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빛내는 정전

▲ 김준영 교무 / 벤쿠버교당
'나라가 바뀌어야 한다',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나라 안팎이 떠들썩합니다. 많은 사람들에 의해 다양한 해법들이 회자되지만, 정말 어떻게 해야 좀 더 나은 세상, 좀 더 나은 나라가 될 수 있을까요?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원불교 소태산 대종사께서도 같은 고민을 하셨습니다. 깨달음을 얻은 직후 세상을 살펴보니 세상은 온통 원망 병, 의뢰 병, 불합리한 차별 병 등으로 고통 받으면서도 정작 당사자들은 자신이 무슨 병에 걸린 지 조차 알지 못했죠. 고통받는 이들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기 위해서는 당장이라도 어떠한 조처를 취해야만 할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대종사는 막막하셨을 겁니다.

고심 끝에 원기 원년5월 '최초법어'가 탄생합니다. 세상을 구하는 중요한 방법으로 가장 기본적인 해법을 제시하신 거죠. 수신의 요법, 제가의 요법, 강자 약자 진화상 요법, 지도인으로서 준비할 요법 이 그것입니다. 유가의 〈대학〉에서 제시하는 올바른 선비의 길 중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개념과 상통하는 해법이죠. 스스로 몸을 닦아 가정을 바로 세우고, 강자 약자가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 자리이타로서 배우고 이끌어 모두가 영원한 강자가 되로록 노력하며, 지식이든 지혜든, 경제든 기술이든 어떠한 방면에서든지 타인을 지도하고 이끌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들은 지도인으로서 준비할 요법을 익혀 사람들을 바른 길로 인도해나갈 때 세상은 실질적으로 나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신(修身)의 요법, 즉 자기 몸을 먼저 닦을 때에는 "1) 시대를 따라 학업에 종사하여 학문을 준비하고, 2) 정신을 수양하여 분수 지키는 데 안정을 얻을 것이며, 희·로·애·락의 경우를 당하여도 정의를 잃지 않으며, 3) 일과 이치를 연구하여 허위와 사실을 분석하며 시비와 이해를 바르게 판단하고, 4) 응용할 때에 취사하는 주의심을 놓지 아니하고 지행을 같이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게 학문과 수양, 연구, 취사의 삼학으로써 도학과 과학이 병진되는 원만한 인격을 갖춰나가도록 하죠.

그리고 제가(齊家)의 요법, 가정을 돌 볼 때에는 '1)생산 경제에 종사하여 의·식·주를 완전히 하고 매일 수입 지출을 대조하여 근검 저축하며, 2)호주는 견문과 학업, 자녀의 교육이나 상봉하솔의 책임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하며, 3)가족들이 서로 화목하고 의견을 교환하며, 4)안으로 마음 밝혀 주는 도덕의 스승이나 친구를 갖고, 밖으로 정치에 복종하며, 5)다른 가정들은 어떠한 희망과 어떠한 방법으로 안락한 가정이 되었으며 실패한 가정이 되었는가 참조'하여 건실한 가정을 이루도록 노력을 해야 합니다. 가화만사성이라 했죠.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들이 잘된다는 말입니다.

정말 세상을 바꾸고 나라를 바꾸는 일도 중요하지만, 내 몸을 바로 세우고 가정을 원만하게 가꾸는 일이 먼저죠. 개인과 가정을 떠난 세상과 나라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한방에 세상을 시원하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그런 묘안은 없습니다. 내가 변하고 우리 가정이 변하는 수 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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