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감상담'은 촬영 현장의 분위기와 진행 능력에 따라 깊이와 수준이 확연히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
우리는 어떻게 공부하고 살아갈까 …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
WBS TV 개국과 시작, 강연·회화에 대한 자각·공부심 들게해
방송듣고 입교, 출가서원 … 카메라 앞에서 밝히는 인연과 다짐

우리는 어떻게 공부하고 수행하며 살고 있을까? 교도들은 어떻게 법연을 맺고, 또 어떤 은혜로 하루를 살까?

처음 만나도 '원불교 교도'라고만 하면 잃어버린 친척 만난 듯 반가워하는 우리, 그러나 신문과 잡지, 온라인 카페며 밴드가 있어도 더 이상 가까워질 수 없는 한계는 있다. 더구나 법력이 높거나 사회적으로 유명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큰 업적이 있는 것도 아닌, 다만 일요일이면 법회를 나가고 늘 교화를 다짐하곤 하는 대다수의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TV에 펼쳐지고 있다. 바로 WBS TV의 'TV감상담'이다.

'TV감상담'은 WBS TV의 어떤 프로그램보다도 가장 많은 목소리들이 담겨있다. 3~4분 동안 친구에게 하듯 차분히 털어놓는 원불교와의 인연, 신앙생활 이야기를 듣는 동안, 처음 본 사이인데도 부쩍 친근하고 교단 소속감이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23일 48회가 방송된 'TV감상담'은 WBS TV 개국멤버로, 가장 어려웠을 첫해동안 WBS TV 한가운데서 든든히 버텨준 의리의 프로그램이다. 처음 시작한 뒤 4회만에 섭외와 제작 문제로 잠깐 중단되기는 했지만, 이내 김일안 교무와 김현국 교무가 힘을 합쳐 매회 퀄리티를 높여왔다.

"처음에는 불단 위에 올라가 발표하는 감상담 위주로 기획했는데, 물량도 한계가 있을뿐더러 방송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보통 발표자로 나선 경우는 아주 잘하는 사람들이어서 진솔하고 평범한 교도들의 이야기라는 콘셉트와는 맞지 않았다."

PD와 작가들이 며칠씩 밤을 꼬박 새우던 개국 당시부터 'TV감상담'은 두 PD들에게 꼭 해내야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림은 김일안 교무가 그렸다.

▲ 본 방송은 매주 수요일 오후1시40분.

"대종사가 바라는 제자는 정·혜·계 삼대력을 갖춘 종교인인데, 이 방법으로 11과목을 내주었다. 정에만 들 것이 아니고, 혜만 닦을 것이 아니고, 계만 지킬 것이 아닌, 고루 하라는 뜻이다. 치우치게 되는 경우를 경계하며 공부와 수행을 해야 하는데, 실제 재가출가 교도들에게 약한 부분이 바로 강연이며 회화다."

강연이라고 하면 먼저 덜컥 부담스럽게 느끼는 대다수의 교도들. 'TV감상담'은 어쩌면 지금 우리들의 신앙에 어디가 부족한지를 짚어주는 성적표와도 같고, 이를 갈고 닦아 균형있는 공부와 수행이 되도록 하는나침반과 같다. 이런 바탕 위에 올린 'TV감상담'이기에, 교단 내 영상방송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인 김현국 교무의 합류는 천군만마였다. 김 교무는 아리랑TV를 거쳐 MBC 'PD수첩', '생생정보통', '불만제로' 등의 PD였다가 출가했고, 수학 중 '사마디'라는 단편영화로 원불교를 세상에 알린 교단의 보석이다.

"방송국에 와서 처음 한 일이 바로 카메라를 들고 직접 교도들을 찾아가서 촬영하는 일이었다. 한번에 5~6명을 만나 촬영을 하기 때문에 교당이나 기관, 행사를 직접 섭외하고 담당자의 협조를 받는다. 주로 '매거진원' 현장취재 촬영 전후에 즉석 섭외해서 'TV 감상담'을 촬영하곤 했다."

