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도광 교무 / 공군사관학교 성무교당
요즘 모든 매스컴과 여론에서 뜨겁게 거론되고 있는 이슈는 바로 현 정부 대통령과 최순실이라는 인물 사이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순실의 시대' 라는 말이 며칠사이 유행어처럼 인터넷과 구전을 통해 번지고 있는 가운데 작금의 대한민국은 사상초유의 패닉상태에 빠져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누굴 탓해야 하는지, 국정마비가 오고 아무런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는 상황 속에 대략 난감한 상황을 넘어서 완전 난감한 상황이다.

연일 언론에서는 비관적이고 비판적인 기사가 줄을 잇고, 국민들의 좌절과 분노는 극에 달해 있다. 국민들을 분노에 잠기게 한 '최순실 게이트'의 전모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영화 같은 사건으로 전국에서는 시국선언이 줄을 잇고 있다.

필자는 이번 사건을 보면서 과연 세상에 비밀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해보았다. 그에 대한 대답은 당연히 '없다'이다. 하지만 한 나라의 모든 통수권을 가진 대통령이라고 해서 국민들에게 들키지 않을 비밀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돼서 그러한 행동을 했었을까. 만약 그렇게 생각했다면 이번 사건을 보더라도 그것은 어리석은 착각이라고 본다.

어느 책에서 '볼 수 있는 자와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진 사람이라면 어떤 인간도 비밀을 가질 수 없다고 확신할 수 있다. 만일 그의 입술이 침묵하고 있다면 손가락 끝이 나불거릴 것이고 모든 털구멍 속에서 비밀이 새어나올 것이다'라는 글귀를 본 적이 있다. 이 책의 내용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결코 비밀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어느 하루는 소태산 대종사가 여러 제자에게 "사람이 마음 가운데 은밀히 악한 마음을 품으며 또는 은밀한 가운데 죄를 지어 놓고도, 천지 만물을 대면하기가 스스로 부끄러운 마음이 없지 아니하나니, 그것이 어떠한 연고일까"라고 물었다. 이에 이원화 선진이 대답하기를 "너른 천지 사이에 조그마한 사람 하나의 일이라도 천지 만물이 자연히 다 알게 되므로, 천지 만물을 대면하기가 스스로 부끄러운가 봅니다" 소태산 대종사 대답을 듣고 말씀하기를 "가령, 악한 일을 하는 사람이 저 혼자 마음으로 가만히 결정한 일을 누가 알리요 하지만 제 마음에 이미 결정한 때에는 곧 세상에 베풀어 쓸 것이요, 세상에 베풀어 쓰면 곧 세상이 알게 되므로 비록 은밀한 죄과라도 부끄러운 생각이 나는 것이니라" 또한 "사람이 지은 바 일체 선악은 아무리 은밀한 일이라도 다 속이지 못하며, 또는 그 보응 항거하지 못하나니 이것이 모두 천지의 식이며 천지의 밝은 위력이니라, 이 이치를 아는 사람은 천지의 밝음을 두려워하여 어떠한 경계를 당할지라도 감히 양심을 속여 죄를 범하지는 못하니라"고 말씀했다.

마음 한 번 가지고 몸 한 번 행동하고 말 한 번 한 것이라도 그 업인이 허공법계에 심어져서, 제 각기 선악의 연을 따라 지은대로 과보가 나타나는 인과의 이치 따라서 이번 일들은 엄정한 판결을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일도 그럴 것인데 하물며 진리 앞에서 비밀이 있을 리가 없다. 결국 진리 앞에서 우리는 발가벗고 서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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