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확실히 바뀌었다. 산하대지에 가을이 완연하다. 한국의 가을은 참으로 아름다운 풍광이다. 가을이 깊어가는 11월이 되면 원불교는 재가출가 교역자가 익산 중앙총부에 모여 총회를 갖는다.

금년에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를 위한 성주성지에서의 출가교역자 긴급 총회로 인해 순연한 출가교화단 총단회를 열고, 연이어 원불교 100년 기념성업회 위원총회와 중앙교의회를 개최한다. 일요일인 마지막날에는 정남정녀선서식과 법훈서훈식이 있다.

5월 1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5만여 대중이 모여 개교 100주년 성업기념대회를 성대하게 봉행한 교단은 이번 총회를 기점으로 원불교 100년 기념성업회를 총결산하고 해체하게 된다. 서울회관 자리에 100년기념관을 짓는 큰 과제를 남겨둔채 역사적 과업을 일단락 짓는다. 기념대회와 건설 장엄사업은 추진되었지만, 교단이 100년을 기해 거듭나기 위한 정신적인 작업은 소홀히 한 감이 있어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원불교대사전> 발간에 이어 <원불교 백년 총람>이 발간을 앞두고 있어 위안을 삼는다.

어려운 경제 여건속에서도 대산종사 탄생 백주년 기념사업을 전개하고, 개교 100년 기념사업을 추진하느라 재가출가 교도들의 노고가 많았다. 전교도의 참여와 합력으로 성금도 목표를 상향해 모금함으로써 다양한 기념사업을 무리없이 추진할 수 있었던 점은 원불교 교단의 장점이자 자랑이다.

출가교화단 총단회와 중앙교의회에서는 일본 치바법인 문제가 해결의 가닥을 잡을 수 있도록 총의를 모아야 한다.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대도정법회상인 원불교 교단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대의명분과 지혜가 결집돼야 할 것이다.

사드로부터 성주성지를 지키는 문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소태산 대종사의 좌우보처불인 정산종사와 주산종사의 탄생성지가 전쟁무기와 미군부대를 막아내는 평화의 성역으로 역할토록 하는 역사적 사명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가출가 교역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총회이니 만큼, 교단대의를 바로 세우고 재가출가 대중들의 마음을 하나로 결집하는 소중한 마당이 될 것으로 믿는다.

정남정녀선서식 또한 대중의 환영과 찬송을 받으며, 뜻깊게 열려야 한다. 양양한 교단 역사와 함께 생명을 같이할 큰 서원을 세우고 수도와 교화를 아우르는 고결한 뜻을 세운 전무출신 가운데서도 독신을 발원한 정남정녀들의 새 출발이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법훈서훈식도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모아 숭엄하게 진행해야 할 것이다. 법훈 서훈은 정신 육신 물질 삼방면으로 특별한 희사공덕을 세운 대봉도와 대호법을 기리는 자리이자 정식 출가위 법위에 승급해서 종사 법훈을 받는 주인공들이 남은 생에 더더욱 정진적공해서 대중의 스승으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법의 혜명을 밝히기를 축원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종사 법훈은 참으로 무서운 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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