김일안·김현국 교무 모두 'TV감상담' 외의 프로그램들과 겸하고 있어 스케줄 및 제작비의 제한이 컸다. 이를 위해 다른 프로그램 촬영 때 합류해 서로 돕거나 한번 갈 때 최대한 많은 출연자들을 확보한다.

촬영은 주로 카메라 한 대와 마이크 한 대로 이뤄진다. 보통 PD와 작가가 함께 가는데, 둘 다 촬영도 겸한다. PD 혼자 하는 일도 부지기수인데, 그럴 땐 현장의 교무나 출연자 친구를 앉혀놓아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 대화가 되게 한다.

주로 질문하는 내용은 '원불교를 만나게 된 이야기', '원불교를 다니면서 느낀 점', '마음공부를 어떻게 하나?'. '원불교 자랑, 교당 자랑, 교무님 자랑' 등이다. 평이하고 대단치 않은 질문인 듯해도 카메라에 익숙치 않은 출연자들은 실수하기 일쑤다.

"아무래도 긴장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미리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가 되도록 노력하는데, 일안 교무의 경우 출연자를 만나면 바로 악수나 포옹으로 벽을 허문다. '요즘 그렇게 행복하시다면서요?', '얼굴에 기쁨과 보람이 다 보여요'와 같은 친근한 말로 한층 가까이 간다."

사람 기분 좋게 하는 리액션도 빠질 수 없다. WBS 라디오부터 함께해 온 방송 감각에 특유의 리액션이 더해진 김일안 교무는 'TV감상담'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일등공신이다.

카메라 밖의 에피소드들은 어떨까. 김현국 교무는 강릉교당 김태빈 교도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김 교도의 "출퇴근 시간에 버스를 타고 다니며 원음방송 라디오를 들었는데, 법문이 너무 좋아서 집 근처에 있는 교당을 직접 찾아 입교했다"는 얘기를 듣고 "방송교화의 중요성과 책임감, 무엇보다 큰 보람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김일안 교무는 최근 군종병 신성회 촬영이 뜻 깊었다고 짚었다. 번개교당 군종병이 촬영 중 "군대를 통해 알게 된 원불교에 감사하며 내게 큰 의미가 됐다. 전역 후 출가를 하고 싶다"고 밝힌 것. 김 교무는 "'TV감상담' 중 가장 기쁜 결실과 보람을 담을 수 있어 행복했다"고 돌아봤다.

1회 촬영도 잊지 못한다. 당시 신앙수행담이 발간된 목동교당을 섭외했는데, 최도상 교무가 촬영 전 전화를 해서 출연자 한 명 한 명에 대해 일일이 설명해줬다. 김일안 교무는 "그런 성의와 노력에 힘입어 참 좋은 내용을 세상에 내보낼 수 있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TV 출연에 난색을 표하거나, 촬영을 허락해 일정을 다 잡아놓고도 갑자기 거절하는 청천벽력도 감수해야 했다.

모두들 강력히 추천하는 공부 잘하는 교도의 사례도 있다. 칭송이 자자한데, 아쉽게도 법력이 말에 드러나지 않아 안타까움만 삼키고 있다. "사실 그런 교도들이 꽤 된다. 많은 교당들에서 감상담, 강연 자리나 기회를 마련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이를 교육하고 훈련하지는 못한다. 보통 일방적으로 설법이나 강연을 듣고 말기에 정말 중요한 과목인 회화도 어렵다."

'TV감상담'팀이 바라는 교단의 공부 문화도 이와 맥락을 함께한다. 언젠가는 하나의 주제로 교도들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토크콘서트를 열고 싶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지금의 제한된 사고나 분위기를 넘어서야 하며, 말하는 공부뿐 아니라 듣는 공부도 돼야 한다.

더 다양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너른 품같은 프로그램 'TV감상담'. 교단의 현재를 가장 잘 조명하며, 우리 시대 신앙의 모습을 가장 잘 짚어주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보석같은 프로그램이다. 'TV감상담'은 출연자 자신에게도 다시금 신앙을 되돌아보게 하는 기회다. TV 외에도 WBS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전 방송을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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