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화니 대표 / (주)핑크로더 공정여행사
 
가을하면 감성이 풍부해지는 계절, 이번엔 문화와 예술이 있는 곳으로 한 번 떠나보려고 한다. 한창 부산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곳, '수영'이다.

부산비엔날레는 부산의 대표적인 미술제로 지난 9월에 개막해서 아직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이라는 주제로 부산시립미술관, F1963(고려제강 수영공장) 에서 11월 30일까지 열린다.

이번 비엔날레엔 23개국 121팀이 316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크게 프로젝트는 1, 2, 3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프로젝트 1과 2는 전시 장소도 다르고 전시 성격도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관람객들은 자신의 기호에 따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프로젝트 1은 비엔날레 주 전시장인 부산시립미술관에서 프로젝트 2는 고려제강 수영공장에서 진행된다. 부산시립미술관은 미술전시를 위해 만들어진 공간인 만큼 편안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려제강 수영공장은 새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보니 굉장히 이색적이다.

폐자재를 활용한 리모델링, 와이어를 구부린 조형물 등 새로운 형식의 인테리어가 인상적이고, 주변 공간을 정원으로 활용해 잠시 산책하기도 좋다. 쇳가루 날리던 철강 공장이 비엔날레 전시장으로 탈바꿈해서인지 최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방문하고 있다.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어떻게 다른 공간으로 활용할 것인가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그러다 마침 비엔날레랑 연결이 돼서 전시장으로 변신했다. 근처에 아파트 단지와 대형마트가 있다 보니 주민들이 쇼핑도 하고 공연도 보며 주말을 보내는 재미가 하나 더 늘었다. 전시, 공연 외에도 공장 안에 입점한 커피숍과 맥주가게도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

이렇게 오래된 공장이나 산업 현장을 예술 공간으로 바꾸는 일이 최근 많아지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 제분소가 커피숍으로 바뀌었고, 부산에도 부산역 건너편 구)백제병원이 커피숍으로 활용되는 등 요즘은 옛 건물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그런 공간들이 인기다. 전포 공구거리 카페처럼 사람들은 융복합된 공간을 이색적으로 생각하고 가보고 싶어 한다.

수영은 또 최근에 예술가들이 자리 잡고 활동하면서 수영성문화마을로 거듭나고 있다. 플랜비예술협동조합에서 마을잡지, 마을박물관, 마을지도, 수영성 난장 등 여러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수영성 난장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개최되는 프리마켓으로 자체적으로 공연이 있다. '벽사유희'라고 부르는데 풍물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퍼포먼스와 퍼레이드 공연을 한다. 수영교차로 가까이에 있는 팔도시장에는 옛날부터 장사를 해온 오래된 식당들이 많으니 재미있게 놀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좋다.

그리고 수영은 문화, 예술뿐 아니라 역사가 담겨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이 조선시대 경상좌도 수군 절도사영이 있던 곳인데, 수영이라는 지명도 수군 절도사영에서 따온 것이다.

수영동은 예부터 바다와 접한 해양마을로 어업이 발달한 마을이었다. 조선 중기 '좌수영'이라 불리며 군영 지역으로 발달했고 수영강 하류 일대의 사회, 문화, 경제의 중심지였다. 임진왜란 당시 이곳도 왜적의 침입을 받았는데, 수영성은 장군이 도망가서 백성들이 게릴라 전으로 자기 동네를 지켰다고 한다. 이 때 희생한 25명의 사람들을 기리는 비가 수영사적공원 안에 있다.

마지막으로 문화와 예술, 역사가 담겨있는 수영을 한 번에 둘러보길 원한다면 비엔날레기간 동안 운행되는 '수영구 관광버스투어'가 있다. 수영구 지역 내 주요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버스투어인데 광안리해수욕장~민락수변공원~수영사적공원(팔도시장)~고려제강 수영공장~영화의 전당~광안대교를 둘러보는 3시간 코스이고 이 버스를 이용하면, 비엔날레 티켓도 30% 할인받을 수 있다.

이번 주는 문화와 예술, 역사까지 다양한 감성을 채울 수 있는 수영으로 한 번 떠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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