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칼럼

▲ 홍일심 교도 / 원불교여성회장
인간의 삶에 있어 '나눔'이란, 가장 아름다운 덕성인 동시에 사회를 치유하는 근원적 처방이다. '나하나 꽃핌'에 그치지 않고 세상과 함께하려는 나눔의 숭고한 실천은 세상을 꽃밭으로 만드는 놀라운 생명력을 창출하는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대종경〉 변의품 27장에서 "같은 밥 한 그릇으로도 한 사람에게만 주는 것보다 열 사람에게 고루 나눠 주는 공덕이 더 크다"고 말씀하시며 "같은 한 물건이지마는 한 사람에게만 주면 그 한 사람이 즐겨하고 갚을 것이요, 또는 한 동리나 한 나라에 주면 그 동리나 나라에서 즐겨하고 갚을 것이요, 국한 없는 세계 사업에 주고 보면 전 세계에서 즐겨하고 갚게 될 것이라, 그러므로 같은 것을 가지고도 국한 있게 쓴 공덕과 국한 없이 쓴 공덕을 비교한다면 국한 없이 쓴 공덕이 국한 있게 쓴 공덕보다 한량없이 더 크나니라"고 나눔의 공덕을 밝혔다.

우리 민족의 따뜻한 인정이 담긴 '십시일반(十匙一飯)'도 같은 맥락이다. 곧 "열 사람이 한 숟가락씩 밥을 보태면 한 사람이 먹을 만한 양식이 된다. 여럿이 힘을 합하면 한 사람쯤은 도와주기 쉽다"는 것이다.

원불교여성회는 이를 한 단계 더 성숙시켜 '만시일반(萬匙一飯)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은숙 교정원장은 지난 10월21일, 여성회 전국훈련에서 "여성이 깨어나야 투쟁과 반목의 시대를 녹여낼 수 있다"고 역설하며, "깨달음과 실천이란 적공의 과정을 거쳐 '변화'와 '변화시킴'의 역량을 갖춘 사람이 되자"고 법문했다. 한 교정원장은 "하나의 진리, 은혜의 관계를 깨닫고 실행하는 철든 사람이 되어 정신개벽 운동의 실질적 주인공들이 돼야 한다"며 원불교여성회의 만시일반운동이 이 시대 멘토운동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함을 주문했다.

원불교 2세기, 그리고 교단 3대말을 앞두고 있는 지금. 재가 단체의 사회참여 노력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왔던 대사회봉공의 실적과 노력이 교단 내부로부터 먼저 인정받아야 한다. 동시에 진지한 성찰이 병행돼야 한다.

원불교여성회는 그동안 사단법인 한울안 운동을 통해 지구촌 곳곳에서 자력이 없는 이들에게 정신의 자주력, 육체의 자활력, 경제의 자립력을 심어주고자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고 원기98년부터 시작된 아프리카 케냐 지원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케냐는 아프리카 동북부의 정치적 요지로 이곳에 교화의 거점을 마련하라는 좌산상사의 뜻을 받들어 한제은·한수녕 교무가 자원해 부임했고, 그 후 케냐 키툴루니 직업교육학교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으로 한울안 교실을 신축 봉불했다. 사업 당시 25명이던 학생 수는 현재 230명으로 늘어났고 대기자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키툴루니 직업훈련원은 올해 케냐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정부기관인 기술직업교육훈련청(TVETA)으로부터 정식으로 직업훈련원 등록증이 발급돼 각과마다 50명, 총 5개 학과 250명을 받을 수 있게 됐으며, 3급 자격시험을 볼 수 있는 훈련원으로 지정됐다. 한울안운동 케냐지부의 적극적인 업체발굴로 지난해 졸업생 62명 중 29명이 협력기업 및 기관에 취업했다. 올해에는 케냐교당 부지매입과 어린이집 공사를 할 수 있는 땅을 불하받고, 모기업에서 어린이집 건축지원까지 받았다. 어린이집을 통해 아프리카 여성들에게 무지와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립의 기회를, 자녀들에게는 질병과 위험으로 보호 받을 예정이며, 무엇보다 5천명이 넘는 가발공장 직원들이 근무하는 곳에 교당과 유치원이 함께 운영되는 환상적 조건을 만들어 현지 부모교화와 어린이 교육·교화를 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케냐 정부로부터 정식 선교허가를 받은 원불교이기에 교당설립은 원불교 여성회원들의 힘으로 해야 한다는 염원과 만시일반 정신으로 케냐교당 신축불사 후원모금을 펼쳐가고 있다. 각 교구와 교당에서 뜻있는 회원들이 발 벗고 나서서 우리의 힘으로 개척하는 케냐교당 건축불사에 힘 모아 줄 것을 기도한다.

사)한울안운동 한지성 대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까풍아에서의 경험과 케냐교당·어린이집 건립과 직업학교 운영 경험을 통해, 불사는 큰돈을 내는 사람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아니라 만인 불사라야 위대한 힘을 모을 수 있음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한 숟가락씩 1만 명 동참을 이끌어낼 때 케냐교당은 거뜬히 건립될 것이고 이것이 함께하는 대호법되기 운동의 결과물이 될 것이다.

'더불어 하면 쉽고 아름답다'는 한울안 운동의 구호로 상생과 자립의 기틀을 구축함과 동시에 원불교의 법종자가 뿌려질 아프리카 케냐교당 설립을 통해 이 시대 나눔 운동의 멘토로서 만시일반의 적극적인 동참과 세계교화의 따뜻한 참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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