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리언' 북콘서트에 참여한 작가토크. 왼쪽부터 김태현 작가, 신웅 화백, 강명권 교무, 개그맨 이정수 씨.
종교계노숙인지원네트워크
김태현 작가, 실무 원봉공회

종교계가 마련하고 노숙인 출신 김태현 작가가 그려낸 특별한 만화책이 출간됐다. 스마트폰을 통해 먼저 세상에 선보인 웹툰 <길리언>이 단행본으로 나와 11월28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북콘서트를 열었다.

길에서 생활하는 자를 뜻하는 〈길리언〉은 원불교와 개신교, 불교, 가톨릭이 함께하는 종교계노숙인지원민관협력네트워크(이하 종민협)가 보건복지부와 함께 해온 인식개선사업의 결실이다. 지난 5월부터 카카오페이지 웹툰 서비스를 통해 약 6만명이 〈길리언〉을 읽고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이날 북콘서트는 개그맨 이정수 씨가 진행을 맡고 김태현 작가와 신웅 화백, 원봉공회 강명권 교무가 무대에 올라 작가토크를 진행했다. 강 교무는 "처음에는 200페이지 정도를 구상했는데, 결과적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며 "그간 작가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이끌어오면서, 머리만이 아닌 가슴으로 노숙인들을 이해하고 진정한 봉공의 의미를 생각하게 됐다"고 돌아봤다.

김태현 작가는 자신이 실제 여수역 등에서 했던 노숙생활을 〈길리언〉에 담아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노숙을 하다보니 50세가 넘도록 자기 이름을 모르는 경우도 있다"며 "책에 나온 많은 캐릭터들 외에도 다양한 삶이 있고 사연이 있다. 겉모습으로만 판단하지 말고, 우리의 이웃이자 구성원으로 바라봐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작가는 노숙인 지원과 정책에 대해서도 짚었다. 그는 "길리언이 되는 것엔 사회구조적 요인과 개인적 요인이 있는데, 길리언들은 사회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며 사회구조를 탓하고, 사회는 개인을 탓한다"며 "이러한 양쪽의 인식과 생각을 맞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익복지부 유형진 교무가 종민협 공동대표로 무대에 올라 "이웃 노숙인들의 다양한 삶과 이야기, 희망과 용기를 통해 모두의 아름다운 동행이 되도록 원불교와 종민협이 노력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날 북콘서트는 노숙인들이 주체가 된 공연팀들의 축하 무대가 큰 감동을 줬다. 자활시설 영등포보현의집의 '보현 윈드 오케스트라'와 채움예술학교의 '우리이야기 밴드', 가톨릭 서울꽃동네의 '채움합창단'이 무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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