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빛내는 정전

▲ 김준영 교무 / 벤쿠버교당
사람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혼자서는 그 생명을 이어가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사회적 관계 속에서 행복과 의미를 느끼며 살아가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의 진정한 행복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떠나서는 생각하기가 어렵습니다. 문제는 그 각각의 사람들이 서로 다른 욕구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죠.

내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 또한 행복을 바라고, 내가 고통을 피하고 싶듯이 다른 사람들 또한 고통은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두 자기의 의견이 있다는 거죠. 세 살짜리 꼬마도 자기 생각이 있고, 선호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쉽게 그 사실을 잊어버리죠. 마치 세상이 내 뜻대로 굴러가야 할 것처럼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살아가는 방식을 너무 쉽게 평가하고 내 생각이나 방식을 주장하고 강요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도 모두 생각이 있고, 자기 방식이 있는데도 말이죠.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공존의 기술로 상호 공경과 정의를 실행하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심지어 원불교 대종사는 '처처불상 사사불공'이라고 하셨죠. 사람뿐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존재가 부처님과 같은 위력과 권능을 가진 존재이니 언제 어디서나 부처님 대하듯 대하라는 겁니다.

"7. 모든 사물을 접응할 때에 공경심을 놓지 말고, 탐한 욕심이 나거든 사자와 같이 무서워할 것이요," 세상 모든 존재의 위력을 알아서 존중하고 공경심을 잃지 말며, 지나친 욕심이 나면 사자를 만난 듯이 무서워하고 조심하라는 거죠. 내 욕심만 챙기려고 하면 언제든지 어떻게든 어떤 화가 따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의견이 다르고 이해가 다른 존재들이 어울려 사는 이 세상에서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각자 각자가 정당한 일을 하고, 부당한 행을 그쳐야 하죠. 그래서 소태산 대종사님은 우리의 성품을 따르고 발현하는 수행으로 "13. 정당한 일이거든 아무리 하기 싫어도 죽기로써 할 것이요, 14. 부당한 일이거든 아무리 하고 싶어도 죽기로써 아니할 것이요."라고 명확하게 밝혀주셨습니다. 누구든지 부당한 일을 하거나 정당한 일을 하지 않으면 불화나 불편, 고통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지 스스로 정의를 실천하고 불의를 멈추는 것이 그 모든 불화나 불편, 고통을 줄이는 첩경이죠. 어떠한 유혹과 경계가 있더라도 정의를 잃지 않고, 불의에 끌리지 않으려는 이러한 일련의 노력들이야말로 실질적인 삶 속에서의 솔성 수행입니다.

스스로 그러한 노력을 하면서 타인의 생각과 방식에 대해서는 존중과 공경이 필요하죠.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과 믿음, 우리에게는 타인을 내 맘대로 좌지우지할 책임이나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겸허하게 살아가는 거죠. "15. 다른 사람의 원 없는 데에는 무슨 일이든지 권하지 말고 자기 할 일만 할 것이요,"

이렇게만 살아간다면 세상은 얼마나 평화롭고 조화로울 수 있을까요? 공존을 위한 상호 공경과 정의 실현, 우리가 삶 속에서 잊지 말고 흔들리지 말아야 할 사실적인 수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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