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11년 뇌종양 수술을 받아서 그 후부터 한 달에 1~2번 정도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는다.

갈 때마다 병원에서 운행하는 버스를 타게 되는데 그때 버스 승객은 거의 만원이었고 심지어 버스 복도에도 사람이 많았다. 늘 생각하는 것이 '왜 어르신들은 버스가 도착하면 여유롭게 생각하지 못하고 급하게 버스를 내리려고 서로 싸우는 것인가'였다.

그런데 기도를 하게 되면서 내 마음속의 그런 편견이 없어졌고 어르신들이 살던 옛 시대의 '빨리빨리 문화'를 이해하게 됐다.

그리고 나는 개신교에 대해 반감이 매우 컸다. 그 이유는 타 종교는 배척하면서 남들한테 그 종교의 믿음을 강요했기 때문이었고, 그로 인해 개신교를 믿는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 따위는 없는 사람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기도를 하면서 개신교 신자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개신교 나름의 교리가 있으니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됐고, 내가 가진 그 마음 또한 그 종교에 대한 편견임을 알게 됐다.

마지막으로 역사를 전공하는데 TV에서 하는 사극을 볼 때마다 불만이 많았다. 그 이유는 TV 사극에서 나오는 내용이 내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과 실제 기록과 다르게 왜곡되어 있게 나온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도를 하면서 그 생각 또한 좋게 바뀌어 역사라는 것이 정답이 없고 얼마든지 개인의 생각에 따라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역사에 대한 시야가 너무 좁으면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이처럼 마음속의 편견을 없애고자 기도를 하고 노력했다. 그 결과 단편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 양면과 앞뒤를 생각해 최대한 객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됐다.

또 역사를 전공하는 내 자신도 편견이 마음속에 깊게 자리 잡고 있으면, 역사를 보는 시야가 좁아져서 오로지 자기 역사만 우월하다거나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자문화 중심주의나 극단적 문화 사대주의로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편견을 없애기 위한 기도가 학업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마음속의 편견을 없애면서 생각 또한 긍정적으로 바뀌다 보니 병에 의해 생겼던 두통의 고통 또한 조금이나마 덜 해졌다. 기도가 마음속의 고통뿐만 아닌 실제 육체의 고통 또한 치유될 수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임실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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