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불교상담연구회를 이끌어 온 정조련 소장.
원불교상담연구회 10주년 학술
둥근마음상담연구소 정조련 소장

원불교상담연구회가 원불교상담학회로 새롭게 거듭나면서 보다 체계적인 상담교화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10월29일 원불교상담연구회는 원불교사상연구원과 공동주최로 '정신개벽의 상담적 접근과 전망'이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해, 원불교상담연구회10주년 기념 및 원불교상담학회 출범식을 진행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원불교상담연구회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온 둥근마음상담연구소 정조련 소장(잠실교당)이 기조강연으로 문을 열었다.

정 소장은 "정신개벽은 원불교 소태산 사상의 대표적 개념이라 할 수 있다"며 "물질문명의 극단을 치닫는 오늘날 그에 부응하는 새로운 정신문명의 출현을 요청하는 시점에서 '정신개벽'의 상담적 접근을 통해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원불교상담연구회 창립기념 세미나집 〈원불교 상담의 현황과 과제〉에서 '원불교상담'을 '일원상 진리에 바탕하고 그 심인자리를 알아 마음을 회복하고 활용하는 데 있어 제반 원불교 교리의 원리와 수행법에 근거를 둔 상담'임을 정의한 바 있다.

그는 "상담은 인간을 이해하며 그 성장을 돕는 전문적 일이다"며 "정신개벽 사상은 마음공부로 계승되고, 인간의 일상생활과 기능적 삶의 영위를 돕는 것을 목적하는 상담심리학적인 접근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관점에서 탄생한 원불교상담연구회, 둥근마음상담연구소 임상기관이 10년 전부터 교화현장과 사회적 기관에서 소태산 사상에 기반한 상담적 접근 연구와 노력을 해왔음을 강조했다.

그는 정신개벽에 바탕한 상담원리로 개교의 동기를 언급하며 "인간관과 상담의 필요성 및 방법론, 대상과 목적 등이 제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어, 이 점에서 상담적 접근의 가능성과 적절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용심법(用心法), 〈대종경〉 교의품 34장에 나타난 소태산의 병든 사회 진단 및 치유 필요 법문, 일상수행의 요법, 정신수양 등을 언급하면서 "모두 소태산 사상인 정신개벽관의 구세관 원리가 잘 나타난 법문이다"며 "정신개벽관에 대해 원만하고 지속가능한 상담적 접근을 충분히 가능하게 한다"고 했다.

정 소장은 이러한 교법적 기반 위에 원불교상담 방법도 소개했다. 원불교 상담과정의 방법론에서 대표적 요소가 되는 삼학팔조의 실천법인 일상수행의 요법,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는 주의심을 가지고 하는 공부법인 유무념 대조법, 경계따라 일어나는 분별성과 주착심을 바라보고 알아차려서 원래 불성자리로 회복하는 무시선법 등 모두 원불교 상담과정에 구체적이며 주요기제로 활용될 수 있는 방법들임을 설명했다.

한편 정 소장은 소태산 사상 '정신개벽'의 상담적 활용 사례도 발표했다. '무시선 활용 집단모래상자 치료 적용에 관한 연구-학교폭력청소년의 모래상자 주제변화에 미치는 영향'의 논문을 통해 무시선이 실제 원불교상담과정에 구체적으로 활용되는 예를 설명한 것이다.

연구의 효과 검증으로 학교 폭력대책위원회에서 의뢰한 폭력가해 중학교 남학생 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프로그램은 1회, 1시간씩 8회기와 4주 뒤 1회 추수회기로 총 9회기를 실시했다. 교차분석 과정을 통해 무시선의 견성 4단계를 회기별 유무념 빈도 변화와 마음챙김 과정을 살폈으며, 유무념 변화정도는 〈정산종사법어〉 원리편의 견성단계에 대한 언급에서 원불교대학원대학교 허광영 총장의 5단계 분류를 참고해 4단계로 축약 실시했다.

연구성과로는 모래상자치료의 내용 주제가 초기 '상해', '위협', '공허'의 상처주제가 종결에는 '신성', '변화', '연결', '중심화'의 치유주제로 변환돼 치유가 되었음이 검증됐다. 또한 무시선으로 인한 마음챙김의 유념 빈도수가 초기보다 과정에 따라 증가하여 마음챙김 능력이 향상됨을 알 수 있었다. 추후 상담에서의 중심화, 통합의 만다라상 표현, 마음챙김이 유지 또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교당국으로부터 폭력행동의 실제적 감소가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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