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에 걸쳐 사드의 진실은 무엇이며 원불교의 한반도 평화운동과 앞으로의 대안에 대해 알아본다.

1주 사드 안보논리 되짚는다
2주 기고/사드, 국제정세가 변한다
3주 한반도 평화 위한 원불교 노력
4주 좌담/사드배치 과연 막을 수 있나
▲ 최용정 교무
▲ 오정행 교무
▲ 이태은 사무처장

성주·김천 현장 분위기 이어
위로와 지역교화 접근해야


정탄백 삼동평화재단 되살려
평화담론 교단적 확산 필요

평화종교 이미지 쉽게 못얻어
실제 일하는 평화인재 길러야


본사는 성주성지수호와 사드배치반대, 그리고 한반도 평화협정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한 종교적·시대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원불교성주성지수호대책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김천교당 최용정 교무(이하 최), 교화연구소 오정행 교무(이하 오), 원불교환경연대 이태은 사무처장(이하 이)을 패널로 초대해 16일 좌담회를 열었다. 사회는 본사 이여원 차장이 맡았다.

- 성주·김천·서울의 현장분위기는

최= 성주는 기도집회가 100회를 넘어서면서 교구 지원도 안정적이고, 군민들과 함께하는 촛불집회에서도 서로 합력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반면 김천은 내부 분열 등 몇 차례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정리가 조금씩 돼 가고 있다.

이= 서울은 성지수호로 시작한 평화이야기를 미대사관과 국방부 앞에서 진행하는 것에 대해 이웃종교인들이 '누구도 하지 못하는 일을 원불교가 해내고 있다'며 많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온다. 지금까지 어느 종교나 단체도 건들지 못했던 국방·외교·안보·미국문제를 '평화'라는 아젠다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만으로도 한국사회에 굉장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느낀다.

- 대사회적으로 달라진 원불교 이미지는

최= 성주는 원불교와 군민이 한 가족 같이 협력해 가고 있고, 김천은 시민들이 원불교에 대해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지금은 원불교를 '로또'라고도 표현한다. 원불교가 함께하기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다고 말한다. 덕분에 현장에 있는 교무들이 많은 힘을 받고 있고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있는 것 같다.

오= 9월28일 성주성지에서 출가교역자 비상총회를 연 것을 보고 JTBC 손석희 앵커가 '원불교가 엔간해서는 크게 나서지 않는데'라는 말로 교단의 사드배치 반대 움직임을 전했다. 매우 고무적이고 놀라운 일이다"는 뜻이었다. 그동안 원불교가 인권이나 민주화운동 등 사회적 문제에 좀처럼 나서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에서 우리는 서울 개벽선언문을 통해 5가지 과제를 선정했다. 그 중 하나가 평화의 세계 건설이었다. 하지만 그 길을 찾지 못하던 중에 사드배치 문제가 떠올랐다. 이는 우리가 어디로 가야할지 그 방향에 대해 법신불 진리가 구체적인 길을 제시해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면서 남북관계가 단절되고 전쟁 위험수위가 높아졌다. 사드배치는 성주성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가 전쟁으로 갈지 말지를 결정하는 추라고 본다. 전쟁을 바라는 사람은 보수에도 진보에도 없을 것이다. 지금의 사드반대 정국자체가 평화를 만들어내는 기점이다.

이= 사드배치 문제는 결국 한반도 분단과 평화통일 문제에서 비롯한다. 결국 통일문제다. 정산종사의 평화사상, 선대 종법사님들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의지를 우리가 실천해야 할 때이다. '원불교는 평화입니다'라는 정신운동을 펼쳐 가야 한다.

- 사드 문제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최= 김천시민들은 사무여한(死無餘恨)이란 말을 좋아한다. 대부분 그 뜻에 동감하고 끝까지 함께 간다는 의지가 강하다. 사무여한의 조끼를 시장이나 시민들도 입으며군사무기 사드가 오면 '우리 다 누워버린다'하는 정신과 의지로 모두가 기도와 집회에 임하고 있다.

이= 서울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현장 분위기이다. 성주·김천은 젊은 사람이 많다. 그동안 대구경북지역은 원불교 교화가 어려웠다. 이번 계기가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만약 상황이 악화된다면 성주·김천 중심으로 일정이 짜져야 한다. 현장이 희망이다. 힘을 잃지 않게 해야 한다.

