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도광 교무 / 공군사관학교 성무교당
지난 주 서울 거리를 헤매며 큰 서원과 신념을 세우는 것이 공부인들에게는 중요하고 꼭 필요한 것이라 생각되어 정산종사의 서원에 대한 말씀을 소개했었다. 그리고 이번 주 다시금 그 말씀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 일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군교화의 일꾼들인 원불교 군종병의 집체교육이었다.

원불교 군종은 전국 32곳의 군교화 현장에서 매주 3500여 명의 장병들에게 대종사의 일원의 교법으로 은혜롭게 물들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많은 부분에 있어 원불교 군종병들의 역할이 매우 크게 도움이 된다. 원불교 군종교구는 이러한 인연들을 쉽게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원불교 군종병 집체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오랜 고민 끝에 '군종병 신성회'라는 타이틀로 훈련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원기101년 11월17일~19일 2박3일 동안 영광 국제마음훈련원에서 제1회 원불교 군종병 신성회를 실시했다.

처음 예정된 훈련에는 전국에서 선발된 65명의 군종병들이 참석하기로 예정됐으나 전방부대 내 사정으로 25명이 참석하지 못해 총 40여 명이 훈련에 참석했다. 결제식을 시작으로 부대별 소개와 장기자랑, 군종병 신앙교육과 리더쉽 교육, 성지순례 및 서원의 밤, 모든 시간 시간들이 의미있고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저마다 원불교를 만난 사연도 다르고, 이해도 달랐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며 모두 하나가 돼갔다.

어느 장병은 천주교 집안이었으나 군에 와서 처음으로 원불교를 접하고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표어를 본 순간 이과와 문과의 환상적인 조화로 감탄하며 원불교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조금 낯설었을 수도 있었던 서원의 밤에 자신의 마음을 담은 서원을 100배와 함께 법신불 일원상 전에 올렸다. 나는 마음 속으로 '이들이 어디서 왔을까. 어떤 인연일까.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았던 이들의 합장에 내 모습이 보이고, 정성스럽게 한 배 한 배 올리는 100배에 나의 서원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는 생각을 하며 그 모습 하나하나가 너무 예쁘고 신기하고 감격스러웠다.

정산종사는 "우리가 영겁을 통하여 공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조건은 서원과 법연이니, 서원은 우리의 방향을 결정해 주고 법연은 우리의 서원을 이끌어 주며 북돋아 주시나니라."(〈정산종사법어〉 무본편 55장)고 말씀한 그 뜻을 깊게 헤아릴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 뿌듯했다.

이번 제1회 원불교 군종병 신성회를 통해 나는 영겁을 통해 공부할 수 있는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된 것이다. 이 인연의 꽃이 어디에 피었고 언제 피어났는지는 모르나 진리 안에서는 모두가 함께 피고 지며 영생을 함께 할 인연이라 생각되었다. "소중한 인연에 두 가지가 있나니 혈연과 법연이라, 혈연은 육친의 가족이요 법연은 법의 가족이니, 혈연과 법연이 다 소중하나 영생을 놓고 볼 때에는 혈연보다 법연이 더 소중하나니라."(〈정산종사법어〉 원리편 58장)는 정산종사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새기며 소중한 법연 놓지 않고 잘 챙기리라 다짐해보았다. (YouTube에서 '군종신성회'를 검색하면 관련 영상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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