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서 저술로 읽는 교사〉

▲ 〈원불교 연혁〉 표지와 속지.
원기38년(1953) 제1대성업봉찬회를 결산하는 과정에서 교단의 교당·기관의 창립역사가 정리된다. 〈원불교연혁(沿革)〉이 그것이다. 제1대 성업봉찬사업의 회향 때에 맞추어 교단의 교당·기관 각각의 연혁을 파악한 것으로, 회장 이공주(李共珠, 1896-1991)종사가 직접 작업했다.

이 〈연혁〉은 국판 88쪽에 국·한문 혼용이다. 저작 겸 발행인 이공주, 원불교 중앙총부 제1대성업봉찬회 발행이다.

구성은 머리에 '성업봉찬(聯詩)'를 싣고, 지부(支部, 各地敎堂區域順), 준지소(準支所), 각지사업기관 순으로 편성하였다. 첫 내용으로 담은 원불교연혁 및 익산교당에는 1.소태산대종사의 약력, 2.교단의 연혁, 3.창립유공인을 실어, 교단의 역사와 교세현황을 실었다.

당시는 교당을 '지부'로 호칭했는데 이에 1.원불교(익산)·이리·수계·삼례, 2.영산·신흥·대마·도양·광주·봉동·왕촌, 3.서울·개성·춘천, 4.마령·전주·좌포·관촌·중길·장수, 5.당리·경남·초량·용암·진영·다대, 6.금산·용신·신태인·화해·정읍·승부, 7.남원·운봉·호곡·금평·오수·군산의 7개 지역, 40개 교당을 수록하였다. '준지소'에는 함열·덕룡·산서·목동·인월·창평·순창·목포·마산·부안의 10개 교당을 수록하고, '사업기관'에는 보화당약방·삼창과원·삼창공사·이흥과원·금산요양원·원광대학·원광중학·보화원·익산보화원·개성수양원·당리수양원·전주양로원·군산애육원의 12개 기관을 수록하였다. 준지소는 설립한지 얼마 경과되지 않은 선교소를 이르며, 제1차 성업봉찬대회를 전후하여 10개의 교당이 설립되었음을 말해준다.

따라서 원기38년 당시의 교세가 중앙총부 및 직할인 익산교당(총부교당)을 포함하여 50개 교당과 10개 기관이었다. 교당을 7개 지역으로 나누었으나 아직 교구제가 시행되기 전이었으며, 행정구역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현재의 광역지자체로 보면 서울·경기·강원·부산·경남·전북·전남에 교당·기관이 있었다. 현재 충남에 소속된 금산은 당시 전북이었고, 경기에 있던 개성교당·개성수양원은 남·북한이 나뉘어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던 곳이다.

각 지부는 연혁·위치·창립유공자를 밝히고, 준지소는 연혁·창립유공자를, 기관은 연혁·위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보면 교단의 성립과 교화의 전개상황을 알게 된다. 창립유공자를 우대하던 대종사 당대의 전통이 이공주종사의 역사의식과 치밀한 조사정리를 통해 잘 밝혀져 있다.

원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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