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경원 교무 / 육군사관학교 화랑대교당
군종장교 4년차인 2014년 9월. 6주 동안 충북 영동에 있는 육군종합행정학교에서 고군반 교육을 받았다. 원불교 군종장교로서는 1호 문정석 교무 이후 두 번째 고군반 교육이었다.

오랜만에 입대 동기인 법사, 목사, 신부들을 만나서 그동안의 군종 활동을 공유하고 현안을 해결하고자 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장기복무 결정이 안 된 군종장교들에게는 교육 성적에 따라 장기가 선발되는 기회의 시간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미 장기 선발이 된 신부들을 비롯해 일부 군종장교는 참가하는데 의미를 두는 반면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군종장교들은 과제와 발표, 수업 태도에 있어서 사뭇 진지했다.

교육 전 이미 장기 선발에서 제외된 나는 신부들과 함께 참가에 의미를 두었지만 임관 교육만큼이나 중요한 교육인 고군반 교육을 소홀히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교관에 의한 일방적인 교육이 아닌 교육생이 스스로 학습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라 교육 종료 후 밤늦게까지 예습은 물론이고 강의안까지 작성하는 등 제대로 된 교육을 받게 됐다.

고군반 교육이란 고등군사반 교육의 약자로 참모장교로서의 직무수행능력을 구비하는 교육을 말한다. 전술, 정훈, 리더십, 전산 등의 일반학과 군종업무, 군종 상담, 전시 군종활동, 대민업무 등 군종학으로 이뤄진 교육을 통해 전문적인 군사지식능력을 현장에 적용하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이다. 교육 내용은 군사 전문 용어로 이뤄져서 군종장교인 나조차도 다소 생소했지만 군복 입은 성직자로서 전문성과 특수성을 융합한다는 차원에서 고군반 교육과정은 배울 게 많았다.

특히 군종병과 창설 이래 최초로 병과 종합실습을 진행했는데, 전시 상황을 가정해 군종장교의 역할을 정립하는 시간이었다.

원불교가 군종에 참여한 지 몇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전쟁수행시 군종장교 활동에 대한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는데, 이번 실습을 계기로 전시 교범에 반영되고 영상 교재로 제작되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군종장교 3호인 강동현 교무가 병과 종합실습에 교육생으로 참가해 큰 호응과 성과를 나타냈다. 이는 그동안 군종교무들끼리만 공유했던 내용들을 이웃 군종장교들 앞에서 정식으로 시연하고 교범에 반영함으로써 후배 군종교무들에게 제공할 교육 자료가 만들어졌다는 데 의의가 있었다.

6주간의 교육을 통해 군종장교로서 부족했던 나와 한층 더 성장한 나를 보며, 남은 군 생활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다짐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