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생수

▲ 김시명 교도 / 금천교당
서울 원문화해설단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공부하고 활동한지 벌써 일년이 된다. 작년 11월9일 100년기념대회 개벽순례를 이끌고자 과정을 시작해, 5개월만인 3월14일 과정을 끝마쳤다. 이후 기념대회에 앞선 한 주 동안 전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온 귀한 손님들을 맞아 서울 성적지들을 안내하는 영광스러운 일을 했다. 총무까지 맡게 되어, 운동화에 먼지 닦을 새도 없이 매일 걷고 또 걸었던 내내 내 마음은 늘 감사로 차올랐다.

이제와 돌아보면, 서울 원문화해설단의 시작은 해설단이라는 의미보다 원기100주년을 앞두고 어떻게 보은을 해야할지 고민했던 결과였다. 무엇을 해야할까 궁리 중에 다가온 소식을 좇아 시작한 해설단, 막연한 희망으로 시작한 공부는 항상 미진했던 공부길을 열어주어 매주 교도로서 기쁨이 컸다. 그러나 선뜻 해설단 일원으로까지 나서서 안내 하기엔 용기가 나질 않던 차에, 총무를 하게 되어 그 막중한 책임감으로 오늘까지 쉼없이 달려온 것 같다.

초반 과정은 원불교 기초이해와 백년의 역사와 인물사였다. 이 부분을 공부하다 보니 토떨어지지않던 마음공부 길도 보이기 시작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서문성 교무님의 가르침에 힘입어 새로운 행복한 인연들을 만나 북촌길과 창신길을 누비는 기쁨이란. 한 골목 한 골목마다 대종사님의 흔적을 빠짐없이 찾으며, 경성을 100여번 다녀가시며 곳곳에서 선진님들을 만나시고 법문을 설하신 역사를 느꼈다. 이 발걸음을 통해 경성교화의 토대를 닦으신 스승님의 역사는 알면 알수록 감동과 눈물이 가슴깊은 곳에서 솟구쳤다.

그러나 막상 실전은 달랐다. 진짜 안내에 나선 첫 자리에서는 어설프고 숙달되지도 않아 스스로 부끄럽기도, 목소리가 기어들어가기도 했다. 그렇게 반복하고 연습하고 고쳐가며 제법 힘과 열정을 실어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원문화해설단 모두가 훌륭하지만, 정말 신심과 공심으로 순례를 이끄는 단원들에게도 늘 보고 배운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보수교육을 통해 실력도 재차 검증하고 연마하고 있다.

그동안 참 많은 순례를 진행하고 함께 했다. 그러면서 느낀 점은 순례를 신청하시는 교당 교무님의 정성과 관심과 열정에 따라 결과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미리 답사까지 하는 열정, 코스를 확인하고 미리 예습하는 정성을 가진 교무님일수록, 그 교당 교도님들의 참여도와 집중도 역시 정성스러우며, 더 큰 공부 결실을 얻어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울성적지 순례는 눈에 보이는 것은 거의 없다. 그러나 대종사님의 살아있는 역사를 알고 내 공부에 초석이 된다면 그것이 더 없는 기쁨임을 우리 스스로의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 해설단들이 누가 오라고 하지도 않는데도 스스로 더욱 열정과 정성으로 그 어려운 시간을 내면서 봉사하는게 아닐까 싶다.

이제 1년이 된 서울 원문화해설단.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 습득한 일들을 바탕으로 앞으로 해결해가야 할 일들을 생각해보았다.

첫째는 뭐니뭐니해도 해설사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일이다. 어떤 일이든 기본 내공, 즉 실력이 있어야 어떤 발전과 진전도 이룰 수 있다. 둘째는 얼마전 서울교구 단체로 등록은 했으나, 이후 해설단이 오롯이 자립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마지막으로는 전국 교당과 기관의 지속적인 순례신청을 어떻게 이끌어내느냐다. 더 많은 교무님과 교도님들이 찾아주어야, 이 코스가 서울시의 문화유산이나 종교성적지 순례 코스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세계인들이 찾아 국내교화는 물론, 주세교단으로서의 세계교화에도 힘이 될 것이다.

서울 원문화해설단의 또다른 은혜도 있다. 공부 중 한 어른님의 발의로 시작된 성적지 매수금을 종잣돈으로 모으자는 뜻이 많은 스승님과 동지들의 정성에 힘입어 오늘에 이르렀다. 현재 5천여만원의 기금과 함께 계속 조금씩 쌓이고 있다. 또한 서울 최초교당의 창신동 경성출장소를 서울교당에서 마련해 줬고, 낙산공원안에 원불교 최초로 신축된 돈암동회관터의 표지석이 공원 한구석에서 지금의 자리로 이전하는 역사적인 일도 진행됐다.

그동안 진행에 대한 미숙함에 대한 불만도 많았지만 모든 경계를 접어두고 첫 단추를 잘 끼워야하듯 과도기도 잘 극복하려는 의지가 해설사들 속에서 충만되었기에 이소성대의 정신으로 가능하리라는 긍정의 힘을 실어 오늘도 순례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 순례단도 발전하는 모습으로 보답할수 있기를 염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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