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교화 이야기

▲ 이법안 교무 / 사)삼동인터내셔널
네팔을 다녀간 사람들과 아직 다녀가지 못한 사람들조차 많은 오해를 갖고 있는 곳이 네팔이다. 극한의 높이를 정복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네팔의 대부분이 산으로 이루어져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네팔은 크게 3곳으로 나눠볼 수 있다. 다들 알고 있듯이 에베레스트가 있는 히말라야 산맥과 연평균 기온이 높지 않은 중부지방 그리고 기온이 높은 평야지역으로 되어있다. 산악지역은 트레킹을 주로 하고, 중부지역은 날씨가 좋아 사람들이 살기 좋은 환경으로 되어있으며, 떠라이 지역이라 불리는 남부지방은 50도가 육박하는 날씨를 보인다. 인천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면 반드시 들려야 하는 수도 카트만두와 유명한 도시 포카라가 중부지방에 속해 있어 많은 사람들이 밀집돼 있다.

하지만 공항에 도착하면서 처음 접하는 것은 바로 매연과 먼지 그리고 소음이다. 도로와 주변 곳곳에는 많은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기에 성지순례를 하는 사람들이나 트레킹을 목적으로 오는 사람들은 그다지 좋은 인상을 받지 못한다. 나도 역시 비슷한 첫인상을 받았다.

공항에서 한참을 달려 약 1시간 가량 이동하면 드넓은 논밭에 덩그러니 서있는 큰 건물이 나온다. 그곳은 바로 새삶 원광 사회교육센터이다. 수많은 경적소리와 매연 먼지가 흩날리는 도로를 지나면 어느샌가 한적하고 평화로운 모습이 나타난다. 참 대조적이다. 센터 주변은 청량한 가을 날씨와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불과 30분전만 해도 북적북적한 시내의 모습에서 이러한 경치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는다.

내가 처음 접한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기에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네팔 사람들은 사람들과 모여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며, 각종 축제와 명절에는 사원에 가서 자신의 행복과 가족의 행복을 기원하는 모습을 통해서 국내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상반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면 따분한 일상을 보내는 모습일지 모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우리가 잊고 지내는 삶이 고스란히 남아있기에 네팔은 묘한 매력이 넘치는 나라이다. 하지만 네팔에서 오랫동안 지내온 사람들도 잘못된 정보에 많이 노출되어있다. 대표적으로 몇 가지 잘못된 정보를 확인해보고자 한다.

1. 네팔은 공산주의다? 네팔은 전형적인 자본주의다. 예를 들면 네팔은 토지를 비롯해서 거의 모든 것이 개인소유이다. 그리고 경제의 특징도 자본주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2. 카트만두는 차가 많다? 하루 중 오전 8시부터 저녁6시 사이 출퇴근 시간에 유난히 교통체증이 심하기 때문에 나오는 말 같다. 한국과 같이 뒷자리 앉아 편하게 차를 탈 요량으로 앉았다가 창문으로 내려 보았거나 발 디딜 틈 없이 콩나물시루 보다 더한 로컬버스를 타본 사람들이라면 차가 많다고 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주요 도로를 벗어나 달리다보면 텅텅 비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카트만두에는 아직 차가 부족하다.

3. 네팔은 가난하다? 과연 네팔이 가난할까? 사회복지제도를 통해 남자는 70세, 여자는 65세부터 지원금이 나오며, 기아로 인해 직접적으로 굶어 죽는 사람은 없다. 네팔은 우리의 기준에서 보면 가난한 나라가 맞을지 모르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현지인 입장에서 보면 가난하지 않다. 무엇보다 네팔사람들은 삶에 여유가 있다. 휴일도 많고 축제도 많다. 그런데도 네팔사람들이나 외국사람들은 모두 네팔이 가난하다고 말을 한다. '가난하다' 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문제이다. 가난의 기준이 나와 같지 않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4. 네팔 사람들은 대부분 산에서 살아간다? 8000m가 넘는 산이 네팔에는 총 8개가 있다. 그렇다 보니 오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이 사람이 평야지역에는 인구의 50%이상이 살고 있으며, 네팔에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들 역시 이 지역에서 살고 있다. 산악지역은 약 10%이하로 추정하며, 세상과 동떨어져 조용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5. 네팔 운전자는 운전을 잘한다? 네팔 사람들처럼 운전했다가는 반드시 사고가 발생하고 차는 빨리 부서지고 망가질 것이다. 도로가 좁아 정밀운전을 잘한다 할 수는 있겠지만 좁은 곳을 잘 빠져나가는 것이 운전을 잘하는 것이다라고 말할 수 없다. 상대방을 위한 배려와 도로 위의 차량의 흐름을 잘 파악하는 것이 운전을 잘하는 것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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