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열 원무 / 여수교당
 
아들이 태어나면서 6명 가족이 같이 입교했다. 교당은 다니지만 가족들은 원불교가 아직 종교로써 와 닿지 못했다.

아내는 개신교를 오래 다녔던 터라 믿고 의지하는 타력신앙에 길들여져 자타력병진 신앙길이 여전히 어색한 것 같다. 하지만 원불교 신앙으로 남편이 조금씩 변화되어 가는 모습에 안심을 얻고 믿음이 깊어져 갔다.

특히 나에게 불만이 있을 때에는 "나 교회에 나가버린다"며 협박하며 놀리기도 하는데, 그러면 더 수행정진하고 계율을 지키려 노력하는 것을 기대하고 만족해 하는 아내를 보면 원불교 신앙에 점점 믿음이 깊어져 가는 것을 느끼곤 한다.

큰딸 진영과 둘째딸 시영은 해룡고등학교 원불교 동아리 혜원회장을 하면서 당시 임상원 교무의 지도로 원불교에 잘 적응한 듯 했다. 그러나 기숙 재수학원에 있으면서 원불교와 뜸해지고 대학에 가서도 원불교 동아리도 없고 교당에 가도 비슷한 동지가 없으니 원불교 신앙에 뜸해진 것을 느꼈다.

하지만 풍암교당 김윤진 교무와 자주 연락하고 마음의 안식을 삼으니 부처님 품안에 있는 것처럼 나로서는 항상 감사하고 안심하고 있다. 셋째딸 은영은 다행히 군산대학교에 원불교동아리가 있어 동아리 총무로 활동하며, 대학선방 훈련을 다닌다. 셋째딸은 원불교 신앙에 점차 성숙 해질 것으로 믿고 있다.

중학교 3학년인 아들 재용은 아직 엄마따라 점심 먹으러 가는 재미로 교당에 간다. 하지만 항상 마음속에는 자신이 태어나면서 온 가족이 원불교에 입교했다는 무거운 책임까지 안고 있으니 재가를 하던 출가를 하던 큰 역할을 톡톡히 하리라고 기대를 한다.

나의 형제 6남매에게는 날마다 법문 문자를 카톡으로 보내면서 '큰형 큰오빠가 원불교 교도'임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 그리고 '기회가 닿으면 입교하게 되리라'는 기대는 해보지만 원체 유교적 전통과 무종교 성향, 개인 성격이 강해 휘몰아 치지 않고 하루하루 법문으로 원불교와 가까워지게 하고 있으니 훈풍에 젖어들 것이라 생각하며 정성을 모으고 있다.

내가 33살에 결혼 전까지 무종교인이었는데 2대째 개신교 모태신앙인 아내와 만났다. 아내는 "같이 교회에 가보자"해서 부흥회날만 두 번 교회에 나가봤다. 나는 양팔을 들어 흔들며 통성으로 울어대는 모습이 도저히 이해가 안되고 미친 사람들로 보여 무협 소설에 장풍 맞고 수십장을 날가가듯 교회 밖으로 저절로 내 몸이 튕겨져 나오는 걸 두 번이나 겪고나서는 '나하고 개신교는 안 맞구나' 생각했다.

원불교도 무슨 행사 때면 인도하고자 하는 새로운 사람들을 초대하곤 하는데, 특별한 그런 취향에 맞는 분이 아니라면 내 경험상으로 평상시 조용한 정례법회 때 모시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4축2재 행사 때에는 새로운 이들을 초대하기보다는 원불교 교도들만의 행사로 만족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새로 교당에 첫발을 내딛는 이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원불교에 대해 "이곳이 무얼 하는 곳인가?" 탐색하게 된다. 그 사람들이 아흔아홉가지 만족했더라도 단 한 가지 마음에 걸리면 그 한 가지 이유로 다시는 교당에 오지 않게 된다. 이것을 내가 무종교인이었던 경험으로 당연히 느꼈던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생각해볼 때 '신입교도 훈련 프로그램'이 매월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가르칠 분이 없어 못 가르친 게 아니라 뭔가 신입교도에 대한 친절한 프로그램이 정례적으로 있고 담당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이런 차원에서 내년은 교화분과장님과 협의해 이러한 프로그램을 바로 실시해야겠다 생각한다. 교당을 새로 찾은 사람마다 이유가 있고 특성이 있기 때문에 원불교를 더 잘 설명하고 이해시켜 줄 수 있는 교화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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