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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으로 무장해 밖으로 사회로 세계로
〈정전〉으로 무장해 밖으로 사회로 세계로
  • 정인성 교도
  • 승인 2016.11.18
  • 호수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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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성 교도 / 함안교당
소태산 대종사의 용심법(마음을 사용하는 법)을 20여 년 해오면서 참으로 많은 은혜를 입게 됐다. 그 중 하나가 심리 상담사가 됐다는 것이다.

용심법 공부는 나와 내 주위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지만, 내가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원불교라는 한계를 벗어날 수가 없어서 안타까웠다. 그러던 중 지인의 권유로 상담심리 대학원을 가게 됐고, 상담 심리사 자격증을 취득해 원 심리상담연구소라는 상담실을 열게 됐다.

지금까지 원불교 교법으로 여러 가지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상담을 시행해 도움을 주고 있다. 여러 가지 상담기법을 활용하지만, 가장 크게 도움을 받았던 것은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대종사의 〈정전〉이다.

〈정전〉은 내 삶을 개벽시키기도 했지만, 상담실을 찾은 내담자들에게 적용해 보니 그 효과가 실로 놀라웠다.

내담자들에게 경계가 무엇인지 가르쳐 주고 경계를 찾기만 해도 상담의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것이 신기하다.

왕따를 당해 힘들어하는 초등학교 6학년 여자 아이와 상담을 했다. 이 아이에게 경계를 찾게 했다. 경계 찾기를 통해 이 아이는 혼자 있는 것을 매우 불안해하고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넌 혼자 있는 것을 힘들어하네"라고 했더니 "아 그러네요"라고 답했다. 그래서 "혼자여도 괜찮다"는 얘기를 해줬고, 공부삼아 혼자 있어 보라고 했다. 다음 상담시간에 혼자 있어보니 어떠냐고 물어보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는 혼자 있으면 큰 일이 날 듯 느끼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친구에게 집착을 했다. 집착을 하면 할수록 친구와 멀어져 스스로 왕따를 당한다고 느꼈던 것이다.

혼자여도 괜찮다는 철학적 배경은 일상수행의 요법 중 '경계를 따라 있어지나니~'이다. 우리는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쁘고, 이것은 옳고 저것은 틀리고의 분별에 너무나 많이 주착이 되어있다.

이 아이의 경우 혼자 있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분별성과 주착심을 갖고 있다가, 혼자 있는 것도 진리임을 알고 혼자 있어보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을 깨닫고 친구와 자연스럽게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함안 교육청 산하 Wee센터에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게 됐다.

참석자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가 많았다. 사연을 들어보니 아이들 키우는 일이 장난이 아니었다. 한 어머니는 초등학교 1학년과 3학년 아이를 두고 있는데 아이들 걱정에 밤잠을 자지 못한다고 했다. 무슨 걱정이 그리 많으냐고 물으니 "우리 아이가 대학교는 잘 갈 수 있을까. 직장은 잘 잡을 수 있을까. 결혼은 잘 할 수 있을까" 이런 걱정을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일상수행의 요법에 나오는 '그 요란함'에 대한 얘기를 들려줬다. 지금 여기에 있는 그 요란함만 가지고 걱정을 하고, 대학이나 취직이나 결혼은 앞으로 10년, 20년 남았으니 그 때 걱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 역시 바로 깨닫고 과도한 걱정에서 벗어났다.

이후 그는 일상수행의 요법에 대한 짧은 강의를 듣고 공부가 더 하고 싶어 나와 일주일에 한 번, 개인적으로 용심법 공부를 하고 있다.

지금 세상은 과학문명이 발달한 만큼 정신이 따라가지 못하여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종사의 간단하고 편이하고 원만한 법이 어느 때 보다도 절실히 필요한 시기임을 체감한다. 우리가 먼저 〈정전〉으로 무장하여, 우리 자신부터 은혜를 입어야 다른 사람들도 도울 수 있다.

요즘엔 〈정전〉 외우기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 올해 안에 교의편을 다 외우리라는 목표를 가지고 외우고 있고, 가장 긴 사은만을 남겨두고 있다. 외우다보니 참 좋은 것들이 많이 있다.

있는 줄도 몰랐던 단어 하나하나가 새롭게 보이고 언제 어디서나 〈정전〉을 꺼내지 않아도 활용하고 연마할 수 있어서 참 좋다. 잠들기 전이나 새벽에 잠이 깨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머릿속에 〈정전〉이 들어있으니 아무데나 펼쳐서 연마하는 맛이 제호의 일미를 이룬다.

상담에 관련된 수많은 책들이 있고 마음을 공부하는 안내서가 널려 있지만 우리의 〈정전〉 한 페이지와 비교할 수 없다.

〈정전〉을 읽고 쓰고 외우고 실천하고 활용하면서 〈정전〉으로 완전 무장을 할 것이다. 그런만큼 내 삶은 더욱 윤택해지고 세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이 많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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