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윤성 교무 / 사)삼동인터내셔널
5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의 외곽지역에 몽골 어린이집이 개원됐다. 나는 몽골 어린이 집이 완성되기까지 큰 힘이 돼 주지 못한 점에 대해 미안한 마음으로 지켜만 봤다. 그러나 개원식에는 삼동인터내셔널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라 의무적으로 참석했다.

몽골하면 떠오르는 것은 사막과 추운겨울을 연상할 수도 있고, 드넓은 초원과 유목민이 살아가고 있는 지역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경제의 빈민국이라는 선입관으로 여행을 하게 됐다. 그러나 막상 도착하여 현지 가이드 안내와 주민들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몽골이라는 나라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몽골 어린이집 개회식 경과보고를 듣는 과정에서 마음이 뭉클했다. 그동안 함께 근무하면서도 생각하지 못했던 김명덕 이사장의 또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우리는 서원, 신심, 공심을 쉽게 말하지만 이사장님의 열정적인 서원과 신심, 공심은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없음을 발견했다.

이국 만 리 낯선 몽골지역에서 이런 사업을 하기란 어려움과 좌절도 많았겠지만 오뚝이 인형처럼 우뚝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투철한 서원과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하는 자비심의 발로가 아닌가 생각한다. 끊임없는 정성으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추진한 인내력의 결실이었다. 언어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이 사업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몽골 어린이집과 법당은 대지 450평에 2층 연건평 130평 규모로써, 어린이집은 1,2층 85평, 법당은 2층에 45평 규모이며 어린이를 80명까지 모집할 수 있고 법당은 아담하게 잘 꾸려져 있었다.

몽골은 중국으로부터 독립하면서 러시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더구나 러시아에 지배를 받고 있을 때 사회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아 외국인에게 토지 소유권은 금지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에게는 토지 사용권을 주며, 건물은 삼동 인터내셔널 법인으로 등기까지 마쳤다고 보고했다. 몽골 어린이집 건축은 한국정부에서 지원하는 코이카와 외부보조금 없이 일반 후원자들의 순수한 도움으로 이루어냈다. 쉽지 않은 일을 모두가 힘을 합쳐 이루어낸 기적과도 같은 일을 해냈다.

국내에서 교당을 신축할 때 보면 교도들의 불사와 특지가의 도움으로 이루어지지만 이곳 몽골 어린이집은 거금의 희사자 없이 회원들의 한푼 두푼 모은 성금으로 개미의 바벨탑을 쌓은 것이다. 몽골 어린이집 개원을 앞두고 후원모금을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얼마나 모아질 것인가 반신반의를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교단의 원로정화 선진들을 비롯해 많은 재가출가 교도들이 십시일반으로 협조해 줘 예상외의 기금이 모였고, 몽골 어린이집 물품을 챙기는 과정에서도 수건 180여장을 원로들이 모아줬다. 수건 한 장 한 장에 원불교 선진들의 정성이 담겨 있고 이것이 교단의 힘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수건이 한국에서는 별것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몽골 어린이집 아이들에게는 소중한 생활용품이다.

"하고자 하는 서원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것을 실감하며 큰 감동을 받았다. 김 이사장님이 몽골 어린이집 개원까지의 경과보고를 했다. 지금부터 8년 전 처음 시작 할 때 몽골이 불교국가라는 점에 호기심을 갖고 접근했다고 한다. 첫 인연은 원광대학에서 박사과정에 다니고 있는 몽골 팔람이라는 사람과의 인연으로부터 비롯됐다.

몽골에 제일 먼저 무상으로 게르를 지어주는 사업부터 했다. 쓰레기장에서 집 없이 생활하는 노숙인들에게 게르는 생활의 기쁨이요 삶의 터전이다. 한국 코이카로부터 지원받아 그 곳 어려운 지역에 한글, 컴퓨터 등 교육 사업을 전개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몽골 사람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신의를 저버리는 일들이 많았다. 이에 좌절하지 않고 일심으로 이곳에 교당을 만들어 보겠다는 신념으로 제일 먼저 추진한 사업이 어린이집 교육 사업이었다. 정식으로 수익사업체 인가를 얻어 어린이 집을 만들게 되었다. 처음부터 종교법인 설립인가를 받는다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먼저 교육 사업을 하고 차후에 종교 법인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과보고에서 김 이사장의 추진력을 높게 평가하게 됐다. 이러한 사업은 성직자의 서원에 기초한 추진력이 아니면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며 존경심이 솟았다. 이제 정년을 앞두고 일생을 정리해야 할 마당에 큰 꿈과 포부를 갖고 시작한 몽골의 이 사업은 개인의 것이 아니고 교단의 교화 사업이며 김 이사장의 간절한 서원이 이루어낸 큰 불사다.

몽골 땅에 불종자를 심어 앞으로 이사업이 크게 활성화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법신불 사은전에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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