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용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9일 가결됐다. 전국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난 대규모 촛불집회의 민심이 집권여당인 새누리당마저도 돌아서게 만들었다. 특히 전국 230만명이 만들어낸 6차 촛불집회를 외신들은 하나같이 '격분한 한국, 역대 최대 촛불집회'라며 일제히 보도하기 바빴다.

촛불집회가 횟수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져간 이면에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가 있었다. 잘못을 뉘우치고 빌어도 모자랄 판국에 '진정성(眞情性)'이 결여된 대통령 발언은 결국 온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비는 데에는 무쇠도 녹는다'는 속담이 있다. 잘못이 있어 용서를 구하든, 원하는 것이 이뤄지기를 바라든 간에 '비는 행위' 속에는 무정물도 감동할만한 그 진정이 중요하다.

소태산 대종사는 진리 전에 비는 불공법에 대해 "몸과 마음을 재계하고 법신불을 향하여 각기 소원을 세운 후 일체 사념을 제거하고, 선정에 들든지 또는 염불과 송경을 하든지 혹은 주문 등을 외어 일심으로 정성을 올리면 결국 소원을 이루는 동시에 큰 위력이 나타나 악도 중생을 제도할 능력과 백천 사마라도 귀순시킬 능력까지 있을 것이다"고 방법을 밝힌 뒤, "이렇게 하기로 하면 일백 골절이 다 힘이 쓰이고 일천 정성이 다 사무쳐야 된다(<대종경>교의품16)"며 진리불공하는 태도까지 상세히 부촉했다. 진리를 향해 참회나 소원을 비는 데 '그 진정성이 어디까지여야 하는가'를 가늠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천심은 이미 백성들 마음따라 변했다(天心已與人心改).' 조선시대 연산군 시절, 곁에서 그를 지켜봐야 했던 허침(許琛, 1444~1505)의 안타까운 한탄이 지금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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