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맞춤형 치료로 명품병원 일구다'

▲ 오우성 아리울의료재단 이사장.
군산시 조촌 4길 11번지에 위치한 군산원광효도요양병원에 들어서자 살가운 인사로 내원객을 맞이하는 직원들이 인상적이다. 편안한 얼굴에서 따뜻함이 배어난다. 군산원광효도요양병원의 첫인상이 '인사'로 각인된 것은 친절한 병원, 환자중심 명품병원을 추구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원광효도마을에서 시작된 요양병원은 익산에서 산재· 재활병원으로 특화해 성공을 거두자 곧바로 아리울의료재단을 설립해 2012년 12월 군산원광효도요양병원을 개원했다.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요양병원 수요를 예측한 오우성 아리울의료재단 이사장의 혜안과 뚝심이 만들어 낸 것이 군산원광효도요양병원이다. 부채를 안고 시작했지만 현재의 자산 가치를 환산해 보면 탁월한 투자였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정확한 시장수요 분석에 따른 과감한 투자가 현재의 성공을 예약한 것이다. 익산·군산·청주원광효도요양병원은 이런 시대적 흐름과 시장 수요, 결단력 있는 투자가 만들어 냈다. '원광효도요양병원'이라는 브랜드로 신뢰성을 높이고 있는 군산병원은 진료의 특성화로 환자와 보호자를 만족시키고 있다. '원광' 브랜드가 주는 홍보효과는 원광대, 원불교, 원광대병원 등으로 확장돼 고객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군산시청 주변 상권을 살리다

4년 전만해도 현재의 군산원광효도요양병원 건물은 군산시의 애물단지였다. 군산시청이 조촌동으로 이전하면서 새로운 상권형성을 기대했지만, 덩치가 큰 건물이 시청 옆에서 폐허로 방치되면서 이미지 실추는 물론 상권마저도 무너졌다. 하지만 원광효도요양병원이 설립되자 눈에 띄게 상권이 살아났고, 주변의 땅값도 신도시 형성에 걸맞게 급속도로 치솟았다. 문동신 군산시장은 병원을 두 차례나 방문해 지역경제를 살려준 데에 감사함을 표할 정도였다.

500병상의 요양병원이 환자와 보호자들로 왕래가 많아지면서 군산시청, 군산교육지청 등 공공기관들과 상권에 시너지를 냈다. 주변이 쾌적하고 깔끔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명섭 부원장은 "우리 병원이 들어오면서 땅값은 물론 주변 상권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살아났다"며 "예전에는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주변이 어두웠는데, 밤에도 건물에 불을 밝히면서 사람들이 다니기 좋은 곳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의 말대로 빈터에 원룸이 지어지고, 상가건물에 입주하는 가게들이 늘어났다. 주변에 다른 노인요양병원이 들어서면서 위기감도 감돌았지만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돋보였다.


특성화 전문병원으로 위기 돌파

메르스 여파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에도 특화경영을 놓지 않았다. 2014년 12월 '인공신장실'을 개설해 지역민들의 편의를 도모한 것도 특성화를 하지 않으면 시장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인공신장실에는 50여 명이 혈액 투석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입원형 신장투석실 특성화가 주효했다.

'집중치료실 운영'은 중환자 중심으로 꾸려졌다. 상태가 매우 위독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호스피스병원에 가기 전 환자들이다. 보통 요양병원은 중환자실 개념의 시설을 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적자마저 감내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임종실을 따로 둘 정도로 중환자의 인권과 치료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 더불어 환자치료에 따라 재활, 내과, 치매, 요양 등 층별로 구분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런 특성화를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전문화된 직원들의 역량이 컸다. 오 이사장은 "간호부, 행정팀, 지원팀, 관리팀, 원무팀, 영양팀, 간병팀 등으로 구성된 직군 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준 덕분이다"며 "간호 인력만 100명이 넘는 병원은 전문직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직원들의 소양 강화는 물론 역량을 높이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산병원은 치매전문병원과 재활의 특성화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 제2관 치매전문병원(맨위 왼쪽)은 치매치료의 철학을 담아 넓은 공간과 쾌적한 병실이 자랑이다.

