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신관 교무 / 교화훈련부
지난 몇년간 가장 성공적인 사이버교화 아이템을 꼽으라면 단연 '온라인 법문사경'이라 할 수 있다.

원기95년 교단100주년을 맞아 자신성업봉찬을 다짐하며 출발했던 온라인 법문사경은 지난 6년간 교당 750여 개, 기관 14,0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총합 18,000번이 넘게 전서를 사경했고, 지금도 매일 1000여 명이 사경을 하고 있다.

과거처럼 교전노트를 들고다니지 않아도 컴퓨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지 할 수 있는 큰 장점을 가진 온라인 법문사경은 필사보다 키보드 타이핑이 익숙한 세대들을 컴퓨터 앞으로 불러모았다. 또 컴퓨터를 잘 모르는 어르신들에게도 한손가락으로 또박또박 자판을 누르며 타자연습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교화훈련부에서는 '온라인 법문사경 6주년'을 맞아 그동안 함께해 온 재가출가 교도들의 사경과 연관된 소중한 체험들을 모아보고자 지난 9월 한 달간 법문사경 체험수기 공모전이 열렸다. 그리고 여기에는 많은 사연과 정성이 담긴 160여 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에는 교당 교도들과 함께 법문사경을 하려고 컴퓨터 교실을 열기도 하고, 어린 손자녀의 권유에 어렵게 컴퓨터 사용법을 배우기도 하면서 온라인 법문사경이라는 신기함에 끌려 시작한 다양한 체험 사례들이 소개됐다.

하루도 빠짐없이 사경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지키기 위해 명절준비를 하다가 짬을 내 한 단락이라도 사경을 한 며느리의 사연이며, 늦은밤 퇴근길에 지하철 콘센트에 노트북을 꽂아 사경을 한 이야기, 5년에 걸쳐 전서 한번을 완경한 후의 뿌듯함 등 몇 번의 중단과 실패에도 계속 노력하다보니 한두 해가 지나 완경을 경험한 기쁨을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대목이 백미였다. 이러는 가운데 교도들에겐 이제 사경이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일과가 되어 갔고, 생활 속에서 만나는 순경·역경을 함께 이겨내는 의지처가 됐다.

온라인 법문사경이 소중한 삶의 고리가 돼 교당과 생활을 교법으로 이어줬다는 사연들은 굉장한 감동이었다. (당선작은 원불교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곧 e-book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온라인 법문사경을 오픈하고 초기에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자판을 두드리는 것이 무슨 공부가 되겠냐는 우려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여러 수기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었던 내용은 처음에는 단순한 타이핑으로 생각하고 빨리 치기에만 몰두하거나, '동네방네의 랭킹'을 올리는데 급급했던 마음이 사경 횟수를 반복하면 할수록 어느 순간부터는 그 마음이 사라지고 법문이 눈에 들어왔고, 그 뜻이 마음에 새겨지더라는 것이었다.

지난 6년간 온라인 법문사경은 100주년기념성업의 대표적인 자신성업봉찬사업으로서 역할을 톡톡해 해냈다. 또한 용어사전 검색, 감각감상 기재 등 법문사경을 하면서 다양한 마음공부를 챙길 수 있는 안내역할까지 했다. 온라인 법문사경이 마음공부 좋은 도반이라는 점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래서 아침저녁으로 열심히 온라인 법문사경을 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가기 위해 조석심고 시간에 목탁소리가 나오는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으려고도 노력했다.

100주년기념성업사업은 올해로 마무리되지만 온라인 법문사경을 통한 공부심은 다시 한 번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하려 한다.

현재보다 사경하기 편리하도록 단락구분을 정비하고, 사경하는 법문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기능과 원하는 법문이나 경전만 반복해서 사경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려고 한다.

무엇보다 언제 어디서나 사경을 할 수 있도록 모바일 법문사경 어플리케이션도 개발중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업데이트가 준비되고 있다.

〈대종경〉 변의품16장 말씀처럼 생활 속에서 부처님 법문을 가까이 하는 것이야말로 성인의 법을 체득하는 가장 빠른 방법 이 될 것이다. 온라인 법문사경에서 느끼고 체험했던 분들의 핵심은 재미와 경쟁으로 시작하다가 감화와 일상 수행으로 이어진다는 내용들이었다.

온라인 법문사경을 시작했다가 이런 저런 이유로 중단했던 이들, 또는 아직 온라인 법문사경을 해보지 않은 이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재미삼아 한번쯤 온라인 법문사경을 해봤으면 하는 것이다. 모두들 그렇게 시작했기 때문에. 그리고 필사 법문사경을 선호하는 이들이나 컴퓨터에 너무 서툰 사람들은 꼭 온라인이 아니어도 좋으니 필사 법문사경을 시작하는 계기를 만들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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