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9월30일 사드 배치 부지를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으로 발표한 가운데 성주군민과 김천시민을 비롯한 대한민국 각계각층의 커다란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원불교 역시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교단적 차원에서 반대 운동을 벌이면서 '사드(THAAD) 말고 평화'를 외치며 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기획은 4주에 걸쳐 사드의 진실은 무엇이며 원불교의 한반도 평화운동과 앞으로의 대안에 대해 알아본다.


1주 사드 안보논리 되짚는다
2주 기고/사드, 국제정세가 변한다
3주 한반도 평화 위한 원불교 노력
4주 좌담/사드배치 과연 막을 수 있나


국방부는 지난 9월30일 사드 배치 지역을 성주성지 인근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과연 사드는 우리 국민에게 이익일까, 손해일까?

정부 주장을 중심으로 다섯 가지 쟁점에 대해 살펴본다.

▲ 북한의 미사일은 500km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부터 하와이 앞까지 타격가능한 장거리 탄도 미사일이 있다.

사드와 미사일 무엇이 다른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서 목표물을 맞히는 미사일이 탄도미사일이다. 탄도미사일은 높이 솟아올랐다가 목표물을 향해 떨어지는데, 이 마지막 단계를 '종말 단계'라고 한다. 이때 우리 쪽에서 미사일을 쏘아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파괴할 수 있는데, 바로 이런 미사일방어체계를 '사드'(THAAD)라고 부른다.

적의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는 X-밴드 레이더(AN/TPY-2), 적의 탄도미사일을 맞히기 위해 미사일을 쏘는 발사대, 사격통제소 등이 포함된다. THAAD는 'Terminal(종말) High Altitude(고고도) Area Defense(지역 방어)'의 줄임말로 보통 '고(高)고도 미사일방어 체계'라고 부른다.

사드의 요격미사일은 40~150km 고도까지 날아가 상대 미사일을 타격한다. 최대 사거리(발사지점에서 표적까지 거리)는 200km다. 경북 성주에 배치되는 사드 포대의 규모는 1기당 미사일이 8개 장전되는 발사대가 모두 6기로 총요격미사일은 48발이다. 미국 영토가 아닌 곳에 포대가 배치되는 건 한국이 처음이고 일본엔 사드 레이더 기지만 있다.

사드 1포대 배치 비용은 1조~2조원 가량으로 한국 전역을 방어하려면 2~4포대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드로 북핵미사일 막을 수 있나

북한의 탄도미사일 가운데 단거리용으로 스커드미사일(사거리 300~700km)이 있다. 주로 우리의 수도권으로 날아올 수 있다. 그런데 스커드미사일과 같은 단거리미사일은 최고 비행고도가 40km 밖에 안돼 요격지점 고도가 40~150km인 사드로는 맞출 수 없다. 한반도는 남북으로 길이가 매우 짧아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2~5분 내에 도달한다. 발사 뒤 몇 분이 지난 상승 단계에서 레이더로 탐지해 발사하는 사드로 요격하기는 매우 어렵다.

▲ 한반도 전시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불필요한 이유.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로는 노동미사일(사거리 1천~1300km), 무수단미사일(사거리 3천km 이상)이 있다. 노동미사일과 무수단미사일 같은 중거리 미사일은 일본과 주일미군을 겨냥한 것으로 수백 기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놔두고 굳이 노동 미사일로 남한을 공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사드의 성능에 대해서도 의문이 많다. 미 미사일 방어국 설명 자료를 근거로, 국방부는 사드의 14차례 요격 실험 중 11번 성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상세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실제 상황에서의 요격 능력이 검증됐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마이클 길모어 미 국방부 작전실험평가 국장은 지난해 3월 국회 상원 군사위에서 "사드 시스템의 구성 요소들은 지속적이고 꾸준한 신뢰성 향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자연 상태 시험에서 결함을 보였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왜 이렇게 반발하나

사드 체계는 요격미사일과 함께 'AN/TPY-2'라는 레이더가 배치된다. 이 레이더는 중국 내륙지방에 배치된 탄도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다. 사드 레이더로 중국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조기에 탐지하고, 이를 미국과 일본에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렇게 되면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요격할 충분한 시간과 더 많은 기회를 확보한다. 한국에 배치되는 사드 체계가 대중국 견제용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 레이더 때문이다.

미국 미사일방어 체계 전문가인 시이도어 포스톨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는 "사드 레이더는 중국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보를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에 제공해주는 등 미·중 간 전략 지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중국이 사생결단하고 반발할 수밖에 없다. 사드가 북한 미사일로부터 한국을 방어한다면 중국이 난리를 쳐도 당연히 배치해야 한다. 하지만 굳이 배치해 거대한 이웃 국가와 척을 져야 할 정도의 가치는 없다"고 말했다.

사드가 우리한테 도움이 되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사드 배치에 합의하면 어느 정권이 들어서도 되돌리기 어려운 대못이 될 것이다. 한·미·일 대 북·중·러 사이에 대결 구도가 부활하고 복지나 교육 대신 방위비에 세금을 더 쓰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배치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사드 1개 포대(레이더 포함)의 연간 운영유지비는 얼마나 될까? 미 국립아카데미 산하 국립연구협회의 '탄도미사일 알아보기'에 따르면 X-밴드레이더가 전방배치모드인 경우 최소 59.3백만 달러(670억 원)에서 최대 79.75백만 달러(941억 원)에 이른다. 한 해 방위비분담금 예산의 거의 10%에 가까운 액수다. 전문가들은 "2018년 예상되는 10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협상 때 인상을 요구할 것이 뻔하다"고 예측한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현재까지 경제적인 손실은 얼마나 될까? 중국은 우리나라 무역규모의 25%(미국과 일본을 합친 것보다 많다)를 차지한다.

10월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표적인 중국 소비 관련 10개 업체의 시가총액이 사드 배치 결정 발표 직전일인 지난 7월7일과 비교해 13조2460억원이 증발했다. 화장품을 포함한 중국 소비 관련주는 물론 관광ㆍ여행주 등을 모두 포함하면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시가총액 감소 규모는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사드 운영체제의 구성도와 원리.

레이더 전자파는 안전할까

사드 레이더에서 100m까지는 인원통제 구역이고, 3.6km까지는 비통제인원(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이다. 정부는 사드 전자파가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을 '괴담'이라고 한다. 실제로 한미 양국은 괌 미군 기지에 배치된 사드를 공개, 전자파를 측정해 본 결과 인체에 이상이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실험에서 레이더의 출력값은 공개되지 않았고 전자파를 측정한 시간은 고작 6분이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장기간 전자파에 노출될 것이 예상되는 레이더 기지 근처의 주민들에게 아무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미육군 사드 교범에는 강력한 전자파에 따른 매뉴얼을 설정하고 있고, 실제 배치도 사막이나 바다를 향한 해안지역에 이뤄지고 있다.

사드 레이더가 배치된 일본 교토의 주민들도 발전기 소음과 전자파에 의한 구토와 어지러움을 겪는다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015. <한겨레> 인터뷰) 이처럼 사드 관련 자료들은 전문가 집단과 정부 발표에 차이가 많다. 사드 문제는 시행착오를 겪기에는 치러야할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 평화의 성주성지가 출입통제구역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우리 교단의 입장은 더욱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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