교단 최초 치매전문병원 설립

병원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치매전문병원(150병상)이다. 제2관으로 신축된 치매전문병원은 본관에서 2분 거리에 있고, 건축설계 단계에서부터 치매치료를 위한 철학을 담아냈다. 수익과 병실 확보에 목적을 두지 않고, 오로지 치매환자와 보호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치매전문병원을 설계한 것이다. 치매전문병원 설립은 오우성 이사장의 철학과 비전이 고스란히 담겼다. 먼저 본관 치매병동이 포화상태로 군산시 치매환자 수요를 분석한 결과 4000여 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과감한 선제투자를 하되 교단 최초 치매환자 중심 병원 신축을 구상하게 된다.

김명섭 부원장은 "기존 병원의 각 층별 로비는 2m 정도로 설계됐지만 치매병원은 그보다 훨씬 넓은 8m로 설계했고, 갇힌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으로 창문을 크게 낸 것이 특징이다"며 "대신 병실 수를 과감히 줄였다. 로비공간이 강당수준으로 바뀌면서 치매환자들은 병실보다는 로비에서 생활하는 빈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는 치매환자들의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자유롭게 병실과 병원공간을 넘나드는 것이 치매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따른 것이다. 또한 병실의 롤 블라인드에 옛날 풍경과 그림을 넣어 정상적으로 활동했던 옛 기억을 되살리기 위한 회상요법도 가미했다.

200여명 직원, 500병상 관리시스템

오우성 이사장은 군산·익산·청주의 요양병원을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일일시스템은 팀장들이 보고하지 않으면 퇴근하지 못하도록 했고, 주(週)시스템은 컨트롤타워를 통해 주보고 사항을 체크하고 있다. 월(月)시스템은 체크리스트를 확인하고, 각 병원 기획실장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회의를 개최한다. 이를 통해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고, 개선할 점과 공유할 점 등을 점검하게 된다.

오 이사장은 군산과 청주병원을 일주일 한번 이상은 방문해 경영 상태와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3개의 병원 직원 수가 600명 가까이 되니 유지하고 성장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몸집이 커지면서 효율성과 성과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오 이사장은 "병원에 내방하는 환자나 보호자들이 적어도 5번 이상은 인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며 "이는 병원의 3대 목표로 '인사 잘하기, 존댓말 사용하기, 쾌적한 환경 조성'을 실현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원광효도요양병원 10대 특성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0대 특성화는 맞춤형 전문상담, 해피콜 상시화, 양·한방 협진, 전문재활, 전문 집중치료실, 환자의 특성에 맞는 병실, 주 1회 환자 목욕 필수, 1일 방치되는 환자 없는 병원, 전 직원 친절·인사·청결 생활화 운동, 환자 서비스 향상을 위한 팀 어프로치다.

오 이사장은 각 병원별 네이버밴드를 만들어 매일 법문편지를 직원들에게 보내고 있다. 법문편지를 받은 직원들은 칭찬할 사람을 댓글로 올리면 이를 종합해서 매달 친절직원을 선정해 시상한다. 또한 매달 한 번씩 직원 소양교육을 통해 업무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팀별 전문성을 키우고 있다.


군산지구와 협력교화 앞장

11월 군산병원은 1층 증축 허가를 받아 놓은 상태다. 증축되면 78병상이 늘어나게 된다. 군산시에만 11개 요양병원이 생겨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특성화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심산이다. 군산병원의 또 다른 축은 지역교화다. 병원 내 직원 교화는 신보선 행정원장이 맡아 법회 설교와 순교를 전담한다. 각 부서별, 팀별로 법당에서 진행되는 법회는 소양교육과 삶, 신앙의 가치를 일깨워 주고 있다.

조경철 군산지구장은 "군산병원이 매년 교화기금을 후원하고 있다"며 "군산지구의 한 기관으로 지역교화에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고, 이런 지원에는 오 이사장의 교화 마인드가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군산지구 여성회는 군산병원에 안내 봉사를, 봉공회는 대각개교절을 맞아 치약치솔 세트를 환자들에게 선물로 전달하고 있다. 군산지구도 요양환자가 있으면 병원에 소개할 정도로 네트워크가 튼실하게 구축돼 있다는 설명이다.

또 병원은 매년 쌀 10kg 300포대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증하며 지역 소외계층을 보듬어 왔다. 이는 원불교 외연을 넓히는 작업으로, 군산지구와 협력해 다양한 형태의 교화를 모색 중이다. 군산병원이 설립되면서 교도들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원불교 이미지 향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군산지구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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