패 정신없이 구하기, 의복을 빛나게 꾸미기, 정당하지 못한 벗을 좇아 놀기, 두 사람이 아울러 말하기, 신용, 비단같이 꾸미는 말, 연고없이 때 아닌 때 수면, 예 아닌 자리에서의 가무' 등을 경계하는 주문이죠. 삶의 중요 관심사를 전환함으로써 말을 조심하고, 선근자를 가까이 하며, 공중사를 책임있게 이행하는 삶으로 전환하도록 경계하고 이끄는 계문들입니다.

좀 더 공부에 진전이 있어 법과 마를 구분하고, 교리를 대강 이해하며 마음에 사심을 제거하고 공부에 재미를 붙여 무관사에 동하지 않을 정도에 이르면 법마상전급 10계문이 주어집니다.

'아만심, 두 아내 거느리기, 연고없는 육고기 섭취, 나태, 한 입으로 두말, 망녕된 말, 시기심, 탐심, 진심, 치심' 등을 경계하는 계문이죠. 주로 말을 조심하고 아만심을 비롯한 탐진치 삼독심을 제거하며 나태를 극복하고 먹는 것조차도 삼가며 수행정진에 깊이를 더하도록 이끄는 계문이죠.

이러한 계문을 대종사님께서는 '어두운데 흐르지 않고 밝은 데로 향해 나갈 수 있는 등불'이라고 하셨습니다. 캄캄하면 앞이 보이지 않죠.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한 줄기 빛은 생명이자 희망입니다. 번거롭고 지키기 어려운 것 같지만, 이러한 계문들은 우리를 악업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고, 참된 자유와 행복의 길로 인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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