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산 교도 / 대전교당
화두는 있다. 갈증처럼 목마름도 있다. 그래서 챙겨 가고자 하지만 늘 마음 같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렇게 6년~7년을 보냈다. 그래도 한결같은 제자리이다. 얼마를 더해야 할까! 회의감을 더해 때론 좌절과 반성의 요소도 된다. 행사가 끝나고 집계된 참여자, 방문자 수치는 그렇게 노력만큼 청년들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다.

그런데 늘 온라인상의 수치는 이상하리만큼 호응도가 높았다. 호응도 높은 신문기사, 발로 뛰는 파워블로거들의 극찬, 수없이 퍼져나가는 SNS, 눈에 띄게 늘어나는 페이스북의 좋아요 등 항상 '원래 대전이 늦어!' 치부하기엔 피부로 느끼는 현실은 늘 그렇게 의지하고는 상관없이 종잡을 수 없게 진행돼 가고 있는 듯했다.

내년을 기획하고 예상해야 하는 오늘. 또 회의를 한다. 길어질 것 같다. 이번엔 집행부 5명이 모여서 무엇이 그리 심각한지 숨소리조차 새어나오지 않는다. 마치 그냥 그림 한 점 거리에 그려놓고 보고 싶으면 보라는 식이다.

못마땅하다. 팀장으로 참여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기에 집행부의 안일한 인식이 못마땅하다는 말투다.

"어떻게 해야 하는데?" "연예인처럼 인식해야죠! 대중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그럴까! 정말 꼭 대중적이여야 할까? 모든 사람들을 다 만족시켜야 하고 그렇게 평가 받는 게 좋은 걸까?"

"아님 왜 합니까!"

문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다. 그 속에서의 이야기가 예술이 되고 문학이 되며 누군가의 삶이 된다. 그렇게 서로가 관계되어가는 과정에 사람으로서의 존재가 튼튼해진다고 믿고 살아 왔다. 그런데 하나 더 있다.

홍보다! 그럼 조금 더 청년들은 고민한다. '어떻게 누구를 대상으로 어디서?' 철학적 요소가 가득한 인문학에서 좀 더 세분화 되고 좀 더 전문화 되고 산업화돼 간다. 참여하는 청년들도 마케팅, 디자인 등 전공자가 차지 한다. 그리고 결론은 점점 성과주의로 빠져든다.

모두들 그렇게 배우며 현대를 살아간다. 그런데 재미가 없다. 결과에 집착하면서 흥을 잃어버린다. 그리고 일상의 반복처럼 행위만 이어질 뿐 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종종 길을 잃어버린다.

내가 누군지 무엇을 하는지를 놓쳐버리는 순간, 열정이 있을 자리에 경험만이 존재하고 설레며 현장을 뛰어 다니던 땀방울 대신에 익숙한 숙련의 자만이 뭉쳐 너와 내가 다른 교만이 놓인다.

"쉽지 않습니다!" 웃는다. 그래도 좋단다. 스텝들이 이런저런 문제로 회의를 할 때면 늘 당혹해 하던 정호다.

"늘 경험해 오던 일인데요" 한 해 한 해 다른 스텝인지라 늘 경청해 오지만 사실 전문화되어가는 청년들의 욕구를 채우기엔 벅차단다.

그래도 따르기로 한다. 후배들의 판단이 이미 예전 자신의 실수를 반복하는 것임에도.

"틀린 말은 아니죠. 그런데 아직 이 친구들에겐 실패할 권리는 있으니깐."

내년에는 홍보가 주가 된다고 한다. 20대~30대 타켓을 정하고 방식도 좀 더 세분화하고 인쇄물과 홍보 영상을 좀 더 고급스럽게 다듬고 사람들이 선택하는 단체로 나아간다고 한다.

"걱정스럽죠! 우리가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즐겼으면 하는데, 재밌으면 되는데 그저 신나게 떠들고 열심히 움직이고 그런 것들을 나눌 수 있어야 빨리 오고 싶은 쉼터가 되고 다시 시작할 동력이 되고 할 텐데 말이죠. 그게 청년문화이고 그게 문화를 만들어 내는 바탕이 되는데 대학이며 사회, 도시에서 만들어낸 경직이 너무 많이 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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