오= 현재 박근혜 정부의 국정마비 수준 상황에서도 국방부는 한일군사정보협정, 롯데측 대토협상 등 굉장히 발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이것을 볼 때 사드배치는 정부 의사보다는 미국의 의지가 분명하다. 현 정부의 잘못된 판단도 드러내야 하지만 미국의 전시작전통제권 등에도 이번 기회에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미국에 대해 압박 등 좀 더 멀리보고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 이제는 국회로 가야 한다. 정확하게 싸움의 상대가 누군지 드러내야 한다. 국방부장관 배후를 드러내고 주한미군 등 이런 이야기들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 또 한편으로는 평화의 종교 원불교 관점에서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시아 평화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봐야 한다.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고 진정성 있는 지원체계를 교단에서 마련해야 한다. 단순히 원불교 시민사회 조직에만 그치게 할 것이 아니라 공조직 안에서 논의해야 한다. 아무리 현장에서 열심히 뛰어도 교단에서 힘을 합해 주지 않으면 어렵다. 그 한 번의 소리가 큰 힘이 된다.

- 사드가 지역교화에 미치는 영향은

최= 성주나 김천은 이미 교화가 시작됐다. 그러나 이 분위기를 어떻게 잘 이끌어 갈 것인지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인력 재배치가 필요하다. 사드문제로 힘들어하는 그들에게 위로와 치유가 되는 길을 모색하고 이를 교화로 풀어가야 한다. 원불교 홍보는 다 됐다. 사드배치문제 이후에 원불교 교도뿐 아니라 호감을 가져주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서 교화할 것인지 현장에서도 많이 고민하게 된다. 그러니 교단차원의 대안적 지원도 부탁한다.

오= 그동안의 교화는 지역사회와의 만남보다 교당 안에서 교도를 관리하기에 바빴다. 이런 방법은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어렵다. 이제는 교화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직접 찾아가서 만나고 대화하며 지역사회에 뛰어들어야 한다. 교무들은 환경단체, 시민사회단체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활동을 펼치며 교화해야 한다.

이= 현재 성주성지 중심으로 평화순례길이 만들어졌는데 경상도~전라도 길을 따라 성지순례길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동서간 묵은 지역감정을 풀고 평화의 길을 개척하는 좋은 기폭제가 될 것이다.

- 평화세계건설을 위한 교단적 대안은

오= 새만금과 4대강 사업으로 국민들이 환경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 사드배치 문제도 사람들이 처음에는 안보문제로만 생각했다가 공부하다 보니 이것이 한반도 평화를 해치는 일이란 것을 알게 됐다. 이 계기를 통해 당장 내년부터라도 교정원에서는 평화교육시스템을 마련해 출가교역자와 교당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정산종사탄생100주년기념사업으로 삼동평화재단이 만들어졌는데 활동이 미비해 세계교화결복재단으로 합쳐져 버렸다. 평화 바람이 부는 이때에 기존의 삼동평화재단을 되살려 이곳에서 평화담론을 만들고 평화교육을 시키고, 실질적 활동에 들어갔으면 한다. 교단의 직접적인 지원과 동시에 '원불교는 평화'라는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최= 성주성지사무소 김원명 교무가 삼동평화대학을 7년간 이끌었다. 덕분에 성주성지는 '삼동평화'라는 인식의 싹을 틔웠다.

오= 서울대 백낙청 명예교수는 한반도의 모든 문제가 (남북)분단체제에서 비롯한다고 했다. 실제로 남북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다른 문제도 풀리기 어렵다. 정부도 이를 빌미로 안보를 주장하고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교단의 평화사상으로 평화담론을 확장시켜 가야 한다.

이= '원불교는 평화입니다(원피스)'선언으로 원불교는 평화종교라는 이미지를 얻게 됐다. 이미 20여 개 시민사회단체에서 선언했지만, 원불교처럼 이슈화되거나 알려지지 않았다. 쉽게 얻을 수 있는 이미지가 아니다. 나는 앞으로 우리 교단이 평화종교의 면모를 갖출 인재(피스메이커)와 역량을 키워갔으면 한다. 영국 대학처럼 원광대학교에도 평화학과와 대학원 과정을 만들어 남북통일과 평화문제를 이끌어나갈 인재를 키워야 한다. 또 성주성지 현장은 삼동평화대학을 살려내야 한다. 그래서 현장중심 학습과 평화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한다. 서울에는 한반도평화와 동북아평화를 이끌 '아시아평화센터' 건립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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