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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을 여는 시
마음의 문을 여는 시
  • 이원구 시인
  • 승인 2016.11.04
  • 호수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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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生不願堅以穹 試看三田渡口碑 人生不願才且文 試讀三田碑上辭 三田日夜流
운운下流直接東江사 他年若過東江去 莫以吾牛飮江水

돌로 태어나려면 단단하고 크기를 바라지 말지니
시험 삼아 삼전도 어귀의 비석을 보라

사람으로 태어나려면 재주와 글을 바라지 말지니
시험 삼아 삼전도의 비문을 읽어보라

삼전도 강물은 밤낮으로 소용돌이쳐 흐르는데
하류는 동강 가에서 바로 만난다

만일 다른 날에 이 동강을 지난다면
우리 소에게 그 강물을 먹이지 않으리라

'삼전도를 지나며(過三田渡有作)'-남공철(南公轍 1760-1840 조선후기의 문신)

대제학 남유용의 아들인 남공철의 본관은 의령, 호는 금릉(金陵), 당대 제일의 문장가로서 순조 때 영의정을 지냈으며 '금릉집' 등을 남겼다.

위 시는 남공철이 젊은 시절에 송파나루의 삼전도 비문을 보고 뛰어난 재주를 경계한 작품이다. 남공철은 병자호란 때 인조의 간곡한 부탁으로 청나라 황제의 공덕을 칭송하는 치욕적인 '삼전도비문'을 쓴 부제학 이경석을 기억한 것이다. 하지만 남공철은 순조 때 영의정을 지내면서 안동김씨 세도정권에 협력하게 되었고 문장력이 뛰어난 그는 수많은 비문을 써 주었다.

중국의 요 임금이 아들 대신 허유에게 왕위를 물려주려고 하자 허유는 강물에 귀를 씻었지만, 소부는 고상한 척하는 허유가 귀를 씻은 강물에서 소에게 물을 먹이지 않았다고 한다. 허나 권력을 탐하는 것이 어디 정치뿐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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