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용어
촛불집회가 횟수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져간 이면에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가 있었다. 잘못을 뉘우치고 빌어도 모자랄 판국에 '진정성(眞情性)'이 결여된 대통령 발언은 결국 온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비는 데에는 무쇠도 녹는다'는 속담이 있다. 잘못이 있어 용서를 구하든, 원하는 것이 이뤄지기를 바라든 간에 '비는 행위' 속에는 무정물도 감동할만한 그 진정이 중요하다.
소태산 대종사는 진리 전에 비는 불공법에 대해 "몸과 마음을 재계하고 법신불을 향하여 각기 소원을 세운 후 일체 사념을 제거하고, 선정에 들든지 또는 염불과 송경을 하든지 혹은 주문 등을 외어 일심으로 정성을 올리면 결국 소원을 이루는 동시에 큰 위력이 나타나 악도 중생을 제도할 능력과 백천 사마라도 귀순시킬 능력까지 있을 것이다"고 방법을 밝힌 뒤, "이렇게 하기로 하면 일백 골절이 다 힘이 쓰이고 일천 정성이 다 사무쳐야 된다(<대종경>교의품16)"며 진리불공하는 태도까지 상세히 부촉했다. 진리를 향해 참회나 소원을 비는 데 '그 진정성이 어디까지여야 하는가'를 가늠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천심은 이미 백성들 마음따라 변했다(天心已與人心改).' 조선시대 연산군 시절, 곁에서 그를 지켜봐야 했던 허침(許琛, 1444~1505)의 안타까운 한탄이 지금도 울린다.
정리=정성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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