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당의 주인이란 생각으로 봉사해요"







좋은 법 만났으니 나혼자 좋아할 것이 아니라

주변에 전파해 여생동안 교화에 힘쓰겠다



'서리'가 내린다는 가을의 마지막 절기 상강(霜降)을 앞둔 10월20일. 낮에는 맑고 상쾌한 날씨가 계속되나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무서리'가 내린다.



천자만홍(千紫萬紅)의 울긋불긋한 단풍 천지를 뒤로한 채 유성교당 희타원 석희경(64·喜陀圓 石喜慶) 교도회장을 만나러 갔다. 제법 쌀쌀해진 아침 날씨 속에서 만난 그는 교화에 대한 열정으로 무척이나 뜨거웠다.



"저는 인연복이 많은 사람이예요. 대종사님 법을 만난 것부터 인연이고, 부모님과의 관계도 다 인연이죠. 60세 인생을 살면서 주변에서 그 누구도 저를 힘들게 한 사람이 없었어요. 남들이 어렵다고 말하는 시부모 님과도 큰 갈등 한번 없이 잘 지냈죠. 친정, 아이들, 남편도 마찬가지예요. 교법을 만나고 보니 인연복이 많다고 좋아만 할 것이 아니라 나도 선연을 맺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주변에 관계를 좀 더 잘하게 됐습니다. 이 좋은 법을 나 혼자 좋아할 것이 아니라 주변에 전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교화라는게 쉽지 않지만 여생동안 내 할일이자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유성교당에서 30여 년간 오롯이 교당일을 도맡아하고 있다는 그를 교당으로 이끈 데에는 친정어머니의 역할이 컸다.



"어머니가 유성교당 초창기 시절 주무님이셨어요. 그래서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유성교당에서 입교했죠. 그런데 결혼을 하면서 서울로 올라가게 됐고 2~3년간 교당에 나가지 못했죠. 30대 초반 친정이 있는 유성으로 이사를 오게 됐고, 그때부터 다시 유성교당에 나가기 시작했으니, 벌써 30년이 훌쩍 흘렀습니다. 원불교는 저에게 어느 순간 갑자기 다가온 게 아니었어요. 어릴 적부터 어머니 손잡고 교당에 나갔고, 다른 종교와 비교할 새도 없이 그냥 저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상이었죠. 삼남매를 낳고 보니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어요. 어머니만큼은 못하더라도 교당생활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교당 일에 솔선수범했습니다."



어머니를 롤모델 삼아 삼남매에게도 교법에 어긋나지 않는 삶을 살도록 지도했다는 그, 그 덕분에 남편, 삼남매, 사위, 손자들까지 일원가족을 이뤘다.



"할머니부터 엄마까지 교당에 다니는 것을 본 아이들은 유년시절부터 자연스럽게 교당에 나왔어요. 첫째 딸은 충남대학교 원불교동아리를 통해 원불교대학생연합회 활동을 하면서 카이스트 원불교 동아리에 다니던 교도를 만났고, 인연을 맺어 결혼을 했습니다. 원대연 출신 사위를 얻으니 딸 가족도 자연스럽게 일원가족이 됐죠. 그 사위가 지금은 유성교당에서 개벽단 단장을 맡고 있고 원광어린이집을 다닌 손자들도 부모 손잡고 교당에 잘 나오고 있어요. 둘째 딸은 서울에서 회계사 일을 하고 있는데, 대학생 시절 원대연에서 임원을 할 정도로 열심히 였죠. 아들까지 삼남매 모두가 엄마 뜻을 잘 따라주니, 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도중 그의 휴대폰 알람이 울렸다. 매일 정해진 시간 알람을 통해 1분선을 하고 있다는 그는 이 외에도 유무념공부, 마음공부, 절 수행 등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민성효 교무님이 유성교당에 오신 뒤 매주 수요일마다 절 수행, 교리공부를 하고 있어요. 보통 10명 정도의 인원이 함께 하고 비교도 3명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인원이 적든 많든 4년째 한 번도 안빠지고 교무님께서 이끌어 주고 계세요. 절 20분, 명상 20분, 교리공부 20분으로 총 60분을 하는 것인데, 집에서 혼자 실천하기 어려운 공부를 교당에 나와서 함께 할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평일에도 교당에 출석하니 다른 교도님들과 자주 만나게 되고, 교당 분위기도 더욱 좋아졌죠. 낮이나 밤이나 남다른 교화열정을 쏟는 교무님을 만나니 우리 교도들도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느낍니다."



올해로 만 4년째 유성교당 교도회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봉사에도 열정을 아끼지 않는다. 봉공회장, 단장, 중앙을 거쳐 현재의 교도회장까지 늘 교당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봉사에 임했다는 그다.



"30대부터 교당의 작은 일, 큰 일 모두 '내 일처럼 하자'고 다짐하고 봉공회 활동을 했어요. 중리종합사회복지관에서 5~6년간 매주 화요일 점심 봉사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몸이 불편하거나 혼자 사는 노인들을 위해 점심밥을 해주러 다녔는데, 몸은 고되고 힘들었지만 늘 보람된 마음을 얻고 돌아왔죠."



매일 카카오톡으로 전달되는 법문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그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주변 인연 교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다.



"퇴직하신 한 교무님이 새벽6시에 법문을 하나씩 보내주세요. 덕분에 정말 기쁘고 감사하게 하루를 시작하죠. 그 중 며칠 전에 받은 〈대산종사법어〉 교훈편 64장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바른 스승을 만나 마음을 밝히는 일이 어렵다고 했는데, 저는 좋은 교무님들을 만나서 공부를 하고 있으니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부에 그치지 않고 실행에 옮길 것이며, 주변인들에게도 많이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은혜를 알고 감사에 보은하는 생활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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