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대정진기도 체험

▲ 양은상 교도 / 제주교당
나를 괴롭히던 집착 벗어나
채우려고만 했던 욕심 버리니
행복하고 감사할 일 많아

돌이켜 보면 내 60평생에 가장 잘한 일 가운데 하나가 늦게나마 원불교에 입교해서 열심히 생활한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날 젊은 시절에는 있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기대로 늘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불만이 쌓였고, 그로 인해 괴롭고 힘들고 어려운 날들이었다. 나만 잘하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악착같이 살았는데 '왜? 나에게만 이렇게?'하는 세상에 원망만 있는 그런 생활이 오랜 기간 동안 이어지는 나날이 더욱 괴롭고 힘든 악순환의 생활이었다.

이것이 쌓여 죽을 정도로 아프고 나이는 들어 회복이 어려워 병원에서 사형선고를 받는 지경까지 가게 됐다.

이때 다행히 원불교에 입교한 인연으로 여러 교무님의 기도와 지도에 힘입어 죽음 앞에 가서야 그토록 나를 괴롭히던 미래에 대한 환상의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나를 놓아버림으로 많은 것을 얻게 됐다.

그토록 이해하기 어려웠던 경전 속의 글들이 이해가 되고 이 모든 것이 내가 지어 내가 받는 호리도 틀림이 없는 인과에서 일어난 것을 알게 되고 그로 인해 원망이 없어지면서 세상에 감사하게 된 것이다.

채우려고만 했던 것을 버리고 나니 현실이 있는 그대로 보이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으며, 버리고 나니 올바른 판단이 되고, 바른 판단이 더 삶을 나아지게 했다. 그러니 현실에 불만이 없어지고 그래서 행복할 수 있고 행복하니 감사할 일이 많아지고….

이렇게 악순환으로 돌아가던 생활이 선순환으로 바뀌게 됐다. 마음 한 번 생각 한 번 바뀌는 것이 삶을 이렇게 달라지게 할 줄은 그 때는 정말 몰랐다. 그래서 만일 일찍 원불교에 입교해서 이런 삶을 살았다면 나의 삶은 더욱 나았을 거라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그러다 청운회 활동으로 100년 성업 릴레이 기도를 하면서 각 교당을 돌아다니며 기도하고 중앙 청운회 임원들과 조우하면서 다시 한 번 깊은 생각을 하게 됐다. 저 분들은 어찌 저렇게 열심히 할 수 있을까? 누가 시켜서는 저렇게 못할 거 같은데, 저 같은 정성과 열정이면 세상을 바꾸고도 남겠다는 확신이 들게 된 것이다. 이렇게 나를 변화시켜준 감사함에 보은할 수 있고 그렇게 정성과 열정으로 한다면 나를 넘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기도를 그렇게 한다면 그야말로 천의가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는 믿음이 생겼다.

전국은 몰라도 우선 제주도 원불교에서 다시 한 번 우리가 보은하여 변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보자고 제안했다. 제주교구 허재원 청운회장과 서울에서 귀촌한 이장권 교도 등 몇 분과 함께 뜻을 모았다. 다시 한 달에 한 번 새 삶 실천법회를 시작해 각 교당을 돌면서 기도하기 시작했고, 이제 일 년이 다 돼 간다.

이제 조금이나마 낯설었던 제주 각 교당 교도들과 친숙해지고 뜻이 통해 지면서 교구 교도 전체에 화기가 생기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양민수 대령의 전적인 노력과 협조로 강정마을 제주 해군기지에 법회를 개설할 수 있었다. 법회 개설 후 6개월이 지나면서 해군교화에도 불이 붙기 시작했다. 작게나마 나를 변화시켜준 원불교와 세상에 특히 주변에 보은할 수 있음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더욱이 기도를 통해 법신불 사은님께 이 감사함을 전할 줄 알게 돼 요즈음은 자주 기도를 한다.

매일은 못하여도 심고 외에 별도로 기도를 하고 특별한 일이 있으면 100일 기도로 정성을 드리고 있다. 남이 해주는 기도도 좋지만 내가 직접 진리에 접하는 기도를 드릴 줄 알게 돼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다시 생각해 보니 분명한 것은 원불교는 나를 변화시켰고 원불교100년 성업 대정진 릴레이기도를 통해 정성과 열정을 배웠으니 법신불 사은의 은혜가 한이 없다. 이제는 사회와 세상에 보은하는 생활로 그 감사함을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