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미 교도 / 동영교당
대학생 시절, 캠퍼스 안팎으로 학생들의 집회와 시위를 보며 간혹 참여도 해봤다. 당시 음악과에서도 처음 시위를 했었다. 아마도 그때 부른 곡이 '임을 위한 행진곡'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강의실 밖으로 내다보기 시작했다. 이유는 우리의 시위 목적을 알고 싶어 하기보다 성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부르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너무도 색다르기 때문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온다. 후에 들은 말이지만 너무 감동이었단다. 어찌됐든 너무 아름다운 노래 덕분에 우리의 목적도 더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은 분명하다.

이렇듯 집회와 시위 때 부르는 노래(민중가요)는 시위의 목적과 의지를 보여 줄 수 있는 하나의 표현물이다. 실지로 나는 기도식을 마치고 '원하옵니다'를 조용히 부르는 교무들과 교도들의 목소리에서 간절함을 느꼈다.

10월11일 서울 보신각에서 사드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원피스 종교·시민 평화결사'를 개최했다. 이날 우리의 의지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오정행 교무의 글로 노래를 만들게 됐다.

'원불교는 평화다' 우리는 이기리라 승리하리라/평화의 성자 오신 땅 그 거룩한 땅을/우리는 지키리라 반드시 지켜 내리라/봉공의 성자 오신 땅 성스러운 땅을/우리 가는 길이 험해도 그 길에 평화가 있고/우리 가는 길이 멀어도 그 길에 정의가 있다/평화 평화 오직 평화 우리는 평화다/수호~ 오직 성지수호 우린 원불교다.

기존의 원불교 성가와는 다르게 '이기리라, 승리하리라~'의 가사가 어색할지도 모르겠다. 기존의 원불교적 가사는 '우리는 대화하리라, 끝까지 들어보리라~'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어느 드라마 대사가 생각이 난다. '왜 내 사람이다…라고 말을 못해'라는. 우리 원불교도 좀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노래에까지도 미치길 바란다.

한글자씩 풀어 헤쳐 보려 말고 그저 듣고, 부르고, 느끼면 그만이다. 노래는 그걸로 제 할일을 다 하는 것이다. 전국에서 많은 교무님과 교도들이 서울에 모였다.

나는 아직도 지난 5월 서울 월드컵경기장 근처를 둘러싸고 있었던 버스들의 행렬을 기억하고 있다. 그 장면 하나로 목이 메이고 가슴이 먹먹했던 것을 기억한다. 원불교 교도라는 것에 가슴이 벅찼다.

그때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원불교는 평화다'를 부르며 평화의 성자 정산종사가 탄생하신 성주성지 수호의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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