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상담 평생교육원, 목우선원

▲ 인경스님은 간화선을 중심으로 다양한 명상·심리치료 융합을 통해 마음공부의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인간의 심성을 본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경쟁과 분열, 갈등으로 점철된 현대사회의 스트레스 증후군을 해소해갈 수 있을 것이다. '내적인 통찰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고, 현실의 고통 문제를 해결하고 치유한다'는 모토로 명상과 상담, 심리의 융합적 치유를 시도하고 있는 명상상담 평생교육원(이하 교육원)을 찾았다. 교육원은 지난 10여 년간 간화선 수행과 불교의 명상 전통에 기반한 새로운 심리치료 기법을 개발, 명상훈련의 지평을 확대해가고 있으며, 2004년 명상상담연구원으로부터 시작, 2014년 8월 교육청 인가교육기관으로 개원했다.

간화선, 절박한 나의 문제가 화두

한국명상심리학회장인 인경스님은 "현대인들의 불행은 '질문하지 않음'에서 온다"며 "바쁜 삶에 쫓겨 질문 던지는 것을 잊고 대신 스마트폰으로 검색하기 바쁘다. 바른 자세로 앉아 조용히 눈을 감고 내가 무엇에 집착하고 두려워 하는지. 이 집착과 괴로움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 보라. 이 질문이 자기 자신을 깨우고 성장시킨다"고 살아있는 절박한 삶의 물음이 진정한 활구(活句)요, 화두(話頭)임을 강조했다. 대혜종고 선사가 제창한 간화선의 출발도 여기에 있다.

간화선의 수행 대상은 스스로의 성품인 자성(自性), 모든 현상에 관통하는 핵심적 본질로서의 성품인 법성(法性), 본래부터 주어진 성품인 본성(本性), 모든 인간에게는 부처의 성품을 가지고 있다는 불성(佛性)이다. 또한 영성, 본래면목, 공적영지라고도 말한다. 이러한 의리적 표현을 넘어 '이 성품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이것이 간화선의 핵심 질문이며, 참구 대상이다. 지금 행동하고 있는 행위의 본질적 주체자를 발견하자는 것이다.

인경스님은 "이러한 체험적 요소가 있기에 간화선 수행은 출가자들의 전유물이요, 재가의 삶 속에서는 실현하기가 난해하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보면 수행이란 당연히 어려운 것이다. 힘듦을 통과해야 화두이고 깨달음을 증득할 수 있는 것이다"고 목숨 바쳐 도전해 볼 것과, 조금 안된다고 포기하는 패배자적인 퇴굴심을 버려야함을 주문했다.
 

▲ 교육원에서는 명상·심리·상담의 3가지 요소를 통해 내적통찰과 치유상담을 프로그램화하고 있다.


간화선과 위빠사나, 공존의 시대

현재 불교선방에서는 간화선과 위빠사나, 그리고 다양한 수행적 요소가 배분되어 운영되고 있다. 간화선 중심의 전통에서 깨달음을 추구하는 방법론의 융합이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간화선과 위빠사나의 공부대상이 다름을 알아야 한다. 간화선은 대승불교의 핵심인 성품에 대한 직접적인 탐구이다. 반면 위빠사나는 <대념처경>에서 보듯 몸, 느낌, 마음, 담마의 '신수심법(身受心法)'의 네 가지 요소(四念處)를 대상으로 한다. 이 네 가지 요소는 다 관찰이 가능한 대상이다. 담마(法) 또한 생멸작용이므로 알아차릴 수 있다. 위빠사나 수행이 쉽다고 하는 이유는 관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간화선은 처음 수행하는 이들에게는 성품을 체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관찰이 용이한 위빠사나 수행에 매료되기 십상이다.

이러한 이유로 교육원에서는 몸, 느낌, 마음, 담마의 네 가지 요소에 대한 관찰과 이해를 선행적으로 훈련하고, 보다 심층적인 본성의 문제에 대해서는 심화과정에서 지도하고 있다.

인경스님은 "수행적 갈등과 혼선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조금 더 간이하고, 단계적으로 인도할 필요성이 요청되고 있다"며 "교육원에서는 명상심리상담사 자격증 과정을 통해 공부의 성장에 따라 본질적 깨달음을 병행하는 간화선적인 요소가 안배돼 있다"고 설명했다.

명상-심리-상담의 융합적 치유

교육원의 명상심리상담 지도자 과정은 '명상-심리-상담'의 종합적 수행을 가능케 한다. 3급, 2급, 1급, 슈퍼바이저의 4단계로 구성돼 있는 각 과정에는 각 급수별 핵심목표가 주어지며, 최종적으로 깨달음과 지도자로서의 인격도야를 지향한다.

'감정조절'을 목적하는 3급 과정에는 대인관계 속에서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자각하고 표현하는 조절과 통찰의 역량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둔다. '명상영역'에 있어 호흡명상과 느낌명상, 집단명상으로 '심리영역'에서는 불안, 분노, 우울, 외상 후 스트레스(트라우마) 이해를 통해 공감연습, 되돌려주기, 요약과 질문의 기술을 익힌다. '상담영역'에서는 상담기술연습과 집단상담을 통해 감정코칭 전문가 자격이 주어진다.

2급은 에니어그램 코칭마스터 과정으로 유식심리학에 바탕한 '영상관법(映像觀法, Reflected Image Meditation)'을 통해 자신의 성격을 조정해갈 수 있다. 또한 감정을 다루는 단계에서 성격심리학적 접근으로 교육원 자체 개발한 108배 에니어그램으로 성격을 감정형·사고형·의지형으로 분류한 8단계 상담모형을 운영하고 있다.

'영상관법(RIM)' 수행의 중요성에 대해 인경스님은 "깨어있지 못한 습관적인 반응은 무반성적인 자연적인 태도로서 제8 아뢰야식의 종자가 그 주범이다"며 "종자란 어떤 공능을 불러일으키는 잠재적인 힘인데, 언어적인 분별, 자아개념, 선악의 행위 등과 같은 것들이다. 이런 아뢰야식의 종자를 방치하고서는 판단중지의 명상수행이나 현상학적 작업은 사실상 난관에 봉착한다"고 심리치료의 성공을 위해서는 물들어 있는 의식세계를 정화시키는 명상이 절대적임을 강조했다.

1급 과정은 가족세우기 디렉터 자격으로 상담자에게는 필수적인 공부코스다. 이를 위해 자애명상, 현실치료와 간화선 연습, 가계도와 가족상담, 역할극 이론과 실제, 가족세우기 실습과 집단상담이 병행한다. 명상심리상담사 최종단계인 '슈퍼바이저'는 꼬박 4년여의 기간이 소요되며 교수로서 명상요가지도사가 주어진다.

불교명상과 현대상담 및 심리치료의 통합적 수행을 지향하는 명상상담 평생교육원. '마음바꾸기' 마음공부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현장이다.

www.medicoun.com, 02)2236-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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